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는 유행이 아니라 품질이다. 하지만 때로 변화가 필요하다.
콘셉트가 제각각인 구두에 시선이 멈췄다면, 새로운 구두가 필요하단 신호다.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정장에 코디하면 격식을 차린 정중함은 물론 산뜻함을 더해주는 윙팁 디자인, 롤업팬츠(Rollup·바지 밑단을 접어 입는 스타일)에 코디하면 경쾌한 느낌을 주는 로퍼, 정장과 캐주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더블몽크 스타일까지 최근 남성들의 구두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장하고 있다.
우선 ‘윙팁(Wing Tip) 슈즈’의 윙팁은 구두 앞코에 새 부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의 구멍 부분을 가리킨다.
브로그드(Brogued)라고 하는 이 구멍은 본래 비가 많은 습지에서 구두 밖으로 물을 배출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윙팁 디자인의 구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일반 구두에 비해 화려하다. 자연스럽게 눈에 띈다.
특히 갈색의 윙팁은 정장에 포인트를 주면서도 정중함을 잃지 않는다. 평일과 주말 모두 잘 어울리는데, 캐주얼 재킷과 치노(Chino·면바지), 데님(Denim)과도 잘 어울려 1년 내내 스타일리시함을 유지할 수 있다.
‘로퍼(Loafer·끈이 없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굽이 낮은 구두)’는 게으른 부잣집 아들 덕에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끈 없이 편하게 구두를 신으려고 구두 장인에게 맞춤구두를 주문한 게 시초라는 것이다.
이 구두는 비즈니스 슈트에는 피하는 게 정석이다. 허나 최근엔 이러한 경향이 달라지고 있다. 대기업을 비롯해 여타 기업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하며 로퍼의 활용도가 해마다 진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인기다. 비즈니스 캐주얼 또는 스포츠 재킷과 잘 어울리는데, 미국에선 금요일에 신는 구두로 통한다.
9부 정도의 캐주얼한 롤업팬츠에 로퍼를 신으면 쉽게 느낄 수 없는 럭셔리함도 묻어난다. 덕분에 편하면서도 격식을 갖춘 다용도 구두로 자리매김했다.
‘더블몽크(Double Monk)’는 구두끈이 없이 버클과 스트랩을 이용해 벨트처럼 마무리할 수 있는 구두다. 보통 클래식 구두의 세계에선 끈이 없으면 정통으로 간주하지 않지만 더블몽크는 예외다. 블랙 슈트와는 어울리기 쉽지 않지만 블랙 외의 컬러에는 대체로 조화롭다. 가죽점퍼 혹은 청바지와 코디하면 스포티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왼쪽)신세계백화점 본점 남성관, (오른쪽)에르메네질도 제냐
신세계백화점 본점 남성관
컬러풀한 구두에서 블랙 컬러로
지금까지 구두의 컬러는 각양각색이었다. 그만큼 남성들의 인식이 달라졌고 패션에 대해 자유분방해졌다.
하지만 컬러풀한 구두에도 코디의 공식은 존재한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푸른 컬러는 모노톤의 슈트에 코디하면 지루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엔 침체된 경기 때문인지 다시금 블랙이 인기를 끌고 있고, 브라운에서 한톤 벗어난 카멜, 초코 브라운 등의 감각적인 컬러도 종종 눈에 띈다.
선현우 신세계백화점 분더숍 바이어는 “비즈니스 캐주얼의 보편화로 정통 드레스슈즈보다 캐주얼 기능 및 디자인을 가미한 슈즈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종전에는 남성 슈즈의 대표적인 컬러인 블랙이 70% 이상을 차지했다면 현재는 브라운이 40%, 컬러풀한 원색과 그레이 계열 컬러가 20%, 블랙이 40%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컬러의 슈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