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은 딸 덕에 '발신제한'에서 부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공|CJ ENM
(인터뷰①에 이어) ‘발신제한’은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2016)을 리메이크했다. 조우진은 원작을 참고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발신제한’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원작을 한번 보라고 해서 보고 그 이후로는 보지 않았다. 원작과 차별점을 이야기한다면 심혈을 기울인 게 카체이싱 액션이다. 액션과 스릴의 요소는 다른 스태프들이 챙길 테니 내가 신경 쓴 건 부성애”라며 “성규의 가족에 대한, 딸에 대한 마음이었다. 극중 딸과의 케미를 생각했고, 눈물을 자아내게 만드는 신에서 공감할 수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우진은 2018년 결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그는 딸 덕분에 성규의 부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딸바보 똥멍청이”라며 “딸에게 이율배반적으로 미안하고 고맙다. 딸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충만하다. 그래서 밖에서 열심히 일한다. 딸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지 하는 순간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더라. 속상하고 미안하고 또 고맙고 그런 마음이 교차한다. 그런 마음을 장면에 담아보자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인이의 얼굴을 보고 ‘영화 보러 가자’는 대사를 듣는데, 정으로 심장을 때리는 느낌이었다. 제 딸이 아니었으면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발신제한’에서 이재인 지창욱 등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배우는 상대 배우의 케미를 받지 않나. 잘하는 사람과 하면 저도 절로 따라가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지금까지 복되게 그런 분들과 작업을 했다. 재인이와 지창욱이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재인이는 감독님에게 디렉션받고 수정하는 모습을 봤을 때 탐구 정신도 투철하고 자기가 뭘해야 하는지 잘 알더라. 현장에서 실제로 옮기는 순발력도 좋다. 내가 그 나이였으면 그렇게 못했을 것”이라며 “지창욱도 내게 걸어오는 순간부터 그 인물이 되어 들어왔다. 연기 주고받는데 쾌감을 느꼈다. 서로의 감정이 뭉치고 부딪치면서 나오는 케미가 힘이 세다는 걸 느꼈다. 이재인 지창욱이 앞에서 잘 버텨줬다”며 고마워했다.
‘발신제한’ 공개 후 원톱 주연 조우진을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조우진은 “스스로 연기에 대한 만족감은 없다”며 “내가 고민해야 하는 게 많구나 싶더라. 왜 저걸 저렇게 했지 싶기도 했다. 지금 반응이 너무 감사하고 감개무량하다.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정말 기적이다. 여기서 더한 반응이 오면 도망가고 싶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섬뜩한 악인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그는 이후에도 ‘남한산성’ ‘강철비’ ‘도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활약하며 ‘열일’ 행보를 펼쳐왔다.
그는 “정말 복된 순간들이었다. 상상도 못 했던 기회들이었다”며 “제가 이걸 해도 되냐고 했을 때 가능성이 있으니까 해보라고 제안해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들께도 감사하고, 두세 작품을 같이 촬영할 때도 있고, 하루에 세 편을 촬영한 적도 있었다. 어느 촬영장이든 매 현장에서 그 사람으로 살려고 했다. 메소드 연기는 아니지만, 각자 감독님이 원하는 인물이 되려고 집중력을 높이고 몰입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어느 선배님이 그러더라. 무슨 복을 타고나서 이 시기에 영화 개봉하냐고 하더라. 감개무량하다. 저희가 하는 일이 좋은 작품,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그리고 호응을 줄 때 보람을 느낀다. 피땀 흘려 노력한 작업 결과물이다. 어떤 때는 냉정하고 어떤 때는 따뜻하고 양면의 결과물을 받는다. 요즘은 그 보람을 찾기가 어려워진 시국이라 마음이 무겁지만, 개봉하고 인사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발신제한’은 제게 기적이다. 극장에서도 방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영화가 갖고 있는 긴장과 스릴은 영화관에서 느껴보셨으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