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or Society와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 | 쉬운 사업만 고집하면 성장 어렵죠
입력 : 2014.10.31 17:19:27
대전광역시 대덕산업단지 내 외곽. 이곳에서 글로벌 기업인 듀폰과 삼성, LG와 경쟁하며 인조대리석 분야의 강자로 떠오른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라이온켐텍이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라이온켐텍은 사실 합성왁스를 통해 성장한 화학기업이다. 2000년대 중반 인조대리석 분야에 진출한 뒤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화재사고로 인해 곤경에 처하기도 했지만, 박희원 대표의 주도 아래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 12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온켐텍을 경영하고 있는 박희원 대표는 지역 내 유명인사다. 지역 토박이로 성장해 대전을 대표하는 기업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봉사단체인 라이온스클럽 회장을 맡아 사회봉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으며, 지난해에는 사랑의 열매가 운영하는 ‘아너소사이어티’ 15번째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중소기업
“인조대리석 분야는 글로벌 기업인 듀폰과 삼성,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인 저희가 참여하기에는 문턱이 높은 분야죠. 하지만 저희는 올해에만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 중 65% 이상이 수출로 얻은 성과입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이 가능한 기술력과 높은 품질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라이온켐텍에 대해 박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라이온켐텍의 주력상품은 합성왁스와 인조대리석이다.
이 중 인조대리석 분야는 글로벌 다국적기업인 듀폰이 전 세계 시장에서 수십 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LG하우시스와 삼성SDI(구 제일모직)가 점유율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라이온켐텍은 국내 3위, 글로벌 4위 업체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온켐텍이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박 대표의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합성왁스와 인조대리석이란 낯선 분야를 주력 품목으로 선택한 것 역시 박 대표의 도전정신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남들과 똑같이 쉬운 사업을 했다면 지금처럼 성장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이 하는 분야라면 시장수요가 꾸준하고 성장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인조대리석과 합성왁스를 선택했어요.”
이런 도전정신이 열정을 만나 시너지를 냈기 때문일까. 라이온켐텍은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5000만달러 수출탑 수상에 이어 코스닥에도 입성했다.
25살에 창업, 43년째 경영 중
그러나 처음부터 라이온켐텍이 성장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박 대표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어려운 일도 많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25살의 나이에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군 월급과 직장생활을 통해 모은 30만원으로 지금의 회사를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일도 낯설고, 기술력도 부족해서 경영에 어려움도 많았죠. 그래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좋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주변의 도움으로 지금의 성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창업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모은 적도 많았지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다 숱하게 자금을 날리기도 했으며, 한때 부채비율이 2000%까지 치솟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흔히 해가 뜨기 전에 가장 어둡다는 말을 합니다. 저 역시 이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시련의 아픔을 견딜 수만 있다면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여깁니다. 물론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어려움에 처하면 언제나 주변에 좋은 분들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 라이온켐텍은 올해 초 인조대리석 생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위기를 겪었다. 연간 41만장을 생산하는 인조대리석 생산라인이 전소된 것. 업계에서는 라이온켐텍에 큰 위기가 닥쳤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단 3개월 만에 생산을 재개했다. 화재사고로 전소된 라인에 15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0만 장에 달하는 생산설비를 설치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박 대표가 말해왔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열정’과 ‘신뢰’의 힘이었다.
봉사활동과 장학사업 통해 지역사회 챙기기도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작은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운 박 대표는 지난해 말 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대전 지역에서는 15번째 가입자로 지역사회에 대한 그의 봉사활동이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사업부터 청년들을 위한 글로벌 리더 육성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하고 있다.
“사실 아버지가 12살 무렵에 돌아가셨어요. 아버지는 당시 철도국 공무원이셨는데, 버려지는 작업복을 모아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주고, 배고픈 분들에게 죽 한 그릇이라도 나눠주려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저 역시 여유가 있으면 남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는 주로 자신의 고향인 대전시 대덕구를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내 차상위계층 청소년들과 캠프파이어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의 교복 대행구매도 해주고, 장학금도 준다.
“한 학생이 저에게 와서 ‘왜 도움을 주는 거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나도 힘들 때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니 지금의 내 도움을 생각하지 말고, 나중에 커서 여유가 있으면 남을 도우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제가 받았던 도움을 갚는다고 생각하지, 도움을 드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지역을 넘어 대전광역시로 봉사 및 후원활동을 넓히고 있다.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준 충남대에서는 글로벌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무료강의도 하고 있다.
아너소사이어티를 아십니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위해 2007년 12월에 설립한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이다.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간 1억원을 약정할 경우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기부 활동에 적극적인 갑부 2만여 명으로 구성된 미국의 ‘토크빌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했다.
[대전 = 서종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