서울특별시 중구 명동은 충무로·을지로·남대문로 사이에 있다. 명동은 서울의 대표적 상업지구로 도·소매업과 금융업 등 서비스 산업의 밀집 지역이다. 특히 현금의 큰손들이 활동하는 사금융의 일번지이며 상권의 중심지로 고급 의류를 비롯한 고가 제품이 거래되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 요즈음은 일본, 중국을 비롯한 외국 쇼핑객들로 많이 붐빈다.
‘수관재물’ 재화가 모이는 터
명동은 풍수적으로 산·물·바람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명당 지형이다.
이곳은 물(청계천)을 만나 내려오는 산(남산)을 멈추게 하고,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는다는 명당 즉 장풍득수(藏風得水)의 길지(吉地)다. 여기서 물은 재물을 관리하는 수관재물(水管財物)의 재화가 모이는 터이기도 하다.
먼저 명동은 남산을 주산으로 하여 명동성당으로 이어진 백호와, 백호의 산줄기로 된 명당 앞에 백호 안산이 있다. 그리고 대연각 타워와 서울중앙우체국의 청룡이 둥글게 둘러 감싸준 곳이다. 그래서 물이 모이고 바람이 잔잔하여 고기압의 기운이 멈추는 저지대의 명당이다. 또한 청계천의 물은 산의 경사와 반대로 흐르는 득수(得水)로, 물이 둘러 감싸는 환포(環抱)의 지형이다. 이는 산을 뒤로하고 물이 있는 쪽을 향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물이 땅의 기운 즉 생기(生氣)를 멈추고 모이게 하는 득수국(得水局)의 명당이 탄생된 것이다.
차 없는 12m 거리, 마음을 편하게 하는 기운 흘러
본래 명당의 지리적인 조건은 대기의 압력, 지자기(地磁氣), 바람(風)과 물(水)의 흐름, 땅의 지형(地形) 지세(地勢)와 방위(方位) 등이 있다. 이 중 바람과 물의 흐름, 즉 기체와 액체를 유체라 하여 이들의 운동을 연구하는 유체학(流體學)에서는 바람의 속도와 대기 압력은 반비례라고 하였다. 그래서 명당은 자연스레 바람과 물이 조화를 이루며 바람이 잔잔하고 공기압력이 높아 고기압권을 이룬 곳이 많다.
특히 주변의 도심지에 버스나 대형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12m 안팎의 길에 큰 상권이 들어서는 이유는 거리의 기운 즉 바람의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상권의 중심지인 명동의 도로 폭은 12~15m 이내로 버스나 대형차량의 통행이 없고 바람의 속도가 약하며 고기압권을 이루고 있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이는 인간의 구매 의욕을 발동시켜 자연스레 상거래가 늘어나면서 상권이 크게 발전하게 된다. 반대로 도심지의 대로에 위치한 상권은 버스나 대형차량의 통행이 빈번할수록 도로변 점포는 강한 바람을 맞게 된다. 강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불안해지며 구매 의욕을 잃게 되고 이는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명동성당·영락교회… 남산의 정기가 흘러
그렇다면 명동의 지형지세를 실례를 들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남쪽 남산공원의 남산1호 터널입구 지하차도와 소방재난본부에서 남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산세가 병풍처럼 넓게 펼쳐진다. 백호는 그 중심의 산줄기에서 개장(開帳)하여 북쪽 퇴계로를 지나 조양빌딩(현대자동차 퇴계로지점) 건너편 동쪽 명동입구에서 강한 기운이 통과하였다.
이때 목과 같이 가늘고 좁아 마치 끈으로 묶인 것 같은 형태의 강한 산줄기가 높이 속기(束氣)하여 명동성당에 기운(氣: energy)을 모아 명당을 만들었다. 그래서 남산의 정기가 멈춘 명동성당에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정진석 추기경, 노기남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 염수정 대주교 등 세계적인 종교지도자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명당의 그 끝자락인 명동성당 옆 한국 YWCA연합회에서 산줄기가 좌우로 나누어진다.
우로는 미래에셋생명과 나라키움 저동빌딩으로 둥글게 돌면서 인제대학백병원을 능선으로 평화방송국을 지나 감아준 산의 앞쪽 끝자락 안에 영락교회가 위치하고 있다. 물이 모이고 바람이 잔잔한 고기압의 기운 즉 생기(生氣)가 멈추는 영락교회는 20세기가 낳은 한국 기독교계의 거목 한경직 목사가 세웠으며, 1992년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영락사회복지재단, 학교법인 영락학원, 영락교회 부설 어린이집·유치원 등 많은 사회복지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