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est-Drive] 르노, 캡처 TCe 260 가솔린 에디션 파리 | 작지만 고급스러운 실내, 단단한 주행 성능까지
안재형 기자
입력 : 2020.07.31 14:49:17
수정 : 2021.01.07 13:09:53
르노의 ‘캡처’는 스페인에서 생산된 수입차다. 그런 이유로 르노삼성의 엠블럼이 아닌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주(Losange)’로 얼굴을 장식했다. 이 소형 SUV는 다이아몬드만큼이나 단단하다. 주행성능부터 첨단사양까지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소형차(세단이던 SUV던)에 오르면 운전석 시트부터 스티어링 휠 각도, 각각의 미러 조정까지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보다 큰 차량을 운행하던 운전자라면 공간의 운용 폭이 좁게만 느껴진다. 그런 이유로 소형차의 숙명 중 하나는 공간 활용의 극대화다. 캡처의 운전석은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넓어지고 높아졌다. 2014년 국내에 출시된 QM3가 형님 모델인가 싶을 만큼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캡처의 최상위 트림인 ‘TCe 260 가솔린 에디션 파리’에 올라 도심과 고속도로 약 200㎞를 시승했다.
▶Exterior & Interior 유럽 소형 SUV 베스트셀링카의 위용
캡처는 프랑스 르노그룹의 유럽 베스트셀링 소형 SUV다. 그동안 국내에선 르노삼성의 ‘QM3’로 판매돼 왔는데, 올해 출시된 캡처는 풀 체인지된 2세대 모델이다. 프랑스에서 개발하고 스페인에서 생산해 수입했다. 사실 이전 모델인 QM3가 국내 시장에 남긴 족적은 그리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캡처가 남긴 흔적은 넓고 깊다. 우선 2013년 유럽 시장에 공개된 이후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150만 대 이상이 판매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유럽 소형 SUV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2세대 캡처는 국내에서와는 달리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태어난 기대주다.
르노의 최신 ‘CMF-B’ 플랫폼이 적용된 캡처는 이전 모델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105㎜, 20㎜ 커졌다.(전장 4230㎜, 전폭 1800㎜, 전고 1580㎜, 휠베이스 2640㎜) 뒷좌석 레그룸도 221㎜나 된다. 실제로 앉아보니 서너 시간 이상의 장거리 운행이 아니라면 움직임에 큰 불편은 없었다.
외모는 투톤 컬러 조합이 돋보인다. 지붕 색상이 A필러를 넘어 사이드 미러까지 동일하게 적용됐다. 캡처는 1.5 dCi 디젤 모델 ‘젠(ZEN)’ ‘인텐스(INTENS)’ TCe 260 가솔린 모델 ‘인텐스’ ‘에디션 파리(EDITION PARIS)’ 모델로 구성됐는데, 시승에 나선 최상위 프리미엄 모델인 에디션 파리에는 전용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시트는 퀼팅 가죽에 브라운 스티치로 포인트를 줬고, 대시보드, 플라잉 콘솔, 도어 패널, 암레스트도 고급 가죽으로 마감했다. 덕분에 고급 세단의 실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고급스럽다.
▶Power Train & Function 묵직한 주행성능, 소형 맞아?
시동버튼을 누르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그 자리에 멈춰서있다. 여타 완성차가 이런 경우 살짝 저속 운행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캡처는 묵묵히 다음 지시를 기다린다. 그렇다고 가속 페달의 명령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살짝 밟으면 밟은 만큼만 움직인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도심주행에서 예측 주행을 걷어내고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조작하니 오히려 직관적인 주행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고속도로에서 100㎞/h 이상으로 속도를 올렸을 땐 과연 이게 아까 그 차가 맞나 싶을 만큼 빠르고 묵직하게 반응한다.
파워트레인은 1.3ℓ 가솔린 터보엔진(TCe 260)에 7단 습식 듀얼클러치(DCT)가 적용됐다.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엔진은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어 변속이 부드러운 습식 변속기는 승차감이 좋기로 소문났는데, 괜한 소문이 아니었다. 다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속도감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이건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선호도가 전혀 다를 것 같다. 외부소음이나 풍절음 마감도 기대 이상이다.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스피커 덕분에 안내음이나 유행가 가사가 정확히 전달됐다.
편의 사양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총 4개의 카메라로 적용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 360도 주차 보조 시스템, 후방 교차 충돌 경보 시스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S)과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LKA),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이 탑재됐다. 수입차로 분류되지만 르노삼성 차량과 동일하게 460여 곳의 르노삼성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에디션 파리의 가격은 2748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