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고젝, 그랩을 꿈꾸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거 싱가포르로 몰리면서 공유오피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무역관이 부동산 컨설턴트 기업 콜리어스(Colliers)의 분석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싱가포르 내 공유오피스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유오피스의 면적 규모도 증가추세다. 무역관에 따르면 2017년 6만5000㎡에서 2018년 약 13만㎡로 두 배 증가했으며 2020년까지 18만60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과 공유오피스 인기의 상관관계는 싱가포르의 비싼 사무실 임대료에서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환경은 상당히 좋다. 실리콘밸리 기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조사 기관인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싱가포르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달한 도시 중 아시아에서 1위, 글로벌 10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관련 인프라가 잘 깔려 있다는 뜻도 된다.
그중 하나가 싱가포르에는 글로벌 큰손들이 항상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이들도 제2의 고젝, 그랩을 찾기 위해 현지 스타트업을 눈여겨본다. 초기 스타트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 문제다. 실력을 갖춘 스타트업일수록 이들에게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셈이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아세안을 떠도는 투자 자금 중 상당수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두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지 무역관에 따르면 아세안 내 벤처캐피털 자금의 경우 2017년 대비 투자 건수 및 규모 모두 증가 추세에 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두 국가에 쏠린 투자자금은 사모펀드까지 포함할 때 91%나 된다.
스타트업들을 싱가포르로 유입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현지에 IBM, 액센추어 등 디지털 및 혁신 허브를 구축한 다국적 기업이 많아 이들과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또한 기술력만 믿고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에게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남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개발해내도 적용할 상품 혹은 대상이 없으면 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적극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타트업 등을 지원 및 육성, 그리고 국내외 기업 및 투자가들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관련 창업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 싱가포르에는 작은 도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150개 이상의 벤처캐피털과 100개 이상의 액셀러레이터가 진출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선호하는 사무실은 단연 중심지구(CBD)에 있는 것들이다.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환경을 누리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비싼 임대료인데, 이를 공유오피스들이 해결해 주고 있다. 싱가포르 내 공유오피스들의 60%가 중심지구에 있다. 저렴한 가격에 중심지구 사무실을 쓰고 싶은 스타트업과 공유오피스의 특성이 맞아 떨어지면서 인기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지역의 주요 공유오피스는 위워크(WeWork)를 포함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둔 JustCo, 필리핀 기반의 KMC, 인도네시아 기반의 EV Hive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