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브랜드는 무엇일까. 정답은 ‘BYD’다. 2025년 1~4월 기준, BYD는 전 세계에 약 124.2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2%나 성장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한 지난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1.98% 늘어난 39만 2600대를 판매했다. 물론 일각에선 “지난 5월부터 중국에서 진행된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해외 판매량을 살펴보면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BYD의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47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해외 판매 목표로 설정한 약 80만 대를 절반 이상 달성한 수치다.
그럼 한국 시장에선 어떨까. 올 1월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BYD코리아의 상반기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했다. 우선 판매 차종이 ‘아토3’ 단 하나뿐이었다. 그것도 환경부의 보조금 산정이 지연되며 본격적인 고객 인도는 4월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 543대가 팔린 아토3는 단일 트림 수입차 가운데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6월 판매량은 220대로 뚝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중형세단 ‘씰(SEAL)’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BYD코리아의 전략적 선택이다. 뒤이어 중형 SUV인 ‘씨라이언7’도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7월 16일 용인스피드웨이에서 접한 씰은 단단하고 날렵했다.
현장에서 만난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곧 고객 인도가 기대되는 씰은 BYD기술의 총아”라며 “스피드웨이에서 폭발적인 성능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가고 서는 기본기, 조용한 실내, 부드럽게 방지턱을 넘는 주행 성능이 꽤 도드라졌다.
지난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됐던 씰의 외모는 꽤 역동적이다. 란치아, 알파 로메오, 아우디, 람보르기니를 거친 볼프강 에거 BYD글로벌 디자인 총괄이 이끄는 디자인팀이 완성했다는데, 더블-U형의 플로팅 LED 헤드라이트와 바다의 파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물결형 리플 램프가 꽤 입체적이다.
5인승 세단인 씰은 전장 4800㎜, 휠베이스 2920㎜, 전고 1460㎜의 긴 휠베이스와 낮은 차체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2열에 앉으면 레그룸이 꽤 넓고 안락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 등 스포티하고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도 꽤 인상적이다. 크리스털 기어 레버, 은은한 앰비언트 조명도 고급스럽다. 한가지,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도어트림 등에 적용된 플라스틱 소재는 완성도가 아쉬웠다. 특히 송풍구에 덧댄 부분은….
용인스피드웨이에서의 주행은 ‘트랙’ ‘짐카나’ ‘시닉 드라이브’로 진행됐다. 우선 주변 도로를 주행하는 시닉 드라이브에선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 50㎞의 속도로 방지턱을 넘을 때나 코너를 돌 때 흔들림 없는 움직임은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다. 약 14㎞를 에코모드로 주행 후 확인한 전비는 1㎾h당 6.6㎞. 공인 복합연비(4.2㎞/㎾h)보다 높았다. 용인스피드웨이 트랙에선 140여㎞/h까지 속도를 올렸다.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떼는 상황이 반복되는 와중에 비까지 내려 노면까지 젖었지만 반응 속도나 정숙성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BYD측의 설명을 빌리면 양산형 모델 중 씰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셀 투 보디(CTB·차체와 배터리 통합)’ 덕분인데,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추고 강성은 높여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가격은 4690만원. 전기차 보조금 산정과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 남은 절차를 마치는 대로 고객 인도가 진행될 예정이다.
[안재형 기자 · 사진 BYD]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9호 (2025년 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