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국내 출시를 알린 4종의 전기차가 모두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전기차의 꾸준한 인기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완판 행렬의 주인공은 쌍용차의 ‘코란도 이모션’과 폴스타의 ‘폴스타2’, 볼보의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우선 올 1월 10일 사전예약에 나선 쌍용차의 첫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은 3주 만에 초도 물량 3500대를 모두 계약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란도 이모션은 코란도 플랫폼을 활용한 정통 SUV 스타일에 전기차의 감성을 더한 쌍용차 최초의 전기차다. 다양한 레저 활동이 가능한 SUV의 공간 활용성과 안전성, 편의성 등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나의 첫 전기 SUV’란 콘셉트로 접근했다. 최대출력 140㎾, LG에너지솔루션의 61.5㎾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7㎞의 성능을 갖췄다. 차량키와 스마트폰이 없어도 차량 외부에서 도어 개폐가 가능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전압 배터리 충전 상태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터치 패널이 탑재됐다.
폴스타, 폴스타 2
특히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제 구입가격이 2000만원대 후반으로 낮아져 “가성비 높은 전기 SUV”란 평가를 얻고 있다. 쌍용차 측은 “이모션의 초도 물량이 완판됨에 따라 배터리 공급업체인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그리고 반도체업체 등과 긴밀한 추가 물량 협의를 통해 공급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3월 이후 사전계약한 고객 순으로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상륙한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는 올 초 폴스타2(Polestar 2)를 출시하며 사전예약 1주일 만에 목표치였던 4000대를 돌파했다. 폴스타코리아가 사전예약을 완료한 4000명의 예약 정보를 분석해보니 90% 이상이 롱레인지 싱글모터를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폴스타코리아 측은 “70%가 넘는 고객들이 파일럿과 플러스 패키지 옵션을 모두 선택했고, 통풍 기능이 있는 나파가죽 시트의 선택 비율도 22%나 되는 등 고급 편의사양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높은 선호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전예약 1주 만에 4000대 돌파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을 적용한 폴스타2는 전기차로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의 티맵 모빌리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국내 시장엔 롱레인지 싱글모터와 듀얼모터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출시됐고, 롱레인지 듀얼모터는 최고출력 408마력(300㎾), 제로백 4.7초,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34㎞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예약 비중이 월등한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최고출력 231마력, 1회 충전 시 최대 417㎞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150㎾ 급속충전기 기준으로 10%에서 80%까지 단 35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기본 가격은 5490만원, 듀얼모터는 5790만원이다.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는 “스웨덴 본사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폴스타2를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가 지난 2월 15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순수전기차 ‘C40 리차지(Recharge)’와 ‘XC40 리차지’는 각각 1500대와 500대의 초도 물량이 5일 만에 모두 완판됐다. 볼보코리아는 “프리미엄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높은 고객 수요에 맞춰 추가적인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특히 C40 리차지는 볼보의 전동화 전략에 중점이 될 브랜드 최초의 쿠페형 전기 SUV다. 듀얼 모터와 사륜구동 시스템에 볼보의 최첨단 안전 시스템, 프리미엄 편의사양, 전기차 전용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와 디지털 패키지가 모두 적용됐다.
6391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이 미국보다 890만원, 독일보다 2200만원 낮다고 알려지며 사전예약 완판을 이끌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356㎞로, 78㎾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40분 만에 80%까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볼보 전동화의 핵심 전략 모델인 C40 리차지의 성공적인 시작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전기차 시장에서도 볼보가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차별화된 스웨디시 럭셔리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 최초 쿠페형 순수전기차 C40 리차지
▶구매 전 전기차 보조금 유무, 출고 시점 따져봐야
한편 올해는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이 기존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낮아지며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차량 가격 책정에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가 행정 예고한 ‘2022년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에 따르면 승용차 보조금 최고액은 기존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소형 화물차 보조금은 16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동안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보조금을 염두에 두고 차량 가격을 6000만원 선에 맞춰왔다. 앞서 폴스타의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가격이 5490만원으로 책정된 이유도 5500만원으로 낮아진 보조금 상한선에 맞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올해부턴 8500만원이 넘는 전기차는 아예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반면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중저가 전기차의 인기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딜러사의 한 임원은 “전기차 구매에 있어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건 출고 기간”이라며 “각 지자체는 전기차 보조금을 접수 순이 아니라 실제 출고 순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접수 후 출고가 늦어지면 보조금이 소진될 수도 있어 계약 전 출고 가능 시점을 꼭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