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or Society와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명품업계 나눔 전도사 이충희 듀오 사장 | “하고 싶어 나선 일, 시간이 허락하면 해야죠”
입력 : 2014.12.05 14:58:49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ETRO)를 수입, 판매하는 듀오의 이충희 사장은 국내 명품업계에서 이름난 미술애호가이자 군부대 명강사, 그리고 나눔전도사다. 한 가지 일에 매진하기도 버거운 세상에 서너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 사장은 그럼에도 “시간이 허락하면 군말 없이 나선다”며 하루 일정을 풀어냈다.
“오늘 오전에 수도방위사령부 경비단에 다녀왔어요. 전국 군부대를 다 도는데, 그래도 서울에 있으니 다행이었죠.(웃음) 이번 달에만 군부대 강연을 다섯 번이나 했네요. 다른 약속과 겹치지만 않으면 일단 갑니다. 강연료요? 돈을 벌려면 회사 일을 해야죠. 세금 제하고 제게 들어온 강연료는 다시 돌려보냅니다.”
1년이면 평균 25번 정도 강연에 나서니 매달 두어 번은 강단에 서는 격. 강의 일정이 전문 강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사장은 들어온 강의료를 전부 되돌려준다. 그렇게 군부대에서 보내온 강연료는 또 다른 전문강사 섭외비가 되고, 대학 강연료는 학교발전기금이 된다.
“아들이 군에 있을 때 아버지가 강의하면 2박 3일 특별휴가를 보내준다고 해서 시작한 게 이렇게 됐네요. 제 아버지가 도덕선생님이셨는데, 그래서 제 꿈도 교단이었어요. 그걸 이룬 격이니 행복하죠.”
자의반 타의반으로 군부대 명강사가 된 이 사장은 아예 경기도 양평의 20사단, 강원도 화천의 15사단과 자매결연을 맺고 장병들을 후원하고 있다. 매년 군인과 소방관 자녀, 학군사관후보생에게 장학금 후원도 빼놓지 않는다.
“저희 집안은 8형제입니다. 모두 사병이나 학군단으로 군 생활을 마쳤습니다. 저도 학군장교(ROTC) 15기예요. 강연에 나서면 ‘군생활 성공이 사회성공의 지름길’ ‘성공하는 리더의 길’ 또, 적은 월급이라도 베풀면 내 세대가 아니라 자식 세대에서라도 되돌아온다고 강조합니다. 국가를 위해 힘들게 일하는 분들이 더 잘돼야죠. 제가 늘 듣고 자란 말입니다.”
어려울 때 나선 기부, 스스로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군 제대 후 1979년 신라호텔에 입사한 이충희 사장은 신라면세점에 근무하다 에트로와 연을 맺게 됐다. 당시 아시아 판권을 소유한 일본 측 담당자에게 매달 출근 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처음엔 제게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매달 얼굴을 들이밀고 설득했지요. 그게 통했는지 국내 판권 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수중에 800만원밖에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종잣돈이 됐네요.”
그렇게 1993년 신라면세점에 부티크를 내며 시작한 사업은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명품시장이 어렵다곤 하지만 매년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갔다. 2002년 무렵 사업이 안정되자 이 사장은 가장 먼저 선친의 호를 딴 ‘백운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서울 청담동에 마련한 사옥 백운빌딩엔 ‘백운갤러리’라는 간판을 걸고 2012년부터 에트로 미술대상을 후원하고 있다.
“그런저런 이유로 제 사무실에도 이렇게 그림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격이 꽤 나가겠다고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해외출장을 가면 그곳 벼룩시장에서 10만~50만원 정도 되는 그림 중에 마음에 들면 구입해 옵니다. 대부분 그런 작품들인데, 어때요? 굉장하죠.(웃음)”
2010년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이 사장은 “기부를 처음 시작한 건 아내 덕분”이라며 “아내는 진정한 나눔전도사”라고 소개했다.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 살던 곳이 서울 강동구였는데, 그때 제 딸이 걸스카우트, 아들은 보이스카우트였어요. 아이들 때문에 모이는 엄마들 모임이 있었는데, 근처 재활원에서 목욕봉사, 김장, 청소를 해주더군요. 하루는 아내가 직접 와서 봉사하기 힘들면 매달 3만원씩 넣으라더군요. 그땐 출장 갈 때, 라면 갖고 다니면서 끼니를 해결했는데 3만원이라니…. 그렇게 툴툴대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아내는 얼마 전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했으니 대단하죠.”(웃음)
아너소사이어티를 아십니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위해 2007년 12월에 설립한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이다.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간 1억원을 약정할 경우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기부 활동에 적극적인 갑부 2만여 명으로 구성된 미국의 ‘토크빌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