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2012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부문의 금융부채는 총 1135조4000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14조원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국내 금융부채 보유 가계 중 28%는 소득이 원리금상환과 생활에 필요한 최소 지출에 못 미치는 등 빚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잠재적인 위협요인으로 간주되던 가계부실화 위험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금융당국은 가계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에 돌입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원래 경기침체 등 외부 충격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예외적인 위기상황에 따른 대응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이나 가계부문에까지 확대됐다.
금감원이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모두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가 바뀌었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힘들어 보인다. 저성장 국면에 따라 GDP 증가율의 둔화가 예상되고 주택시장 부진으로 하우스푸어는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다.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회복 지연 우려 위험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차원뿐 아니라 개별 가계에서도 자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부실위험에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까운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주거래 은행이나 가입한 보험사를 찾아 가계부실 위험성을 진단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자체적으로라도 부채상환 능력을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 먼저 부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부채리스트’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누구 명의로 어디에서 빌렸는지 꼼꼼히 정리한 후 대출 종류별로 이자율과 원리금 상환액·대출잔액·월 상환액 등을 기록한다.
과도한 이자를 내거나 위험요소가 있는 대출을 파악하고 어떤 빚부터 갚아나갈지 순서를 정해야 한다.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는 부채나 대출이자가 비싼 것부터 우선적으로 갚아나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개인별로 부채상태의 차이가 있지만 사채 또는 대부업체 부채, 캐피털이나 저축은행 신용대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부동산 담보대출을 정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퇴직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치 하락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총수입에 비해 부채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면 자산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자동차나 주택 등 사용자산과 펀드·연금·보험·청약통장 등 금융자산의 처분 또는 이자를 줄이는 방향(바꿔드림론 등)으로 리모델링 과정을 통해 부채상환능력을 높여야 한다. 만약 빚을 과다하게 진 경우 이자나 원금의 일부를 탕감 받을 수 있는 프리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 등의 제도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