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3중고(3重苦)가 국내 금융시장의 자산관리트렌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내 자산(주식, 채권, 부동산)에만 집중해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기 어렵고, 은퇴 이후 20~30년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 자산을 장기간 잘 운용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에도 직면했다. ‘중위험·중수익’ ‘시중 금리 +α’ 등 꾸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혜택축소에도 여전히 투자 몰려
연금저축은 연말정산 때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분기 말이나 연말에 필요금액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세법 개정으로 소득공제 대신 48만원 세액공제로 절세 혜택이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이만한 혜택을 가진 금융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세금 혜택만 계산해도 연간 400만원 한도에서 12%의 이자를 받는 셈이다. 이는 현재 2%대 중반인 시중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4~5배 수준이다.
노후 대비를 위한 직장인들의 필수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며 혜택이 축소된 점은 아쉽지만 대신 이전에 불가능했던 제약들이 다수 사라졌다. 종전 연금저축은 단일상품에 투자해야 했지만 연금저축계좌는 다양한 복수상품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일반계좌에서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처럼 연금저축계좌도 한 계좌에서 여러 연금들에 투자하고 자유롭게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분기 한도 없이 연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18세 이상이었던 나이 제한과 300만원에 불과했던 분기 납입한도 등의 제약도 사라졌다.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짧아졌고 일부 납입액을 중도에 인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도해지에 따른 가산세도 없어졌다.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를 먼 미래로 미룰 수 있는 것도 연금저축계좌의 장점이다. 일반계좌에서는 해외펀드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뗀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에서는 과세가 이연돼 운용 중에는 세금이 붙지 않고 연금을 받을 때 납부하게 된다. 세율은 수령 시기에 따라 3.3~5.5% 선이며 수수료는 일반펀드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러한 과세이연 효과는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하다. 다수의 PB들은 연금저축계좌의 운용 중 발생한 수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합산되지 않아 연 4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1800만원 한도를 꽉꽉 채우는 자산가들도 많다고 전했다.
연금저축도 엄연한 투자! 지속적 관심 중요
연금저축계좌는 단일 계좌로 여러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시장 상황에 맞게 국내외 주식, 채권, 중위험·중수익 상품 등을 적절하게 나눠 투자해야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는 대체로 국내 주요 주식형펀드나 채권형 펀드를 ‘모(母)펀드’로 삼아 운용되고 자산운용사와 개별 상품에 따라 수익률도 다르다.
최근엔 연금펀드 라인업이 다양해져 여러 종류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다. 연금만으로도 국내와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골고루 자산을 배분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의 전반적 하락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머니마켓펀드(MMF)의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증시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면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