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아 퇴직연금은 퇴직금의 연장선상이 아닌 중요한 노후 소득보장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퇴직연금 이전 노후를 위한 대표적인 제도로 1961년에 도입된 ‘퇴직금제도’가 있었지만 근로자의 노후보장을 위한 제도로서는 몇 가지의 문제점이 있었다. 잦은 이직에 따른 퇴직금 조기 수령 및 근무 중 중간정산의 실시로 인해 퇴직금이 노후자금보다는 퇴직 전 생활자금으로 소진되는 경우가 많았다. 장부상으로만 적립하고, 전부 또는 일부를 사내에 유보하거나 사업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기업이 도산이라도 하게 되면 근로자에게 실업과 퇴직금 체불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8년 전인 2005년 말 도입한 것이 바로 ‘퇴직연금’ 제도다.
‘퇴직연금’ 제도는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재원을 안전한 외부 금융기관(퇴직연금사업자)에 적립하고, 이를 회사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하도록 하여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도입 8주년을 맞은 지금 퇴직연금시장은 다양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이했다. IRP 도입 등 제도환경의 변화는 물론 국제회계기준 시행, 사업자의 재평가, 은퇴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 등의 다양한 이슈가 복합적으로 시장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질적 성장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중 한 가지 제도만 선택하여 가입해야 했던 기존의 제도와 다르게 동시가입이 가능해지고, 개인형퇴직계좌(IRA)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로 대체되는 등 변화가 많았다.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
최소 10년에서 길게는 20~30년을 바라보며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바로 퇴직연금이다. 이런 퇴직연금에서 올해의 연 수익률 1%의 차이는 투자자의 노후를 크게 바꿔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임금인상률 5%로 가정했을때 퇴직연금 수익률이 8%일 경우 25년 후 퇴직자의 퇴직금은 2억9000만원이며 5%일때의 2억100만원보다 약 44%가 더 많다. 수익률을 10%로 가정한다면 그 차이는 84%로 벌어진다.
그러나 은행과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퇴직연금의 지난 3분기 수익률은 ‘0%대’로 줄줄이 하락해 퇴직연금 가입자 노후자산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이 운용수익을 내는 데 고전하고 있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퇴직연금 가입자들도 적극적으로 노후자산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과 호주 등 OECD 선진국들은 퇴직연금을 80% 이상 채권이나 주식, 펀드 등 실적배당형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적립금의 93%가 은행 예금이나 보험상품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에 투자돼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수익률 높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더불어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17%에 지나지 않았던 DC형의 비율이 최근에는 대략 70%까지 늘어난 미국퇴직연금 시장과 대조적이다.
정해진 금액밖에 받을 수 없는 DB형 연금에 비해 DC형 연금은 리스크가 따르지만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더 많은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초저금리로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자산 위주 포트폴리오의 수익성이 나날이 저조해지는 지금의 투자환경에서는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가입 초기부터 제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를 한다. 또 자신의 형편에 맞고 혜택이 극대화될 수 있는 퇴직연금 제도와 퇴직연금 사업자(금융기관)를 선택해야 한다. DB형과 DC형 중 어느 제도를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DC형을 선택했을 경우 어느 사업자가 제시하는 어떤 투자상품에 운용할 것인가를 고르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다.
적극적인 퇴직연금 관리 비책 ‘랩어카운트’
미래에셋증권은 2009년 2월 퇴직연금사업자 중 최초로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출시해 고객 지향적 자산운용을 해 왔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수시로 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여 노후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0년 8월, 투자일임서비스까지 추가한 ‘퇴직연금 MP랩어카운트’를 개발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퇴직연금 MP 랩어카운트’ 역시 퇴직연금사업자 최초의 랩어카운트 서비스이며, 확정기여형(DC)과 개인퇴직계좌(IRA)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성향, 나이, 퇴직예상 시점 등에 맞춰 알아서 운용해 주는 투자일임서비스다. 운용에 바탕이 되는 모델포트폴리오(MP)는 매월 자산배분위원회에서 결정되고 있으며 펀드와 예금상품 등 다양한 투자자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모델포트폴리오는 주식편입비중에 따라 여러 개로 구성되어 가입자의 투자성향, 연령 및 예상근속년수 등을 고려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에 대해 “퇴직까지의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젊은 가입자는 주식비중이 높은 MP를 선택하여 다소 높은 변동성을 감내하면서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반면 퇴직이 얼마 남지 않는 가입자는 주식비중이 낮은 MP를 선택하여 퇴직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도 적정수익을 추구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