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개미들의 장외주식 이야기’ 이진원 커뮤니티 운영자, “자신이 일하는 분야가 최고의 투자종목이다”
입력 : 2011.06.17 17:00:25
수정 : 2011.10.07 15:55:56
“장외주식을 아시나요?”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유독 외면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장외주식’ 시장이다. 비상장업체들의 증권을 의미하는 장외주식은 상장이 되지 않은 만큼 거래가 힘들고 분석과 예측도 어려움이 많아 재테크족(族)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미운 오리새끼’였던 장외주식이 최근에는 ‘백조’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과 올해 현대위아 등 대기업 계열의 비상장업체를 비롯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비상장업체들이 하나둘 상장되면서 해당 업체들의 장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이들이 대박을 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외주식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재테크족들의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관심은 가지만 정보가 너무나 부족해 투자하기에는 꺼려지기 때문이다. 이런 장외주식 시장에서 유독 재테크족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 바로 ‘개미들의 장외주식 이야기(http://cafe.naver.com/forthestock)’다.
외면받는 장외주식… 그래서 선택했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투자는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부동산이 매력적으로 보여도 큰 자금도 없고 증권투자를 하려니 전문지식이 없고 여기에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 매달리면 보면 결국 재테크는 먼나라 얘기가 되고 말죠.” 재테크 커뮤니티 ‘개미들의 장외주식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원씨. 그는 대표적인 ‘주경야투(주간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야간에는 투자를 병행하는 이들)’족이다. 특히 그는 재테크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장외주식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장외주식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주 생소한 재테크 분야다. 비상장업체들의 주식이 대부분인 만큼 주식거래 시장에서 거래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인터넷 증권사이트의 프리보드 등을 통해 직거래가 많이 활성화됐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일반 투자자들은 눈조차 돌리지 않던 분야다.
그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장외주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거래규모가 작아 대형금융기관들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 분석만 잘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간’이라는 개념 역시 이 대표를 장외주식 투자에 빠지게 만든 원인 중의 하나다. 주식투자는 대부분 거래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직장인인 이 대표가 따로 시간을 내 주식투자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반면 장외주식은 대부분 인터넷 프리보드를 통해 개인거래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직장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그는 “장외주식이야말로 직장생활과 재테크를 동시에 하는 ‘주경야투’족에게 가장 알맞은 투자처”라고 추천했다.
공부 위해 만든 커뮤니티
그러나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 면도 있는 법. 이 운영자의 말처럼 장외주식은 비용과 시간 면에서 유리하지만 증권사나 투자정보업체들이 자세한 분석과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장외주식에 대한 보고서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작성한 내용들이 많아 재테크족들의 투자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 역시 초창기에는 이런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처음에는 저 혼자 투자에 나섰습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죠. 그래서 손해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고 자료를 확인하면서 투자에 나서다보니 어느새 이익을 내고 있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없는 무기가 있었다. 바로 경험이었다. 그는 현재의 직장에 있기 전 여의도에서 딜러로 활동했다. 직장생활 역시 투자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 전문가들보다 부족한 업계동향이나 정보를 회사를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의 도움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는 자신의 회사가 속한 분야, 혹은 거래처에 한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커뮤니티를 만든 계기도 이런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는 “내가 알 수 없는 투자자들이 내가 올린 보고서를 읽고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나중에는 이런 지적들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주식을 통해 수익을 올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친구들 역시 커뮤니티로 속속 합류했다.
“초기에 합류했던 친구들에게 커뮤니티에 올라온 보고서만 읽은 뒤 투자하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라고 했죠. 일부는 포기했지만 몇몇 친구들은 정말로 자신이 관심 있는 업체들에 대해 분석을 했고, 이런 보고서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지금의 커뮤니티가 됐습니다. 솔직히 스스로 만든 보고서가 불안해 검증을 위해 만든 커뮤니티가 지금의 모습이 된 거죠.”
직접 일하는 실무자들이 가장 훌륭한 애널리스트
그렇다면 이진원 씨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 장외주식을 선정할까.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업종분석–기업 수익률과 성장성 확인–업계 실무자들의 견해듣기’ 과정을 통해 투자할 주식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먼저 시장에 나온 여러 장외주식 중 투자가치가 있을 만한 업종을 선택하죠. 그리고 여러 업종 중 수익률이 높거나 가격이 가치에 비해 낮은 곳, 성장성이 높은 곳 순으로 옥석 가리기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업체와는 상관이 없지만 해당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들에게 직접 투자대상 업체의 내실을 들어봅니다. 특히 실무자들과의 대화를 거치고 나면 거의 대부분 투자와 보류라는 결론이 납니다.” 이처럼 여러 단계의 투자결정 과정을 겪지만 그런 그도 수익률이 현저히 낮거나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투자는 결코 무리하게 하면 안 된다”며 “손실이 나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한도 내에서 천천히 무리하지 않은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당부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투자를 병행하고 싶다는 이진원 운영자. 과연 그의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얼마나 큰 성과를 이뤄낼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