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내놓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새 옷은 아닌데….”
옷장 속에 더 이상 입지 않는 쓸 만한 옷을 중고 플랫폼에 판매하자니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 같고, 명품 플랫폼에 판매하기에는 사용감이 있어 아쉬운 고민을 할 때가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해 옷장이나 신발장의 회전율이 높은 MZ세대들에게 더욱 와닿는 부분이다.
마인이스는 인기 브랜드 의류를 정가 대비 최대 9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패션 리커머스 서비스 ‘차란’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서비스의 특징은 기존 P2P 중고 거래 서비스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번거로움이나 낮은 신뢰도 등을 체계화된 자체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모델은 간단하지만 혁신적이다. 고객이 입지 않는 옷을 차란은 옷의 픽업부터 세탁, 정보 입력, 촬영 등 모든 과정을 대행한다. 이렇게 처리된 옷들은 차란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다. 차란은 대행 형태로 의류를 최상의 상태로 포장하고 판매를 통해 이뤄진 거래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취해 기존의 중고 마켓플레이스가 중개만 담당하며 거래 과정에서 벌어지는 진위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
판매자는 의류 수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차란이 대행해 거래가 더욱 수월해지고 그 과정에서 진품 감정, 제품실측 등 차란에서 직접 확인한 정보를 제공해 구매자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계 시장에서 MZ세대의 중고 의류 리셀 문화는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9년에 설립된 위탁/대행 판매 모델의 중고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스레드 업(Thred-Up)은 급격한 성장을 거듭해 2021년 4월 나스닥 시장에 사장했다. 스레드업은 2024년 1분기 기준 활성 구매자 수는 172만 명을 넘어섰고 2023년 말 기준 매출은 4365억원에 이른다. 중저가 브랜드부터 구찌 등 명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커버하는 것이 특징으로 사용자는 MZ세대가 주를 이룬다.
스레드업의 사업모델과 유사한 차란은 2023년 8월 정식 출시해 독특한 수수료 구조와 판매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판매액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해 고가의 상품일수록 판매자에게 돌아가는 수익금 비율이 높아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마인이스 관계자는 “현재 20만원 이상의 옷은 판매자들에게 수익금의 최대 80%까지 돌아간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책은 특히 고가의 제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하나의 장치로 작용해 고가의 명품 의류 판매자들이 차란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여성의류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컨템퍼러리, SPA 브랜드까지 다양한 의류를 취급하고 있다.
김혜성 대표는 “차란은 여성 의류로 시작하여 규모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남성과 유아, 신발, 가방 기타 패션 액세서리까지 모든 카테고리를 취급하는 온라인 세컨핸드 패션 백화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 차란의 차별화 포인트는 판매방식이다. 모든 상품은 중고 상품이기 때문에 각 상품은 오직 1개의 재고만 보유하고 있으며 쇼핑을 위한 시간 제한을 뒀다. 소비자들에게 희소성과 긴박감을 주어 구매를 촉진하는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차란은 추천 큐레이션을 다양화하고 검색 기능을 추가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 앱을 고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취향과 구매 패턴을 분석,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에 힘입어 차란은 론칭 후 8개월 만에 이용자 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차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대비 올 3월 월 매출은 1분기 만에 4.5배 증가했다”라며 “출시 달과 비교했을 때와 비교하면 9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인이스는 2023년 11월 검수센터인 ‘차란 팩토리’를 경기도 남양주시로 확장 이전했다. 총 700평 규모의 팩토리에서는 수거된 의류의 검수, 클리닝, 분류, 촬영,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이 이뤄진다.
마인이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대 10만 벌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란 팩토리는 2024년 4월 기준, 8만 벌 이상의 옷들이 거쳐 갔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차란은 남성의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늘릴 예정인 만큼 운영사 마인이스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쳤다. 누적 투자액은 154억원이다. 이번 투자에는 해시드가 리드투자자로 나섰으며, 이외 알토스벤처스,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딜리버리히어로벤처스, 하나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리드투자자로 나선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차란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된 리커머스 산업에서 시장에 특화된 전략으로 안정적인 성장성을 증명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며, “빠르고 정교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갈 회사라고 기대한다”라고 투자한 이유를 밝혔다.
마인이스는 자체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패션에 대한 고민 증가와 중고 물품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글로벌 세컨핸드 시장 규모가 커진 데 이어, 차란이 중고 거래에 대한 고질적인 불편함을 해소한 것을 성장 비결로 꼽았다.
업계에서는 2022년 1770억달러(약 244조원)였던 세컨핸드 시장 규모가 2027년 3500억달러(약 48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혜성 마인이스 대표는 “이번 투자금은 공급망 구축 및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며, IT 전문인력 채용을 확대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새 옷 같은 세컨핸드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고, 편리하게 옷장 속 의류를 판매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5호 (2024년 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