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진짜 질주는 이제부터입니다.”
지난 9월 3일 서울 강남구 포르쉐대치센터에서 만난 김근탁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초 포르쉐코리아가 출범하며 세웠던 구상을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힌 것. 김 대표는 지난 1월 23일 포르쉐코리아 출범식에서 서비스센터 및 지역 딜러 등 포르쉐 네트워크 확장과 함께 다양한 신차들을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난 현재 김 대표가 밝혔던 포르쉐코리아의 모습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 대도시에 새로운 매장과 서비스센터를 구축했으며, 마칸을 비롯한 신차들도 잇달아 들여왔다.
대당 1억원이 넘는 고가차량인 포르쉐의 판매량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르쉐의 판매량은 1219대로 지난해보다 21.3% 늘어났다.
주목할 점은 포르쉐의 인기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란 점이다. 새롭게 합류한 지역 딜러들이 매장과 서비스센터의 공사가 올해 하반기에 완료되기 때문에 연말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답게 출범과 함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포르쉐코리아의 사령탑 김근탁 대표를 만나봤다.
다양한 신차 출시와 서비스망 확충 나서
“최근에 분당 서현동에 포르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9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14개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있죠.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들어간 대전과 광주 매장 역시 올해 안에 오픈하며, 확장 공사 중인 일산센터에는 세일즈와 서비스, 정비를 모두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대형매장으로 문을 열 계획입니다.”
포르쉐대치센터 5층에서 만난 김근탁 대표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매력적이었다. 큰 눈에 서글서글한 인상, 그리고 댄디한 스타일링까지.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의 수장다운 멋이 느껴졌다. 그는 올해 초 포르쉐코리아 출범식에서 밝혔던 계획에 대해 거침없이 털어놨다. 수도권과 부산에만 있던 매장을 전국 대도시로 확대했으며, 포르쉐 고객을 위한 서비스 센터도 확충했다고 밝혔다.
“탄탄한 서비스야말로 럭셔리 브랜드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센터를 방문해 차를 보고,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계약 후 인도받는 순간까지, 모든 일련의 과정이 바로 포르쉐에 대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험을 한 고객들이라면 포르쉐의 진정한 가치와 럭셔리한 브랜드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포르쉐는 포르쉐코리아 설립 이후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신차 출시다. 포르쉐코리아는 상반기에만 마칸 3가지 모델을 비롯해 파나메라와 카이엔 등 6종의 차량과 타르가와 GTS 라인업을 잇달아 공개했으며,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경기도 기흥 에버랜드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개최하며 포르쉐의 전 차종을 경험하는 뜻 깊은 자리도 만들었다.
“포르쉐는 잘 알려진 것처럼 스포츠카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브랜드 DNA를 전파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방법은 바로 트랙 이벤트와 같은 경험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포르쉐를 경험한 분들이라면 반드시 포르쉐를 갖고 싶다는 ‘포르쉐바이러스’를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포르쉐의 이 같은 노력은 상반기에만 1219대라는 높은 판매량으로 돌아왔다. 전년 대비 21.3%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카이엔과 마칸 등 SUV 모델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트렌드가 세단에서 SUV로 변하고 있습니다. 포르쉐 라인업 중 카이엔과 마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 역시 이런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포르쉐라는 점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모든 차량은 포르쉐가 60년간 지켜온 원칙과 헤리티지가 반영된 스포츠카입니다. SUV와 세단 역시 차량의 분류가 다를 뿐, 저희는 스포츠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 역시 이런 점 때문에 포르쉐를 선택합니다. 단순한 SUV가 아닌 스포츠카의 DNA를 갖춘 럭셔리한 스포츠 SUV라면 누구나 갖고 싶지 않을까요?”
‘일생에서의 스포츠카’가 포르쉐의 매력
포르쉐의 높은 인기에 대해 “차종에 관계없이 단지 포르쉐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밝힌 그에게 스스로가 생각하는 포르쉐의 매력을 물어봤다.
“첫 번째는 ‘고효율의 성능’입니다. ‘나는 내가 꿈꾸는 스포츠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60여 년 전 포르쉐를 설립한 페리 포르쉐의 말입니다. 그는 강한 파워보다 높은 효율이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고 지금의 포르쉐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포르쉐는 단순히 강한 파워가 아닌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스포츠카입니다. 바로 포르쉐의 헤리티지죠. 저는 이게 바로 포르쉐의 첫 번째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가 포르쉐의 여러 모델 중 파나메라 터보를 애마로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업무상 4도어 세단 모델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파나메라는 이런 실용성과 포르쉐의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모두 갖춘 차”라며 “일생생활에서의 스포츠카가 바로 포르쉐”라고 말했다. 업무가 많은 주중에는 4도어 세단 특유의 실용성이 매력적이지만, 주말이 되면 파워풀한 성능을 가진 스포츠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파나메라 터보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포르쉐의 두 번째 매력은 ‘개성’이라고 답했다. “포르쉐의 모든 차량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구형이 아닌 ‘클래식카’로서 가치를 높여갑니다. 특히 내장재부터 색상, 성능까지 선택할 수 있는 ‘오더-메이드(Order-Made)’로 제작된 포르쉐라면 더욱 가치가 높아집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포르쉐는 설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차량들의 부품과 설계도를 보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품 걱정 없이 오랜 시간 동안 탈 수 있다는 것. 일례로 60여 년 전에 생산된 포르쉐 911 초기 모델 중 3분의 2는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그가 포르쉐의 마지막 매력으로 ‘가치’를 뽑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스포츠카를 그려보라고 하면 대부분 포르쉐의 둥그스름한 모습을 그린다”며 “스포츠카로서의 포르쉐의 가치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포르쉐의 모든 차량은 포르쉐의 특유의 스포츠카 DNA와 각 세그먼트에서 요구하는 실용성이 결합된 모델”이라며 “앞서 밝힌 고효율의 성능을 가진 실용성 강한 매력적인 스포츠카가 바로 포르쉐”라고 강조했다.
중독성 강한 포르쉐바이러스 전파하겠다
화제를 돌려 경영에 대해서 물었다. 출범과 동시에 신차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만큼,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조직을 꾸리면서 여러 절차와 직원 간의 팀워크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소통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직원들이 포르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어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포르쉐의 대표 모델인 911 카레라의 오너들과 함께 ‘카레라 챌린지 코리아’를 준비 중이다. 이 행사는 포르쉐 오너뿐 아니라 가족과 친지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단순한 스포츠카가 아닌 가족들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사회공헌 활동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사회공헌을 통해 다시 기여하고 싶다는 것. 김 대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CSR 활동을 위해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포르쉐는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포르쉐코리아가 설립된 만큼 더 많은 분들에게 포르쉐 바이러스를 전파할 겁니다. 작지만 단단한 포르쉐코리아의 행보를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