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대열로 가는 마지막 단계라 불리는 빌딩투자에 잘 들어맞는 사자성어라고 할 수 있다. 규모에 따라서는 웬만한 중소기업과 맞먹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빌딩투자는 잘못된 선택과 경영으로 높은 공실률과 장기적인 가치 하락에 골머리를 썩는 경우도 있다.
빌딩은 세율은 높고 거래 빈도는 일반 여타 부동산에 비해 낮아 환금성도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을 각오하고 하는 선택이더라도 최대한 위험을 줄일 방법은 있다.
강남대로, 신사동 가로수길 등 강남의 유명한 거리를 걷다 보면 형형색색의 빌딩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선상의 대로변에 있는 빌딩은 비슷한 가치를 가져야 하겠지만, 규모나 입지, 디자인, 내부구조 등 각 빌딩의 특성에 따라, 임대료나 빌딩가격은 각기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 대충 목 좋은 곳에 사놓으면 알아서 올라가던 호(好)시절은 일찌감치 지나갔다.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되는 빌딩투자에 ‘임대수익률’과 ‘빌딩 가치 상승’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익 나는 빌딩의 품격 5 첫째, 갑갑한 사무실은 질색! 높은 층고를 허하라!
빌딩의 외관은 빌딩을 처음 접할 때,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요소이며, 빌딩의 규모와 높이, 건축디자인, 구조, 녹지 공간 등 주변 빌딩과 일차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유인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빌딩에 들어섰을 때부터 사용했을 때, 상품을 소비할 때의 공간에 대한 이미지 등 이차적인 차별화 요소도 있을 것이다.
최근의 소비트렌드가 단순히 제품이 아닌 ‘공간 자체의 소비’로 변했음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더 세련되고 독특하며 고급스런 이미지와 분위기로 꾸며진 소비 공간을 좋아하고 이러한 매장이나 쇼핑몰, 업무 공간 등에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와 밀접한 트렌드 중 하나가 1층 공간을 높은 층고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쾌적함과 함께 천장에 고급스러운 장식이 추가되는 경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확대돼 임대수익률이 잘 나오는 빌딩의 경우 모든 층의 층고가 높게 설계되는 일이 많고 인근의 다른 빌딩보다 높은 임대수익률을 형성하고 있다. 층고가 낮은 빌딩에 투자할 경우 노후화된 이미지가 강해 장기적으로 빌딩가치 하락으로 신축이나 리모델링 필요성이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1층 임차인 유치에 사활을 걸어라
빌딩 외부나 내부 공간의 디자인, 간판, 상징물, 파사드 등과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도 임대수익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 거리를 걷다 보면 특이한 빌딩들이 부쩍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대를 기점으로 그동안 서울시청 인근에서부터 일률적인 네모난 빌딩들이 들어섰지만, 30년이 넘은 현재는 많은 빌딩들이 첨단 건축공법과 접목하여 이국적인 양식으로 짓고 스토리와 함께 꾸며진 곳들도 있다.
빌딩 외벽에 시계, 날씨, 뉴스 등의 안내판이나 눈에 띄기 쉬운 정렬된 간판 디자인, 광고탑, 기업 로고나 상징물들로 포인트를 주어 주변 빌딩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빌딩도 늘어가고 있다.
입지는 좋지만 상대적으로 오래된 빌딩에 입점하는 임차인이 자체적으로 외벽에 익스테리어를 하는 사례가 많다. 하나 염두해 둘 것은 빌딩 소유주 입장에서는 별도의 투자 없이도 이러한 임차인의 유치만으로도 빌딩의 차별화가 되기도 한다. 빌딩 자체의 색다른 형태나 빌딩 내외부의 사인물 등 대기업 CI(Corporate Identity; 기업 이미지 통합)같은 이미지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거나 다시 오고 싶은, 기억 속에 남을 정도로 호감을 주기도 한다.
셋째,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를 택하라
작은 빌딩 속 대형 랜드마크를 고르자!
주변 빌딩보다 규모가 크거나 층수가 높다면 멀리서도 눈에 잘 띄고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규모가 크려면 건축법 상, 대로변이며 토지 면적이 넓어야 한다. 이러한 빌딩의 대부분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대기업이나 유명 프랜차이즈 등의 임차인이 선호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빌딩경영에 실패하여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지역의 유명한 흉물이 되거나 다시 활성화되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소요되기도 한다.
