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이르면 6월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네이버는 IPO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라며 “두 투자은행 외에도 주관사가 추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상장 후 30억달러에서 40억달러(약 4조원에서 5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최대 5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네이버 계열사 중에서는 라인에 이어 미국과 일본 증시에 상장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될 예정이다.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선 배경에는 네이버웹툰의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분사한 지 6년 만에 지난해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BITDA는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네이버웹툰의 지난해 글로벌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약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웹툰 기반의 드라마·영화 콘텐츠가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큰 인기를 끌며 웹툰으로의 유입을 증가시켰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은 상장을 앞두고 1시간 몰아보기, 쿠키오븐 확대, 작가홈 론칭 등 다양한 도전을 시작했는데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재무 효과가 예상된다”라며 “플랫폼 체류시간 및 유료결제 경험 증가가 매출 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웹툰 산업 전반으로 보았을때 웹툰 IP들은 여전히 전 세계적인 인기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4년에는 웹툰 원작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국내 및 동남아에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과 <외과의사 엘리제>는 일본과 서구권 모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시장 확장과 콘텐츠 다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전망은 네이버웹툰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말까지 흑자전환을 이루면 내년에 성공적인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은 한국과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4분기 웹툰 GMV(상품 거래액)는 444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7% 감소했지만, 매출은 4006억원으로 6% 성장했다. 이렇게 GMV 대비 매출액 성장이 두드러진 이유는 IP 관련 2차 매출의 증가 덕분이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콘텐츠를 넘어 영상화, 게임, 굿즈 등으로 IP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매출은 웹툰의 1차 매출(단가 300원 내외)에 비해 훨씬 높은 단가를 자랑한다”라며 “일례로 <신의 탑> IP를 활용한 넷마블의 게임은 한 분기에만 31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네이버웹툰은 여기서 상당 부분의 수익을 R/S(로열티) 형태로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차 매출의 영업이익률은 웹툰 플랫폼의 영업이익률(20% 미만)보다 높은 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사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네이버웹툰은 이런 전략을 통해 2028년까지 월평균 500만원의 IP 비즈니스 매출을 발생시키는 작품을 5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연간 최소 3000억 원의 IP 비즈니스 매출 목표를 의미한다.
최근 웹툰 업계 상장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이다. 비교 대상인 중국 웨원그룹(Yuewen Group)의 시가총액이 상장 초기 대비 72% 하락하기도 했다. 이외 카카오픽코마의 증시 상장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카카오는 최근 내부 사업 리스크 관리와 구조 조정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밝힌 중국의 웨원그룹은 중국 내에서 웹소설과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Webnovel’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웨원그룹의 시가총액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윤예지 연구원은 “매출의 역성장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한 이후 정체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반면, 네이버웹툰은 자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해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과 글로벌 시장 진출 용이성을 고려했을 때 웨원그룹 대비 프리미엄을 부여받을 만하다는 분석이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의 예상 기업가치는 보수적으로 4조~5조원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피어그룹, 즉 비슷한 회사들과의 비교를 통해 나온 수치다. 그러나 웨원그룹과 달리 네이버웹툰은 다양한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웹소설 플랫폼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성장 가능성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이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네이버를 제외한 웹툰사들의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웹툰 산업의 핵심 지표인 매출액(거래액)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웹툰 산업 투자에 있어서 매출액 성장률이 중요한 이유는 웹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플랫폼과 CP/웹툰스튜디오, 작가, 앱스토어가 모두 독자의 결제 금액을 주 수익원으로 하기 때문이다.
김아람 연구원은 “센서타워 추정치를 통해 살펴본 지역별 매출액은 2022년 하반기부터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라며 “지난해 4분기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 픽코마의 매출액 성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4.6%, -6.5%, -1.6%를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세 플랫폼 모두 수익성 개선과 마케팅 효율화로 인한 결과이지만 웹툰 관련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볼 때는 플랫폼 매출액 한 자릿수 혹은 역성장이 편안한 상황은 아니다.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예고로 관련 섹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웹툰 섹터는 웹툰엔터테인먼트, 픽코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리디북스와 같은 조 단위의 대형주 상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관련 기업들의 후속 상장은 물론 대규모 투자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예지 연구원은 “웹툰 섹터 전체에는 밸류에이션보다는 실제 상장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라며 “주관사 선정이라는 주요 마일스톤이 달성되었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웹툰 관련 기업으로는 디앤씨미디어, 엔비티, 와이랩, 미스터블루, 키다리스튜디오, 탑코미디어, 대원미디어 등이 있다. 가장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기업은 디앤씨미디어가 꼽힌다.
윤 연구원은 “올해 초 디앤씨미디어가 글로벌 모멘텀을 통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주가 고점에서의 시가총액은 4500억원에 불과했다”라며 “웹툰엔터가 40억달러의 밸류로 미국 증시에 상장될 경우, 웹툰 섹터에는 단숨에 CJ ENM 대비 시가총액이 큰 대장주가 생기게 된다. 본격적으로 섹터 형성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디앤씨미디어는 <나혼렙> 애니메이션이 일본과 북미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웹툰 기업 중 유일하게 올해 성과를 이익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연내 게임과 애니메이션 2기가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디앤씨미디어와 함께 미스터블루도 올해 밸류에이션이 기대되는 웹툰 종목이라고 꼽았다. 김아람 연구원은 “미스터블루는 본업인 웹툰, 웹소설 부문의 안정적 흐름과 게임 모멘텀도 보유했다”라며 “실제 모바일 MMORPG 에오스 블랙이 3월 CBT, 5월 출시 계획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3호 (2024년 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