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1000주, 주당 2만3000원에 팝니다.” “삼성메디슨 5000주, 주당 7300원에 사실 분 연락 주세요.”
최근 프리스닥 등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엔 이런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상장 발표가 나온 후부터 장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비상장주식 정보사이트인 프리스닥의 ‘프리스닥 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10.3% 상승하면서 지난 6월 13일 지수 695.7을 기록했다.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상승폭이다. 프리스닥 지수는 장외시장 거래종목을 선별해 시가총액을 비교한 수치다.
이는 공모주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상장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배 수준까지 오르고 있어 공모주 투자의 수익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공모 과정에 투자해봐야 높은 청약 경쟁률 탓에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이 거의 없으니 아예 장외에서 거래될 때 주식을 사놓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8일 삼성SDS가 연내 상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장외시장에서 삼성SDS 주가가 21만원에서 22만5000원으로 하루 사이에 5.5% 폭등한 이유다.
돈 되는 장외주식 찾는법#1
상장 예상되는 종목 찾아라
장외주식은 상장 발표가 나올 때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용 철강자재 전문업체인 덕신하우징과 자동차 센서 생산업체인 트루윈의 주가는 최근 코스닥 상장 심사를 통과하면서 각각 연초 대비 152%, 137% 올랐다.
펩타이드 전문업체 씨트리는 특례상장 소식에, 데이터베이스 보안솔루션회사 케이사인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우회상장 결정에 주가가 각각 연초 대비 196.6%, 169.5% 상승했다.
상장이 예상되는 LG CNS 주가도 최근 급등했다.
LG CNS의 주가는 지난 5월 8일 1만5600원에서 6월 13일 2만5500원으로 63.5% 올랐다.
SK C&C에 이어 삼성SDS가 상장 의지를 밝히면서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빅3 중 유일하게 비상장 기업으로 남게 된 만큼, LG CNS가 조만간 상장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본 것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LG CNS는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고 있고, 데이터사업 증설이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한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늦어도
2년 내에는 IPO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최근 사모투자펀드운용사인 K3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함에 따라 연초 대비 주가가 27.1% 올랐다.
카페베네는 투자금을 부채 상환 및 해외 시장 진출에 사용하고, 2016년까지 IPO를 통해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도 포스코 그룹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상장 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연초 대비 24% 올랐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 2009년, 2011년에 경쟁력 확보, 그룹 의존도 축소 등을 위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접은 이력이 있다.
돈 되는 장외주식 찾는법#2
인수 합병 이슈에 관심 가져라
현대그룹 산하 종합물류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는 6월 중으로 일본계 사모펀드(PE) 오릭스에 매각된다는 소식에 연초 대비 57.1% 올랐다.
오릭스는 조만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보유중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8.86%의 대부분을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은 모기업인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는 평가다. 택배와 3자 물류사업 등을 영위하는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
1조3466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제 2의 현대로지스틱스로는 국내 최대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자인 KT파워텔이 거론된다.
황창규 KT 회장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만큼, KT가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사업에 직접 나서면서 관련 자회사인 KT파워텔을 흡수 합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T파워텔 주가는 연초 이후 27.68% 오른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상 수혜주로 지목되면서 오르고 있다.
연초 32만원이던 주가는 최고가를 경신하며 60만원까지 올랐다.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11.7% 가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을 우회상장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돈 되는 장외주식 찾는법#3
실적 호전주를 찾아라
연성회로기판(FPCB) 전문기업 에스아이플렉스는 실적 호전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경우다.
연초 대비 104.7% 올랐다. 이 회사는 2011년만 해도 매출(4031억원)의 8%에 해당하는 338억원이 당기순손실로 기록됐다.
위태위태하던 에스아이플렉스의 수익성은 최근 2년 새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2012년 당기순이익이 61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469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4월 발표한 ‘매경 1000대 기업’ 중에서 에스아이플렉스가 순이익 증가율 분야 1위(662.4%)에 올랐을 정도다.
이미지센서 전문업체인 픽셀플러스는 차량용 블랙박스 열풍 덕에 매출이 수직 상승하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34% 올랐다. 픽셀플러스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한 휴대폰 카메라용 이미지센서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낸 덕에 2005년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지만,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2009년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러고 나서 이미지센서 기술을 활용한 폐쇄회로TV(CC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때마침 다가온 블랙박스 붐 덕분에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이 회사는 최근 금융 당국에 상장 사전절차인 지정감사인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년 초 코스닥에 상장한 뒤 조만간 홍콩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 2의 에스아이플렉스·픽셀플러스로는 시그넷시스템, 웹케시 등이 꼽힌다.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시그넷시스템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다.
일본 3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가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4년 초에 시그넷시스템과 손잡은 것이 화제가 되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 대비 34% 올랐다.
웹케시는 연간 판매액 3조원 규모의 스포츠토토의 차기 수탁 사업자 선정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연초 대비 주가가 31% 상승했다.
삼성 에스원의 자회사인 정보 보안 솔루션업체 시큐아이도 정보유출 사태가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보안시장이 성장할 거란 기대감에 52주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는 중이다.
장외주식 투자때 과잉기대 금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상장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은 매수·매도자가 직접 거래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부는 거래 안정성을 위해 전문 딜러에게 일정 수수료를 주고 매수·매도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보통 매수하려는 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먼저 지급하고 주식을 받은 후 잔금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체 딜러를 두고 비상장주식 중개서비스를 하는 국내 증권사들도 있다.
장외주식은 일일주가 등락제한폭이 정해져 있지 않고,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코스피·코스닥 상장종목보다 투자 위험성이 큰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이 상장하게 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장 직전에 장외주가가 폭등했다가 상장 후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해 몇 년 째 회복하지 못한 종목도 많은 만큼 무조건적인 투자는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장외가가 공모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심리는 장외가격에 거품을 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