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인천공항 면세점 명품 '에루샤' 유치 가닥
샤넬 이어 에르메스·루이비통
3대 명품 모두 입점시킬 듯
1000억원 출자해 준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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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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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15 17:30:14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는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3대 전통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을 모두 입점시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매출 1위인 판교점에도 '에루샤' 중 2개 브랜드만 입점시킨 상태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을 필두로 명품 브랜드 유치에 힘쓰는 한편 프리미엄 이미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판교점에 샤넬과 더현대서울에 루이비통을 입점시키는 일도 올해 가속화할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상반기에 신규 입찰을 따낸 인천공항 DF5 구역에서 7월 1일부터 면세 사업을 펼친다. DF5 구역에는 아직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루이비통과 에르메스가 입점해 있다. 1터미널에 루이비통, 2터미널에 에르메스가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브랜드가 이 구역에서 영업을 이어가도록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8부 능선 수준까지 진행됐고, 특이 사항이 없으면 현대백화점이 두 브랜드를 모두 계속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루이비통이 입점해 있는 1터미널 DF5 구역은 탑승 수속을 마치고 나온 뒤 바로 만나는 정중앙에 위치해 자리가 좋다"고 했다.
이들 브랜드를 계속 운영하기 위한 총알도 마련해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면세점이 발행하는 신주 200만주를 주당 5만원에 전량 인수하면서 1000억원을 출자했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DF5 구역 사업 운영을 위한 목적"이라고 출자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운영 중인 1터미널 DF7 구역 인천공항점에 샤넬 부티크 매장을 입점시킨 바 있다. 샤넬 부티크 매장에서는 의류·핸드백·슈즈·커스텀주얼리·아이웨어·시계·주얼리 등을 판매 중이다.
기존 샤넬과 함께 에르메스와 루이비통까지 입점시키면 현대백화점은 '에루샤'를 모두 품은 두 번째 인천공항 면세점이 된다. 직전까지는 신세계면세점이 2터미널에서 샤넬을, 1터미널에서 에르메스·루이비통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매출 1위인 판교점에도 아직 샤넬이 입점해 있지 않아 인천공항 면세점은 3개 브랜드를 모두 유치한 현대백화점그룹 내 첫 번째 점포가 된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입점 여부를 두고 현대백화점은 "현재 브랜드와 협의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엔데믹과 경기 침체가 겹치며 백화점 명품 수요가 줄었지만 여전히 '에루샤'는 매출 증가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입점 여부 자체가 실적을 좌우해 그해 농사를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불황이 오면 소비가 양극화되지만, 명품은 그나마 경기 침체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이기도 하다.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수수료를 줄이며, 매출이 급감한 면세업계에서는 명품 유치가 곧 실적으로 바뀐다는 기대도 크다.
그간 경쟁사보다 명품 입점 유치가 수월하지 않았던 현대백화점은 인천공항 입점이 순조롭게 완료될 경우 판교점에 샤넬, 더현대서울에 루이비통 입점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경기권 최대 에르메스 매장을 연 판교점은 샤넬 입점을 협의 중이다.
[홍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