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은 베스트셀링카는 어떤 모델일까. <매경LUXMEN>이 올 1월부터 10월까지 각 제조사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발 먼저 판매량을 분석했다. 국산차는 올 3월 새롭게 출시된 8세대 신형 ‘쏘나타’(8만1720대)가 ‘그랜저’(8만1409대)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며 수위에 올랐다. 수입차 부문에선 독주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3만3698대)가 독보적이었다. E-클래스는 올 7월 10세대 E-클래스 출시 3년 만에 수입차 최초로 단일모델 누적 판매 10만 대를 달성했다. <매경LUXMEN>이 브랜드 인지도, 독자선호도,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자료를 중심으로 선정한 올해의 LUX-CAR를 공개한다.
▶LUX-CAR of the Year
오빠차로 돌아온 현대차 8세대 ‘쏘나타’
국산 베스트셀링카 넘버원은 ‘신형 쏘나타’였다. 지난 3월 11일 사전계약 접수 닷새 만에 1만203대를 기록해 국내 세단 시장을 출렁이게 하더니 기어코 1위를 차지했다. 1985년에 탄생했으니 올해로 34살, 그동안 쏘나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빠의 드림카이자 온 가족의 패밀리카였다. 8세대를 맞은 쏘나타는 그야말로 이름만 빼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달라졌다. 심지어 고객층도 달라졌다. 아빠 대신 오빠를 끌어들이며 밀레니얼 세대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신형 쏘나타는 우선 외관부터 확 바뀌었다. 첫 인상은 날렵하다. 유럽 고급 스포츠카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돋보인다. 전장과 전고는 각각 4900㎜와 1445㎜. 기존 7세대 모델보다 전장은 45㎜ 늘고 전고는 30㎜ 낮아지며 스포츠카처럼 길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전면부는 매끈한 구(球)처럼 크고 대담한 볼륨감, 맞춤 정장의 주름처럼 예리한 3개의 라인이 들어갔다. 그릴까지 이어지는 후드는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한 캐스케이딩 그릴은 클래식 스포츠카를 닮았다. 평소엔 크롬 재질 장식처럼 보이지만 시동을 걸면 후드 양쪽에 길게 들어오는 주간 주행등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현대차의 ‘히든 라이팅 램프’다. 측면부는 창틀 라인에서 주간 주행등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크롬 라인이 좀 더 도드라진다. 후면부는 슬림한 가로형의 리어콤비램프와 보조제동등, 범퍼하단의 가로형 크롬라인 등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실내는 기존 모델보다 35㎜ 확대된 휠베이스(2845㎜) 덕분에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외관에 비해 실내는 비교적 차분하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역(逆)사다리꼴 모양의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자리했고, 스티어링 휠 안쪽에 있는 디지털 클러스터의 크기도 12.3인치로 시인성이 높았다. 변속기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처럼 기존 돌출형에서 버튼식으로 바뀌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공조장치도 간결하게 구성됐다. 운전석에 앉으면 최근 보편화된 ‘앰비언트 무드램프’가 들어오는데, 대시보드와 차 문에 70여 개의 은은한 조명라인을 만들어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LUX-CAR of the Year
수입차 브랜드 최초 단일 모델 누적판매 10만 대 신기록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올 수입차 시장은 그야말로 E-클래스의 독주였다. 총 3만3698대가 등록되며 2위에 오른 BMW ‘5시리즈’(1만5132대)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렸다. 지난 7월 19일 벤츠는 10세대 E-클래스(W213)의 10만 번째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단일 모델 10만 대 판매를 달성한 순간이다. 2016년 6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으니 약 3년 만에 누적 판매 10만 대를 넘어섰다. 드미트리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사장은 “E-클래스뿐만 아니라 벤츠를 선택해준 모든 고객에게 감사드린다”며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은 만큼 더 큰 책임감을 바탕으로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사실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판매량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출시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벤츠 관계자는 “출시 당시 12.3인치 대형 화면을 최초로 장착하고, 반자율주행 기능인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능을 담아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았다”며 “그러한 점이 국내 시장에 어필하며 두터운 신뢰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10세대 E-클래스는 디자인과 안정성, 주행성능, 최첨단 주행보조시스템과 편의사양 등 여러 면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 E-클래스는 벤츠의 대표모델이자 중형 세단이다. 국산차도 마찬가지지만 중형세단은 수입차 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장르다. 그만큼 소비자의 관심과 시선이 몰리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10세대 E-클래스가 출시될 당시 중형 세단임에도 스타일리시한 외모와 스포티한 옆 라인이 주목받았다”며 “그동안 중형급 이상 차량이 은근한 중후함을 드러냈다면 E-클래스는 오히려 젊은 감성으로 다가섰다”고 전했다. 특히 10세대 E-클래스에 최초로 적용된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그 자체로 인테리어 디자인 면에서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운전자가 ‘클래스’ ‘스포츠’ ‘프로그레시브’ 등 3가지 서로 다른 와이드 스크린 계기판 스타일 중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운행할 수 있는데, 지금은 여타 모델에서도 운영 중인 기능이지만 당시로선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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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국민세단 ‘그랜저’
