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est-Drive] 벤츠의 첫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 타보니… 내연기관 버금가는 퍼포먼스, 1억원 넘는 가격은 글쎄…
안재형 기자
입력 : 2019.12.06 14:47:03
수정 : 2019.12.08 16:52:59
‘더 뉴 EQC’는 벤츠의 미래 모빌리티를 상징하는 차세대 모델이다. 쉽게 말해 앞으로 벤츠는 이렇게 차를 만들 거라는 일종의 신호이자 방향이다. 그만큼 디자인부터 전기구동 파워트레인, 디지털과 커넥티비티에 이르는, 현재 벤츠가 지닌 첨단 기술력이 집약됐다. 이른바 벤츠만의 ‘일렉트릭 인텔리전스’다. 과연 여타 브랜드의 순수전기차와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걸까.
벤츠는 2022년까지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부터 대형 SUV에 이르는 전 라인업에 전기 구동화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Q’는 벤츠의 전기차 모델을 아우르는 새로운 브랜드다. 그러니까 ‘EQC’는 C클래스가 기반이 된 벤츠의 순수전기차 모델이다.
▶Exterior & Interior
새로운 디자인 포인트, 럭셔리는 기본
우선 겉모습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벤츠의 라인업과는 전혀 다르다. 대형 블랙 패널이 헤드램프와 그릴을 감싸고 있는데, 세 꼭지의 별을 담은 엠블럼이 아니라면 이 차의 브랜드가 벤츠라는 걸 유추하기 쉽지 않다. 어쩌면 그만큼 새로워졌다는 방증일 수 있다. 멀티빔 LED 헤드램프가 기본 장착됐는데, 내부는 하이 글로스 블랙 컬러를 사용했다. 후면은 비교적 실루엣이 날렵하다. 범퍼와 뒷문의 경계도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지금까지 출시된 순수전기차의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에 럭셔리가 더해졌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동그란 모양에서 평면형으로 달라진 송풍구. EQC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가죽과 알루미늄으로 마감된 대시보드부터 센터페시아, 시트까지 뭐하나 고급스럽지 않은 게 없다. 통통 소리 내는 플라스틱 소재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에 마련된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존
▶Power Train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회생제동
EQC는 전력 소비를 줄이고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앞뒤 차축 전기모터의 특성이 각각 다르게 설계됐다. 앞 차축의 전기모터는 저부하와 중간 부하 범위에서 최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최적화돼있고, 뒤 차축의 전기모터는 역동성을 담당한다. 두 개의 모터는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78.0㎏.m를 발휘하며, 제로백은 5.1초에 불과하다. 실제로 고속도로 구간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속도를 높이니 내연기관보다 반응이 직관적이었다. 전기차는 가솔린에 비해 반응이 느리다거나 차고 나가는 힘이 모자라다는 일종의 선입관은 적어도 이 차에선 가짜뉴스에 불과했다. 스티어링휠 뒤의 패들로 조절하는 에너지 회생 모드는 신통방통한 기능 중 하나. D+, D, D-, D-- 등 네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단계에 따라 도심에선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떼는 것만으로 전진과 멈춤이 가능해 운전이 편했다. 이 차에는 벤츠의 자회사인 ‘도이치 어큐모티브(Deutsche ACCUMOTIVE)’가 생산한 80 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한 번 충전에 309㎞를 주행할 수 있고, 급속 충전 시 최대 110kW의 출력으로 약 40분 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제공하는 월박스(Wallbox)를 이용해 충전하면 가정용 220볼트 소켓보다 충전 속도가 약 3배가량 빠르다.
▶Function & Option 말과 앱으로 차량 통제
EQC에는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가 탑재됐다. 충전 상태, 에너지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자연어 음성 인식을 통해 각종 기능이 작동된다. 벤츠 측의 설명을 빌면 “내일 오전 8시에 차량이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해줘!” “85퍼센트로 충전해줘”처럼 말로 충전 설정, 내비게이션, 충전과 출발 시간을 제어하고 설정하는 게 가능하다. 여기에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 앱을 통해 출발 시점에 차량 실내를 원하는 온도로 설정할 수 있는 ‘사전 온도 조절’ 기능도 지원한다. 이쯤 되면 최첨단 기능이 집약됐다는 말, 괜한 자신감이 아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역시 가격. 아직 내연기관이 주류를 이룬 상황에 1억500만원에 이르는 가격은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