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 뭐 사야 돼요, 무조건 싼 게 좋다? 배터리 용량 큰 게 좋다? 가성비는 삼성 A시리즈 가격만 보면 샤오미
홍성용 기자
입력 : 2021.05.04 17:21:03
수정 : 2021.05.04 17:21:21
삼성전자 ‘갤럭시A52’
삼성전자의 가성비폰 갤럭시 A시리즈를 시작으로 ‘갓(God)성비’로 꼽히는 중저가폰들이 올해 들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30만~50만원대의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들이 프리미엄급 성능의 배터리와 카메라 등으로 무장해 시장에 강력 어필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사상 첫 중저가폰 행사인 ‘갤럭시 어섬(Awesome)’ 언팩을 열고 새 갤럭시 A시리즈(A52, A52 5G, A72) 3종을 공개했다. 그동안 삼성이 프리미엄폰만을 대상으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과 함께 삼성의 중저가폰 시장 장악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 부분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철수로 인해 공백이 생긴 저가폰 시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조만간 10만원대 저가폰도 내놓을 예정이다. 치열해진 중저가폰 시장 쟁탈전에 대응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계열인 중국 제조사 샤오미도 20만원대 프리미엄급 성능의 홍미노트10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한 뒤 연일 한국 고객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저가폰이 연일 쏟아지며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100만원에 가까운 프리미엄폰 대신 중저가폰을 구매하기로 마음먹긴 했는데, 어떤 포인트에 주안점을 두고 스마트폰을 구매해야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서다. 그래서 매일경제가 직접 ‘프리미엄급 성능’ ‘배터리’ ‘가격’ 등을 테마로 당신이 고르기 좋은 중저가폰을 꼽아봤다.
삼성전자 ‘갤럭시A42 5G’
▶프리미엄급 ‘갤럭시A52 5G’
꺼지지 않는 배터리 ‘갤럭시A42 5G’
프리미엄급 성능을 보유한 중저가폰을 찾는다면 2분기 내로 국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A52 5G’ 모델을 살펴보자. 해당 모델은 지난 3월 유럽 출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서 순차적인 출시가 예정돼 있다. 가격은 429유로(약 58만원)로 판매 중으로, 국내에도 50만원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A52 5G 모델에는 프리미엄폰에 탑재되는 3대 고사양 기능이 모두 포함된 게 특징이다. 120㎐ 고주사율(초당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보여주는지 나타내는 단위), IP67(수심 1m에서 30초 동안 보호) 등급 방수·방진, 손떨림 방지(OIS) 등 3가지 기능이다. 특히 방수·방진 기능에 신경 썼다. 김상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엔지니어는 “일상생활에서 제일 많이 접하고 있는 IT 기기가 스마트폰이다. 화장실에 가든 샤워를 할 때든 언제든 소지하고 다니는 게 스마트폰”이라며 “방수·방진 기능은 기본 옵션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굉장히 중요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6400만 화소의 메인카메라를 포함해 1200만 초광각, 500만 접사, 500만 심도까지 쿼드 카메라도 탑재됐다. 배터리용량도 4500mAh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750G를 채택했다. 삼성페이도 지원된다.
당장 올해 1월 출시한 프리미엄폰 갤럭시S21 기본 모델과 비교해보면, 갤럭시A52 5G의 프리미엄급 성능이 더욱 명확히 느껴진다. 갤럭시S21 모델은 방수·방진 기능이 IP68등급으로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120㎐ 고주사율과 OIS 기능은 동일하다. 특히 갤럭시S21의 배터리 용량은 4000mAh로 갤럭시A52보다 500mAh가 더 적다. 특히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거의 유일한 단점일 정도로 장점이 많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싫다면 이미 국내에 출시된 유사한 수준의 프리미엄 성능을 선보이는 중저가폰도 있다. 갤럭시A42 5G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됐다. 출고가는 44만9900원으로 40만원대 가격인 데다, 후면에 3개의 카메라가 장착됐다.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800만 화소의 초광각, 500만 화소의 심도 카메라다. 15W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특히 출시 한 달 만인 이달 초 공시지원금이 최대 40만원까지 인상됐다. 갤럭시A42 5G의 공시 지원금은 23만1000~40만원 수준이다. 8만원 이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사용 시 실구매가는 0원이다.
