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워런버핏&벤자민그레이엄 연구회 송상훈 대표, “한국 가치투자의 역사는 바로 우리”
입력 : 2011.05.20 15:11:27
수정 : 2011.10.06 16:46:27
가치투자만이 답이다!
증권가가 몇 해 전부터 ‘가치투자’ 열풍을 앓고 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측정해 투자를 하다보면 코스피 지수에 관계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워런 버핏 스타일의 투자방법에 개인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어서다. 특히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기에 들어섰던 2006년 이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린 ‘스타 투자자’들이 바로 이 가치투자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가치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치투자’는 그러나 상당히 난해한 방식의 투자방법이다. 기업의 재무제표는 물론 보유 자산, 그리고 기업의 역량까지 감안해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가치투자 방법론에 대해 현재까지 여러 가지 방법들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가치투자를 10년 전부터 연구해오는 이들도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워런버핏&벤자민그레이엄 연구회(cafe.daum.net/buffett)’이 바로 그들이다.
1세대 재테크 커뮤니티
‘워런버핏&벤자민그레이엄 연구회’(이하 연구회)는 지난 2001년 7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카드대란의 후폭풍으로 코스피 지수가 500포인트였던 시절이다. 이후 연구회는 2003년 ‘10% 기부클럽’과 ‘월가의 영웅들’ 등의 커뮤니티를 합병하며 최고의 재테크 커뮤니티로 우뚝 섰다.
실제 이 연구회는 가치투자자들로 알려진 남산주성 김태석 대표나 좋은습관 구도형 대표, 바람의 숲 김철광 대표 등이 초기에 활동했던 스터디카페로 알려져 있다. 가치투자의 산실로 불리는 ‘아이투자닷컴(itooza.com)’ 역시 이 연구회에서 활동했던 운영진들 중 일부가 설립한 업체다.
현재 5년째 연구회를 운영 중인 4대 카페지기 송상훈(ID 송버린) 대표는 “2000년 백만장자님이 처음으로 이 카페를 만들었고 이후 3개의 투자카페가 통합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 생성 초기에는 가치투자에 관심있던 이들이 스터디 개념으로 만들었지만 이후 비슷한 카페들이 늘면서 통합됐다”면서 “이후에도 운영자 모임을 통해 소수의 인원만 활동하다 가치투자가 알려지기 시작한 2005년 이후 회원수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투자보다는 방법론에 집중
워런버핏&벤자민그레이엄 연구회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종목 분석이 아닌 방법론에 대해 고민한다는 점이다. 송 대표는 “가치투자를 하려면 기업의 자산과 현재 가치, 기업의 역량 등을 평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자마다 다른 기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업투자자들이 공개하는 고급정보들은 개인투자자들이 따라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면서 “모든 일에는 자신과 맞는 궁합이 있는 만큼 상황에 맞는 현명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운영진 역시 다른 재테크 커뮤니티와는 궤를 달리한다. 전업투자자나 증권전문가로 구성된 다른 커뮤니티와 달리 연구회의 운영진은 직장 생활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어서다. 송상훈 대표 역시 기업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주경야투’로 생활 중이다.
이런 점에서 연구회는 재테크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재테크 커뮤니티다. 송 대표는 “전업투자자들과 달리 직장인은 기업분석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어 주식투자에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업투자자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종목보다는 산업, 기업의 패러다임 주목
연구회는 그러나 주식투자에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활발한 오프라임 모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외로 운영진 위주의 소모임이 전부다. 다만 분기나 반기별로 진행되는 다른 커뮤니티와는 달리 한 달 혹은 2주 단위로 자주 만나고 있다.
송 대표는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오프라인 모음을 가져보니 주가지수에 따라 모임인원이 달라지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다”면서 “장이 상승할 때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지만 하락장에서는 기존 회원들마저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분석이 아닌 종목에만 관심을 보였던 이들이 많기 때문에 공식적인 전체 오프라인 모임은 잘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는 대전 지역 모임과 중앙대 투자동아리에 대한 가치투자 교육만을 하고 있는 정도다.
송 대표는 “가치투자는 자산을 중요시하는 투자자, 실적을 중요시하는 투자자 등 자기 자신의 판단 기준에 따라 투자방식이 달라지게 된다”고 전제한 뒤 “숫자에 얽매이게 되면 투자에 실패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패러다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보유하는 게 우리 커뮤니티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서종열 / 스포츠서울닷컴 경제부 기자 snikerse@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