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한강 이남 알짜 뉴타운, 노량진 재개발 본궤도… 총 8개구역 8000가구 대단지 구역지정 15년 만에 가속도
추동훈 기자
입력 : 2019.07.30 15:11:13
수정 : 2019.07.30 15:11:37
2003년 뉴타운 지정 후 15년째 지지부진했던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재개발이 빠른 속도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노량진 일대는 수산시장과 공무원 고시촌의 기존 이미지를 던져버리고 서울 중심부의 약 8000가구 대규모 핵심 주거지로 변신할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노량진동은 한강 이남과 맞닿아있는 동작구에 소속된 상업지역으로 과거 제물포에서 오는 배들이 쉬어가는 교통의 요지였다. 당시 이름이었던 노들나루에서 노량진이란 지명이 나왔다.
현재 노량진역 북쪽에는 노량진수산시장이, 노량진역과 한강대교 사이에는 사육신묘가 있다. 해당지역은 수산시장과 더불어 형성된 노량진 고시촌으로 낙후된 이미지가 형성돼왔다. 이처럼 여러 다양한 상권이 복합적으로 형성되며 뒤죽박죽이던 노량진동이 재개발 바람을 타고 도약을 준비 중인 상태다. 재건축·재개발 업계에 따르면 노량진뉴타운 내 8개 구역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마무리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사업지는 6구역이다. 지난 2014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GS건설과 SK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올해 1월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끝마쳤다. 조합원 분양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중 일반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총 사업지 7만2824㎡로 총 분양가구수가 1499가구로 1구역 다음으로 크다. 조합원수는 770명으로 임대물량 262가구를 제외한 46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용적률 268%, 건폐율 20%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조합원분양 신청과 하반기 관리처분인가를 예정하고 있어 내년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단지이기도 하다.
내년 이주 후 빠르면 내년 말 일반분양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약 6억원 초중반으로 책정된 만큼 조합원 권리가격(3억700만원) 기준으로 추가분담금은 3억원대로 책정된다. 대략 유사가격 매물의 프리미엄이 4억원 안팎으로 형성된 만큼 초기 투자금은 6억원대로 계산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입주 시 프리미엄이 4억~5억원씩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만큼 투자 수익률은 괜찮다는 평가다.
이번에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추진 중인 2구역과 7구역도 재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두 구역 모두 SK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SK건설이 시공하는 2구역(1만6207㎡)은 5월부터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위한 주민공람을 시작해 최근 마쳤다. 사업시행인가가 마무리될 경우 해당 지역은 지하 4층~지상 29층, 440가구 규모의 새로운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조합원 물량은 100가구, 임대 120가구를 포함해 220가구가 일반분양될 계획이다. 2구역은 과거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해제하는 등 굴곡을 겪었지만 최근 재개발 추진을 위한 정비를 마치고 속도를 내고 있다. 2구역은 장승배기역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대중교통이 가장 우수한 구역 중 하나로 손꼽히며 역세권밀도계획이 적용돼 398%의 용적률과 43%의 건폐율이 적용된다. 전체 노량진 뉴타운 지역 중 조합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기도 하다.
노량진 일대 전경
▶6구역은 내년 중 분양 예고
7구역은 총 사업지 규모 3만3155㎡로 총 분양가구 614가구 중 조합원 물량이 375가구로 전 단지 중 가장 높은 75% 비율을 차지한다. 임대물량 104가구를 제외한 135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6개동으로 사업시행인가 변경이 진행 중이다. 6구역과 함께 입지 등 종합적으로 가장 좋은 구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교육시설과 가깝기도 하다.
대림산업이 시공사로 확정된 8구역 역시 올해 초 감정평가를 마친 뒤 내년 8월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2020년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지 규모는 5만7035㎡로 총 1007가구 중 조합원 물량이 434가구로 절반에 달한다. 임대물량 172가구를 제외한 401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용적률 227%와 건폐율 20%를 적용받는다. 1·9호선 노량진역 이용이 용이해 교통 편의성이 우수한 구역으로 평가된다. 시공사가 선정된 4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 역시 최근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의 총의를 모으기 위한 잰걸음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7년 조합을 설립하며 가장 늦게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노량진 3구역은 지난달 1일 동작문화센터 대강당에서 2019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총회 당시 핵심 안건은 재정비촉진계획의 변경과 사업시행계획 의결로 기존 건폐율과 용적률을 상향해 총 가구 수는 기존 1012가구에서 1272가구로 늘었고 타워형아파트도 판상형으로 바꿨다. 3구역은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높은 구역으로 손꼽히며 1000가구가 넘는 대가구로 구성돼 인기가 좋은 지역이다. 총 사업지는 7만3153㎡로 조합은 건폐율 24% 용적률 258%를 적용해 지하 4층~지상 30층의 1200가구 규모 아파트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특히 노량진3구역은 노량진역과 장승배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이다. 또 노들섬과 노량진 연결보행로인 백년다리 건립은 물론 노량진과 여의도공원을 연결하는 연륙교가 지어질 예정이다. 특히 일부 동의 경우 한강 조망도 가능해 벌써부터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되고 있다. 13만2118㎡로 사업면적이 가장 넓은 1구역은 2017년 조합설립 인가 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가장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사업지가 가장 커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다.