특히 가성비폰의 핵심이 다른 무엇보다 ‘배터리’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갤럭시A42 모델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좋다. 해당 모델의 배터리 용량은 5000mAh인데, 프리미엄폰 갤럭시S21 기본 모델보다 용량이 1000mAh 더 크다. 갤럭시S21 시리즈의 최상급 모델인 울트라 버전 배터리 용량이 바로 5000mAh다. 때문에 용량이 크고 그래픽이 화려한 고사양 게임을 자주 이용하지 않고, 메시지 전송과 웹서핑 등 기본 작동이 스마트폰의 주 사용 목적이라면 안성맞춤이다. 최근 갤럭시A42 모델 구매를 결정한 30대 직장인 민지훈 씨는 “카카오톡 이용하고, 네이버웹툰을 좀 보거나 스포츠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는 수준이다. 50만원 미만의 가격인데, 배터리가 갤럭시 프리미엄 최상급 수준이라고 해서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갤럭시A42 5G는 손떨림 방지 기능인 OIS를 지원하지 않는다. 무선충전도 마찬가지로 미지원이다. 게다가 디스플레이가 한 단계 아래 모델인 A32에 비해서 다소 처진다는 것은 아쉬운 포인트다. A32는 FHD+ 해상도와 90㎐의 주사율을 탑재한 반면 A42 5G는 HD+ 해상도와 60㎐ 주사율을 탑재했다.
애플 ‘아이폰SE 2세대’
애플 iOS 유저에게도 추천할 만한 모델은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출시한 애플의 보급형 모델 ‘아이폰SE 2세대’다. 성능만으로는 애플의 다른 프리미엄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아이폰SE 2세대는 아이폰11에 탑재된 (AP) A13 바이오닉 칩이 적용됐는데, A13 바이오닉 칩은 애플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빠른 칩이다. 아이폰SE 2세대를 보급형 모델로 내놨음에도 최신 프리미엄폰과 같은 AP를 탑재한 것이다.
아이폰SE 2세대는 그 밖에 크기와 무게, 홈버튼 존재와 같은 외관이나 전·후면 카메라 등의 하드웨어 스펙은 2017년 9월에 출시된 아이폰8과 동일하다. 후면 카메라는 1개에 불과하지만, OIS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 모듈에 1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55만원이다. 4.7형 아이폰8 가격이 64만원임을 고려해볼 때, 아이폰11에 탑재된 AP가 적용된 모델인 아이폰SE 2세대 가격이 프리미엄폰보다 9만원이 더 싼 것이다.
아쉬운 점은 크기다. 최근 스마트폰들은 베젤을 최소화하고, 화면 사이즈를 키우는 게 기본으로 여겨진다. 아이폰12 화면 크기는 아이폰11과 동일하게 6.1인치였다. 하지만 아이폰SE 2세대는 화면도 4.7인치 수준으로 작은 데다 베젤(테두리)이 넓다.
샤오미 ‘홍미노트10’
▶파격적 가격이 1순위 기준이면 ‘홍미노트10’ ‘갤럭시A32’
중저가폰은 일단 최대한 저렴한 모델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샤오미의 ‘홍미노트10’ 기본 모델을 추천한다. 홍미노트10의 출고가는 21만8900원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공시 지원금만 19만1000원을 책정했다. 판매점 혹은 대리점의 추가 지원금 15%, 약 3만원을 더하면 할인되는 가격만 출고가를 뛰어넘는 수준에 다다른다. 실구매가 0원이다. 더구나 홍미노트10은 비싼 요금제가 아닌 낮은 요금제에도 동일한 공시지원금이 책정했다. 6000mAh의 높은 배터리 용량과 FHD+ 해상도는 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샤오미 ‘백도어’ 문제 등이 거론되며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지속되는 것은 면밀히 살펴봐야 할 이슈다. 지난해 미국 사이버보안 전문가 가비 설릭은 샤오미 스마트폰 ‘홍미노트8’에 대해 백도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미노트8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와 인터넷 검색 기록, 앱 사용 기록 등을 수집해 싱가포르와 러시아에 있는 원격 서버로 전송한다는 것이다. 당시 샤오미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가격에서 승부를 보는 최저가 모델 수준이지만, 믿음직스러운 국내 제조사 모델을 이용하고 싶다면 삼성전자 갤럭시A32가 적당하다. 갤럭시A32의 출고가는 37만4000원인데, 갤럭시A32에는 요금제에 따라 19만7000~32만5000원의 공시 지원금이 책정됐다. 다만 갤럭시A32는 LTE 모델이다.