지난 11월 19일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가 출시되며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자리를 옮긴 6세대 ‘그랜저’는 2016년 11월 출시 이후 2017년과 2018년 각각 10만 대 이상 판매된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세단이다. 지난해 10월 2019년형 모델이 출시된 이후 올해 8만1409대가 등록되며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올랐다. 1위인 쏘나타와 차이는 고작 311대에 불과했다. 쏘나타가 중형, 그랜저가 준대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판정승이라 해도 어울릴 만큼 준수한 성적이다.
2019년형 그랜저에는 세계 최초로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가 적용됐다. ‘릴렉션’이란 릴렉스(Relax)와 포지션(Position)을 합친 말로 운전석 또는 동승석에 있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동승석의 시트백과 쿠션 각도를 조절해 승객의 자세가 ‘무중력 중립자세’가 되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체압을 약 25% 줄이고 지지면적을 약 18% 늘려주는 효과가 있어 엉덩이와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완화시켜 피로를 줄여준다. 또한 운전자의 체형 정보에 맞게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위치를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 터널 진입과 워셔액 작동 시 자동으로 내기 모드로 전환하는 ‘자동 내기 전환 시스템’ 등 현대차 최초로 첨단 편의사양이 탑재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안전사양과 고화질 DMB, 사운드하운드 등 인포테인먼트 사양은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됐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내·외 온도, 일사량, 공조 설정 온도에 따라 열선·통풍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을 작동시키는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를 적용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과속 카메라까지의 거리 표시 기능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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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압도하는 프리미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더 뉴 S클래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도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이다. 길이 5280㎜, 넓이 1905㎜, 높이 1495㎜에 이르는 크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고 굼뜬 건 아니다. 큰 덩치에 비해 비교적 민첩한 몸놀림은 스포츠카를 닮았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밟을수록 튀어나가는 가속력이 탁월하다. 시속 100㎞/h의 속도가 별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내부는 조용하고 주행은 부드럽다. 2017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 모델은 6세대 S-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S560 4MATIC Long’이 가장 상위 트림인데, 벤츠가 새롭게 개발한 V8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기존 엔진(4664cc)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연비(복합연비 8.4㎞/ℓ)는 높아졌다. 제로백이 4.6초에 불과하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부드럽게 가속되는데 고속도로 노면이 다소 매끄럽지 못해도 별다른 요동이 없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013년부터 도입한 ‘매직 보디 컨트롤 시스템’ 덕분인데, 스테레오 카메라로 전방 최대 15m까지 도로의 요철을 미리 탐지해 각 바퀴의 진동을 조절해준다(최고 180㎞/h까지). 그러니까 차체의 움직임은 최소화하고 바퀴부분이 충격을 흡수하는 시스템이다. 부분자율주행 기능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중 하나. 20~210㎞/h 속도에서 차량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고 차선을 유지한다. 일례로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면 스티어링 휠이 떨리며 경고하는 식이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차량을 경고하는 시스템도 신통방통한 기능. 사이드미러에 삼각형의 경고표시가 뜨고 경고음이 울렸는데도 운전자가 차선을 변경하면 차량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선을 유지한다.