빌딩 내부의 콘셉트와 디자인 요소도 랜드마크가 된다. 빌딩의 콘텐츠 설정은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빌딩 개발 계획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빌딩 외부의 독특한 흡연자 공간이나 장애인, 임산부를 위한 탁월한 안전시설, 빌딩 내부의 금융기관이나, 식당, 문구, 편의점 등의 편의시설을 입점시켜 빌딩의 상징성이 높을수록 랜드마크의 기준에 충족된다.
넷째, 전용률 신화 깨고 사용자 입장이 돼보자. 녹지, 테라스가 접목된 빌딩을 눈여겨봐야
빌딩 시스템은 사용자들이 얼마나 쾌적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주요 영역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의 대수, 속도, 안정성이 업무 대기시간을 단축시켜 기회비용에 영향을 주는가 하면, 매장고객이 항상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 전략인 ‘대기행렬’을 만드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냉난방 설비나 조절장치가 쾌적한 공간을 만들고, 에너지 효율화가 되어 비용 절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빌딩의 보안과 안전시설이 잘되어 있다면 안전하고 품위 있는 업무가 가능하며, 매장에는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한다. 기타 빌딩의 방문고객을 위한 안내서비스, 업무종료 후 추가적으로 사용 가능한지의 여부 등이 있다.
특히, 주차시스템은 유동고객이 많고 복잡한 상권에서는 빌딩의 차별화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차량 이용고객의 접근성과 편의를 제공하여 다른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주차 여유 공간이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거나, 방문객 전용, 장애인이나 여성고객용 공간이 있다거나, 주차 안내가 잘되어 있으며 비용이 저렴한 것 등으로 주차시스템의 차별화를 강화하여 주변빌딩 대비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보통 건축된 지 20년이 지난 빌딩들은 대형차, SUV차량 등의 주차가 곤란한 기계식 주차장이 많은데,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는 빌딩이라면 고객 유치에 유리할 수 있다.
빌딩 시스템은 비용 대비 효과가 많지만 관리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빌딩의 사용자에 맞는 방법을 도입하여 적정한 관리비가 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빌딩 사용자를 위한 테라스, 녹지공간도 빌딩 가치에 부가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주거 공간 못지않게 회사에서 많은 생활을 하는 만큼 사무실 환경에 친환경적인 요소가 부가된다면 그만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한편 빌딩 전체공간에서 임차인이 전용하여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비율인 전용률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전용률이 낮다면 계단, 복도, 로비, 주차장, 화장실 등의 공용공간이 넓어서 빌딩 사용자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거나 고급스러움, 쾌적함 등의 목적에서 좋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불필요한 공간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다.
다섯째, 시설만큼 중요한 소프트웨어
빌딩경영은 빌딩과 관련된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데, 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잘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부실하다면 하드웨어는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빌딩을 잘 경영하는 것이야말로 빌딩의 생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임차인과의 관계관리라고 할 수 있는데, 빌딩 소유주는 임대관리라는 차원에서 임차인에게 임대료 및 관리비의 책정, 부과, 임대조건 설정 등을 임대시장과 각 임차인의 사정에 맞게 협의하여 실행하게 된다. 이때, 임차인과 얼마나 좋은 관계를 가지고, 얼마나 원만한 소통을 하는가에 따라 각종 민원, 임대료 연체, 명도 등의 분쟁에 대한 예방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임차인 관계관리’라는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원만한 합의와 해결을 할 수도 있고, 임대에 대한 ‘위험 면역효과’가 생겨 ‘사전 예방관리’가 가능해진다. 올바른 빌딩경영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장착을 위한 시장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근 임대시세를 모른 채 진행하는 임차인과의 협상이 잘될 리 만무하다. 위에 제시된 많은 요소들을 모두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비용과 여건에 맞는 단점 보완만 가능하다면 빌딩 차별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빌딩 소유주가 직접 비용을 들이지 않거나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 빌딩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임차인(임차업종에 맞는 외부 인테리어까지 하는 임차인)을 유치하거나, 주차장 개선비용을 소유주가 직접 투자하지 않고 빌딩 위탁관리 업체가 투자하면서 주차장 운영을 위탁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비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지출하여 차별화가 가능하다면, 빌딩가치 차별화의 수준 높은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