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브랜드를 넘어선 세계 최고의 수제타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연립주택 골목 안. 10평도 못되는 작은 공간에서 세계 최고를 꿈꾸는 30대 중반의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다. 수제타이 전문브랜드 ‘시저타이’의 김세영대표와 김준성 씨, 임용준 씨이다. 대표인 김세영 씨를 중심으로 각각 고교와 대학 친구관계인 이들은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김세영 대표는 패션회사 직원이었고, 김준성 씨는 해운회사를 다녔었다. 임용준 씨 역시 홍보회사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끼와 열정이 넘치는 이들은 2012년 결국 술자리에서 나누던 ‘창업’의 꿈을 현실로 실행했고, ‘시저타이’를 탄생시켰다.
“원래 세 명 다 패션사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술자리에서 타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어찌 보면 무모할 수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평생 할 수 없을 것 같아 무작정 회사부터 세운 셈이었죠.”
사업시작 후 1년간 치밀한 준비를 했지만, 역시 사업은 어려운 일이었다. 김세영 대표는 “홍대에 작업실을 만든 후 처음 1년 동안 타이를 만든 원단을 구하러 동대문부터 전국 각지를 다녔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금의 경남 진주의 실크공장을 만날 수 있었다. 경남 진주는 세계 5대 실크생산지 중 한 곳으로 이탈리아 수준의 품질을 자랑한다.
이렇게 타이를 만들 원단을 확보하자 곧바로 제작에 들어갔다. 김세영 대표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지만, 세련되고 질리지 않은 패턴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우리만의 독자적인 패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바로 ‘황소넥타이’와 ‘8자넥타이’다. 황소넥타이는 황소가 갖고 있는 성실함과 여유로움을 모티브로 제작됐으며, 8자넥타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단순한 8이 아니라 포켓볼당구공 8번을 패턴으로 사용했다. 두 제품 모두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옥인동에 매장을 낸 후부터 시저타이는 서서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 그룹 회장실에서 선물용 타이를 20여 개 주문했고, 호텔신라의 직원용 타이 역시 납품하는 등 사업에 활기를 찾고 있다. 또한 제일기획의 남성 브랜드 ‘란스미어’ 브랜드매니저였던 남훈 씨는 최근 새롭게 낸 편집숍에 자신들이 만든 타이를 공급하기도 했다.
수제타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등 대형유통업체들 역시 시저타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김세영 대표는 한 눈 팔지 않고 수제타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수제타이 브랜드를 꿈꾸는 만큼 패턴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타이는 의외로 단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려면 최소 30일 동안 숙련된 장인들만 10명 이상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한 제작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야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기품을 낼 수 있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이 흘렀어도 기쁜 날이면 반드시 착용하고 싶은 타이. 명품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제품을 넘어 세계최고의 타이를 만들고 싶은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