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WM) 관련 자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수익구조를 안정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대폭 강화해 글로벌IB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김원규(57) NH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사업을 강화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에 선임됐으며 지난 2014년 12월 NH투자증권 초대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년간 통합 NH투자증권을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고 어려운 업황에도 좋은 실적을 달성한 점을 평가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의 새 임기는 2018년 3월 1일까지 1년이다.
▶안정적인 WM수익에 기반한 IB강화
김원규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는 안정적인 자산관리(WM)수익에 기반한 투자은행 모델 강화”라고 밝혔다. 글로벌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앞으로 수년 동안 WM자산규모를 업계 최고수준까지 꾸준히 늘리는데 집중하고 이에 적합한 영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WM관련자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사업부문도 성장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 사장은 “저금리 저성장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기관고객은 물론 개인고객까지 다양한 해외상품을 원하고 있다”면서 “해외주식, 해외채권 등 글로벌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IB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또 모바일과 SNS 등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자산관리 시장의 중요 고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에 대비해 금융업의 디지털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모바일 증권 나무(Namuh)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는 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IT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월 금융업계 최초로 금융결제원 시스템을 이용해 전국 영업장에서 손바닥 정맥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은 농협의 일원인 만큼 금융뿐만 아니라 경제지주까지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IB 부문은 국제적인 거래 발굴에 적극 나서는 등 앞으로도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 같은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큰 폭의 변화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WM사업부문은 강남북지역에 초대형 점포를 신설해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자산가 전담채널인 프리미어 블루본부를 정비하는 등 영업채널을 재편했다. 디지털 금융추세를 반영해 온라인 고객관리와 서비스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콘텐츠 개발인력을 확충했다.
IB사업부문은 신성장동력인 PE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PE본부를 CEO 직속으로 변경했고 적극적인 외부자금 유치가 가능하도록 조직을 정비했다.
▶30년 외길 걸어온 증권맨, NH투자증권 첫 내부출신 사장
김원규 사장은 지난 1985년 럭키증권에 입사한 이래 30여 년간 증권업 한길만 걸어온 증권맨이다. NH투자증권 40여 년 역사상 최초의 내부 출신 사장이다. 특히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승진한 진기록을 세웠다.
김 사장은 지난 1996년에는 포항지점장 취임으로 NH투자증권 역사상 최연소 지점장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중부지역본부장, 강남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NH투자증권의 WM 영업을 주도했으며 2009년에는 WM사업부대표로 취임했다. 2011년에는 메릴린치 서울사무소의 PB 조직을 흡수해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를 출범시키고 재테크 시장에서 해외투자형 상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 사장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3년 옛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14년 말부터 우리투자증권과 NH증권 통합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의 초대 사장에 올랐다. 그는 통합증권사 사장으로 노조를 통한 인사제도통합 등을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내부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경영실적 측면에서도 합병 첫해인 2015년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일궈냈으며 2016년에는 국내외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방해 농협지주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23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2007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고 동양매직 매각과 여의도복합단지 ‘파크원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에도 성공했다.
김 사장은 회사 내 후배사원들을 격식과 지위보다는 소탈함과 인간적 친밀감으로 대해 직원들로부터 큰 신임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그의 리더십이 통합 과정에서 더 큰 빛을 발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1960년 대구 출생 △대구상고(1979년)·경북대 경영학과(1985년) 졸업 △1985년 럭키증권 입사 △2005년 중부지역본부장 △2009년 퇴직연금그룹 그룹장 △2009년 12월 WM사업부 대표 △2012년 홀세일사업부 대표 △2013년 7월 우리투자증권 대표 △2015년 12월 NH투자증권 대표
[윤재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