무조건, 최대로 더 싼 거 없느냐고 외친다면 갤럭시M12 모델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파인증을 통과한 ‘갤럭시M12’를 알뜰폰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가 아닌 알뜰폰 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다. 갤럭시M12는 지난 2019년 ‘갤럭시M20’ 이후 2년여 만에 국내에 출시하는 갤럭시 M시리즈다. 그동안 갤럭시 M시리즈는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만 출시돼왔다. 갤럭시M12의 출고가는 인도에서의 출고가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에서 먼저 출시된 갤럭시M12의 출고가는 4GB 모델이 1만999루피(약 16만원), 6GB 모델이 13499루피(약 20만원)다. 늦어도 5월 초에는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갤럭시A32’
▶중저가폰 꿀조합 요금제는 무엇?
“알뜰폰 요금제 수요는 크게 두 축이에요. 샤오미, 갤럭시A 같은 중저가 실속형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아이폰처럼 통신사 지원금이 낮은 초고가 프리미엄폰을 사용하는 경우예요.”(LG헬로비전 관계자)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중저가폰 출시 릴레이와 함께 알뜰폰 요금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저가폰 시리즈를 통신사를 끼지 않고, 자급제로 구매한 뒤 무약정 알뜰폰 요금제를 함께 사용하면 통신비를 최소화하는 ‘실속형 꿀조합’을 만들 수 있어서다.
알뜰폰 요금제는 LTE 요금제가 대세다. 월 3만3000원에 음성과 문자 무제한, 데이터 11GB(소진 시 일 2GB + 3Mbps 속도제어 무제한)가 제공되는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는 알뜰폰 업계 대표 요금제다. 전화통화도 많이 하고 데이터도 많이 사용하는 20~30대 사용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월 8500원에 음성과 문자 무제한, 데이터 1.3GB가 제공되는 ‘착한 데이터’ 요금제도 있다. 전화를 주로 사용하는 직장인들이 ‘업무용’으로 따로 스마트폰을 하나 더 만들 경우 찾는 요금제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2만5000원대에 데이터 15GB, 음성 1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보편 안심 요금제도 있다.
데이터 제공량을 차별화한 요금제 경쟁도 치열하다. KT 알뜰폰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은 데이터를 많이 쓰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데이득(데이터+이득)’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월 3만원대에 데이터 200GB를 제공하는 요금제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 4월 초 기준 전체 가입자 중 2030세대의 비중이 35%에 육박했다. 세종텔레콤의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은 5000원대에 데이터를 무제한 즐길 수 있는 ‘데이터+’ 등 무약정 요금제 6종을 선보였다. ‘데이터+’의 월 이용료는 5500원으로, 음성 50분, 문자 50건, 그리고 데이터를 속도제한(400Kbps)하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5G 요금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개 알뜰폰 사업자는 독자적으로 4만원대 30GB, 3만원대 12GB 이하 중·소량 구간의 다양한 요금제를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요금제를 출시한 곳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이다. 최대 4만4000원에 3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음성 300분, 문자 100건)를 5월에 내놓는다. 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하거나 월급계좌를 등록하는 식으로 추가 할인을 받으면 월 3만9000원에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알뜰폰 전용카드를 사용해 월 30만원 실적을 충족하면 1만2000원의 청구 할인도 받을 수 있어 2만7000원에 30GB 데이터를 5G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10GB 이하 데이터 이용자들을 위한 ‘5G 알뜰폰’ 요금제도 알뜰폰 사업자들과 협의해 출시할 예정이다. 10GB 이하 데이터 구간에서 종량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3.5GB 데이터를 9000원대로, 1.5GB 데이터를 5000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5G 요금제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