▶Best SUV
올해 스무 살 맞은 국산 대표 중형 SUV
현대차 ‘싼타페’
올 5월 2019년형 모델이 출시된 싼타페는 올해 출시 20년이 된 국내 대표 패밀리 SUV다.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전 트림에 기본화하고 후측방 모니터, 후석 취침 모드 등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2019년형 싼타페는 기존 상위 트림에만 적용했던 크롬 소재의 라디에이터 그릴 및 그릴 상단 가니시, 도어 핸들 및 도어 하단 가니시, 리어 범퍼 가니시 등을 모든 트림에 기본 장착해 외관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에는 반광 크롬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 반펀칭 스티어링 휠로 내·외관을 꾸몄고,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1, 2열 모두 적용해 실내 정숙성을 높였다. 방향지시등 조작과 연동해 차로 변경 시 사각지대를 포함한 해당차선의 후측방 영역을 클러스터에 표시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 후측방 모니터(BVM, Blind-Spot View Monitor),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터널 진입 약 5초 전에 내기로 공조를 자동 전환해 실내 공기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돕고 앞유리 워셔액 작동 시에도 냄새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주는 터널·워셔액 연동 자동 내기전환 시스템,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원격 시동 기능 등을 신규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그런가하면 국산 SUV 최초로 2열에 고화질 DMB 시청, 유튜브, 음악 및 영상 감상, 인터넷, 스마트폰 미러링 등이 가능한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간단한 조작으로 후석 스피커의 사운드를 줄여 후석에서 잠든 승객을 배려하는 ‘후석 취침모드’ 등 패밀리 SUV에 걸맞게 사양도 대폭 강화했다.
▶Best SUV
수입 SUV 1위 차지한 중형 패밀리카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C’
수입 SUV 중 1위에 오른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GLC’다. GLC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중 ‘더 뉴 GLC 300 4MATIC 쿠페’는 2016년 뉴욕 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인 GLC가 3년 만에 새롭게 탄생시킨 가솔린 모델이다. 쿠페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주행성능, SUV의 공간적 장점을 결합했는데, 우선 외관은 중앙에 엠블럼과 싱글 루브르가 장착된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했다. LED 하이 퍼포먼스 헤드램프는 이 차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쿠페임을 강조하고 있다.
후면은 크롬 도금 테일파이프 트림으로 완성됐다. 양옆으로 넓게 뻗은 LED 램프는 차량을 좀 더 넓게 보이게 해주면서 단단한 근육질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실내는 기존보다 모던해졌다. 3-스포크 다기능 스티어링 휠은 화려한 색상의 스티칭을 적용했고, AMG 라인에는 열선 스티어링 휠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인 M274가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제로백 6.5초, 복합연비 9.7㎞/ℓ의 성능을 발휘한다.
▶강남·송파구·서초·강동구, 강남 4구의 베스트셀링카는
쏘나타&E-클래스
부동산과 소비, 개인별 총자산 등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서울 강남 지역, 이른바 강남 4구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어떤 모델일까. 개인과 법인을 나눠 집계한 후 분석해보니 역시 강자는 ‘쏘나타’와 ‘E-클래스’였다. 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집계에선 기아차의 미니밴 ‘카니발’이 순위에 올랐다. 브랜드 면에서 국산차는 ‘현대·기아차’, 수입차는 ‘벤츠’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