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같은 설 연휴가 지나고 2015년 투자시장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야 할 시점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투자시장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저성장·저금리 기조는 악착같이 떨어질 줄 모르고, 재테크 시장에서 재미를 봤다는 사람들도 드물다.
그럼에도 자산가들은 조용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올 한 해 자산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품들을 정리해봤다.
절세 비책 ‘연금저축 계좌와 IRP’
절세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또 다른 의미의 투자로 바뀐 지 오래다. 올해도 자산가들의 제1관심은 절세임에 틀림없다. 최근 핫한 절세상품은 연금저축 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꼽을 수 있다. 연금저축 계좌는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고 IRP는 퇴직연금 가입자 또는 퇴직급여를 받은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 계좌’는 주식 비중에 대한 제한이 없고 중도인출 기능이 자유로운 반면 ‘IRP’는 주식비중이 40%로 제한된다.
중도해지는 가능하지만 부분 인출은 불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연금저축 계좌는 가족들 명의로 장기적인 노후 준비를 하면서 자녀 교육자금과 같은 목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적절하며, IRP는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퇴직 후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두 연금 계좌 모두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를 먼 미래로 미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펀드 투자수익은 15.4%를 과세하지만, 연금 계좌에서는 과세가 이연돼 운용 중에는 세금이 붙지 않고, 연금 수령 시 3.3~5.5%만 과세된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되는 투자자는 과세이연 효과에 주목할 만하다. 연금저축 계좌와 IRP는 장기적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수단이므로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단일 계좌로 여러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원리금 보장형 또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선택하여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직접 펀드를 선택하고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 자산관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에서 제공하는 MP(Model Portfolio)를 기반으로 실제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AP(Actual Portfolio)를 통해 쉽게 연금저축 계좌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수 있고, 글로벌 자산배분 퇴직연금 랩어카운트를 통해 자산배분부터 상품 선정, 시장 대응에 따른 사후관리까지 자산운용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세로 떠오른 ‘헬스케어 펀드’
최근 헬스케어 펀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헬스케어 분야는 과거 단기 테마성 섹터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의료기술 발달과 소득수준 증가가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과 맞물리면서 지속적인 성장가능 산업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헬스케어 산업은 1990년 이후 단 한 분기도 고용자수를 줄인 적이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노인에 대한 부양비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도 ‘1가구 1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2030년부터는 65세 이상 인구수가 유소년 인구(0~14세)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도 헬스케어 섹터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2007년 MSCI AC World 업종별 비중에서도 2007년 시총 8위에서 2014년 4위까지 올라왔다. 또한 고령화 추이에 맞춰 글로벌 의약품 소비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는 의료기술 발달 및 소득수준 증가에 따른 글로벌 트렌드로, 이에 따라 헬스케어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향후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를 필두로 하는 이머징 시장의 성장은 헬스케어 산업 확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안정성 높인 ELS
몇 년간 ELS는 증권사들의 주력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증시가 박스권에서 오랫동안 움직인 까닭에 수익을 내기 좋은 구조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안정성을 높인 상품들이 다수 출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한 달 동안 녹인관찰 ELS’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출시했다. ‘녹인(KI:Knock-In·원금 손실 기준)’은 사전에 정한 손실 한계 조건 이하로 투자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녹인이 한번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그때부터 손실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상품은 모든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라도 한 달(20영업일) 동안 연속으로 녹인이 발생해야만 녹인으로 인정한다. 만일 19영업일 동안 녹인이 발생하고 20영업일에 모든 지수가 녹인 가격 위로 가격이 올라오면 녹인이 취소되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증권은 녹인이 발생했을 때 원금 손실 규모를 최대 20%로 제한한 ‘원금 부분보장형 ELS’를 출시했다. 전부 손실이 가능한 일반 원금 비보장형 상품과 달리 원금 부분 보장형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아무리 하락해도 최대 손실 폭이 20%로 제한된다. NH투자증권은 안정성을 한층 강화한 ‘뉴하트(New Heart)’형을 선보였다. 기존 일반 지수형 ELS는 보통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3년 동안 가입 시점과 비교해 ‘녹인’ 조건인 50~60%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연 6~9% 수익을 지급한다. 다만 녹인이 발생할 경우 3년 만기 시점에서 기준 가격이 가입 당시의 80~85% 수준이 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확정된다. 반면 뉴하트 ELS는 3년 동안 수익 상환이 되지 못하면 만기가 자동으로 2년 연장돼 추가로 수익 상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 후 1개월 동안 가장 낮은 가격으로 기준가를 설정하는 ‘스탠바이 ELS’를 출시했다. 낮은 가격으로 기준가를 설정할 수 있다면 그만큼 손실확률은 줄어든다. 따라서 투자 타이밍을 기다리는 불편함 없이 가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