총 가구수가 2733가구로 가장 많으며 조합원 역시 1081가구로 조합원 물량만 1000가구가 넘는다. 임대 465가구를 제외한 1187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44%의 용적률과 23%의 건폐율을 적용받는다. 1+1주택공급을 조합정관으로 확정한 상태라 조합원 수익률도 상당히 기대되는 단지 중 하나이다.
지난해 조합장 해임 등 내홍을 겪었던 4구역은 작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조합 정비에 돌입한 상태다. 4구역은 총 844가구 규모로 조합원 418가구와 임대가구 147가구를 제외한 295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용적률은 252%로 건폐율은 23%가 적용된다.
5구역은 재건축 촉진계획변경을 추진 중이다. 총 746가구 규모로 조합원 413가구와 임대물량 130가구, 일반분양 203가구로 구성된다. 용적률 269%와 건폐율 22%를 적용받는다. 다만 건축심의가 진행 중인 상태라 확정 가구 수는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산시장 상인을 비롯해 고시촌 원룸주인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조합설립까지 험난한 길을 걸어온 노량진뉴타운은 올해를 기점으로 사실상 서울시의 승인절차만을 앞두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사실상 마지막 뉴타운 개발로 매력이 큰 만큼 투자자들도 대거 유입되는 분위기다. 특히 한강 이남에서 흑석뉴타운과 신길뉴타운이 성공리에 재개발을 마무리하면서 노량진뉴타운에 거는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각종 개발호재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새절역부터 서울대입구역까지 잇는 경전철 서부선(16.23㎞)이 노량진뉴타운을 관통한다. 또 종합행정타운이 조성돼 노들섬과 노량진을 이어주는 연결 보행로가 신설되는 등 지역 전체를 탈바꿈할 계획들이 발표되면서 지역 전체가 180도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도심권과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교통요충지로 불리는 노량진의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경우 흑석뉴타운, 신길뉴타운 등과 함께 서울 서북부권의 핵심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노량진뉴타운 내 단독·다가구주택 몸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이곳 주택 시세는 최근 웃돈이 수억원 붙어 매물로 나오고 있다. 노량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흑석동과 노량진동에 대한 관심이 꾸준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역에 관계없이 전세를 끼고 매입할 수 있는 빌라는 나오기 무섭게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9·13대책 이후 프리미엄이 4억원대까지 올라갔던 몇몇 구역은 최근 3억원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돼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진행순서나 입지에 따라 구역별 프리미엄이 가지각색인 다른 지역과 달리 해당 단지는 구역과 무관하게 비슷한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는 특징도 있다.
재개발 인기로 과거 선호되지 않던 ‘경계매물’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에서 처음 구역 지정을 할 때와 현재 도로가 바뀌며 2개 구역에 끼인 주택이 다수 존재하게 됐다. 이러한 주택을 경계매물이라 하는데 이럴 경우 한쪽 구역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이런 경계매물에 대한 반감이 컸지만 최근에는 양쪽 구역의 진행속도나 사업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선호도가 있다고 한다. 조합원 분양시기에 한쪽을 선택해 분양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타 구역의 조합원 자격을 잃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적으로 쏠리면서 지분시세가 타 지역 대비 높은 만큼 투자과정에 신중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주과정에서 고시촌 원룸사업자들의 영업 손실로 인한 저항이나 반발이 어느 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노량진뉴타운은 이제 재개발을 위한 절차상의 과정을 밟아나가는 것만 남았을 정도로 많은 진척이 이뤄졌다”며 “다만 과도한 집값 상승과 투기를 경계하는 정부와 서울시의 규제 강도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재개발과 별개로 노량진역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도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시는 지난달 도시관리계획인 노량진지구 지구단위계획에서 해당 사업을 결정고시했다. 해당지는 노량진역 인근 동작구 노량진동 54-1번지 일원으로 이번에 공급하는 노량진역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및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시행된다.
▶서부선 신설 등 교통호재도
올해 2월, 민간 사업시행자가 시에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접수하였고, 시는 관련 규정에 따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역세권 청년주택 분과위원회 심의 등 사업계획결정 절차를 완료했다.
이번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고시를 통해 사업계획이 결정된 노량진역 역세권 청년주택은 부지면적 2000㎡ 이하의 비촉진지구 사업으로, 역세권 청년주택 수권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용도지역 변경 없이 기본 용적률(900%)이 적용된다. 도로기부채납으로 인한 상한용적률 적용 등을 통해 지하 2층~지상 28층 건축계획으로 공공임대 41가구, 민간임대 258가구 등 총 299가구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세부 규모는 총 연면적 1만4035.57㎡로 기계식 주차장 93면을 설치하고, 이중 10% 이상인 10대의 주차면수는 나눔카 전용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3층은 근린생활시설 및 교육연구시설, 지상 4~28층은 청년주택으로 구성된다. 지상 1층에는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공급세대중 단독형은 150가구, 신혼부부형은 149가구로 구성된다.
공사 착공은 2019년 10월로 입주자 모집공고는 2021년 10월에 실시하여 2022년 4월 준공 및 입주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학생,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청년들에게 교통이 양호한 역세권에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청년들의 주거난 해소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발표한 ‘공적임대주택 5개년 공급계획’을 통해 올해 첫 번째로 사업계획이 결정된 태릉입구역 역세권 청년주택을 시작으로 대학생,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청년세대를 위한 역세권 청년주택을 지속 발굴·공급해오고 있다. 노량진역 역시 이러한 사업 대상지로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갖춘 공공임대사업을 병행하며 재개발과의 균형을 맞춰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