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처럼 매달 안정적인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월배당 ETF가 주목받고 있다. 꾸준한 현금 흐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최근 이자, 배당, 옵션프리미엄, 임대료 등을 원천으로 하는 수익형 ETF에 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다. 월배당 ETF의 강점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시점에 시장 변동성 관리가 유용하다는 점이다. 먼저 우량 자산은 비우량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작다. 더군다나 현금 흐름이 매월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면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분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 용도로도 월배당 ETF는 연금의 대용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시화하며 연금 자산을 찾아 노후 생활비로 충당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비를 얻기 위해 자산을 단순히 매도하기보다는, 보유하며 자산 증식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은퇴자들에게 매달 월급처럼 현금이 지급되는 ETF가 새로운 솔루션으로 등장한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운용보수를 3bp(0.03%p)까지 낮추며 투자자 모집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보인 한국형 SCHD인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상장하자 비슷한 상품을 가진 신한자산운용은 해당 ETF의 총 보수를 기존 5bp에서 3bp로 내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더 나아가 6bp에서 1bp로 변경하기도 했다.
총 보수는 운용보수, 신탁업자보수와 유동성공급자(LP)보수, 사무관리회사보수가 합쳐진 개념이라 자산 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는 총보수의 절반 수준이다. 순자산총액이 100억원일 때 총 보수가 1bp라면 자산운용사가 ETF로 얻는 수익은 약 5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주식·채권·리츠 등을 활용한 다양한 월배당 ETF가 출시되고 있다. 유형별로 상품구조와 리스크가 달라서 투자자들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먼저 ETF 투자 자산이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고배당주 ETF는 성장주 ETF에 비해 그 정도가 작지만, 주식 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 채권형 ETF 가격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주식을 보유한 만큼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ETF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품은 박스권 장세에서 손실 확률은 낮추면서 안정적으로 분배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부동산 또는 리츠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시장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ETF 혹은 자산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ETF도 존재한다.
상품 유형을 이해했다면 분배금 수준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채권형 ETF라면 분배금 재원이 대부분 이자 수익이라 안정적인 대신 금액이 많지 않다. 반면 고배당주 ETF의 경우 분배금 재원인 배당금의 액수는 상대적으로 크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동시에 다양한 옵션 전략을 활용해 추가로 분배금 재원을 마련하는 ETF도 있다. 주식과 채권의 하이브리드 성격을 가진 리츠를 활용해 매월 임대료처럼 이익을 얻는 ETF도 있다. 분배금 수준은 ETF 운용사 홈페이지, 증권정보포털(SEIBro), ETF CHECK 사이트 등을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채권형 ETF의 경우 분배금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원금을 지키면서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최근 미국 30년 국채 ETF와 같은 장기 채권도 월배당형 ETF로 출시돼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월지급 분배금 이외에 자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채권형 ETF 중에는 만기가 도래하면 청산하는 만기 매칭형 ETF가 있다. 이러한 만기 매칭형 ETF들 가운데 월지급식으로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들도 있는데 예금 대비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예금 대비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예금은 중간에 해지하면 약정 이자를 얻을 수 없지만, ETF는 페널티 없이 언제라도 매도해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채권형 ETF는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만기 매칭형 ETF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와 함께 원금 손실 없이 그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채권이 부도난다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리츠 ETF를 고려해볼 만하다.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비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언제든 현금화도 쉽다. 또 부동산 관리 부담도 없고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리츠 ETF의 다른 매력으로는 일반적으로 분배금의 원천이 되는 임대 수익이 시중금리보다 높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완만한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헤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대로 부동산 시장이 불황 국면을 맞으면 공실 위험과 자산 가격 하락 위험이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 시 부동산 투자 및 보유에 따른 각종 대출 비용이 늘어 수익이 훼손될 수도 있다.
보다 리스크를 안고 높은 분배금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주식형 ETF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주식형 ETF는 배당 수익과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품에 따라 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옵션프리미엄 수익이 더해지기도 한다. 월배당형 ETF에는 대표주가지수인 다우존스 30이나 S&P500을 추종하는 ETF 혹은 고배당주 ETF가 선호된다.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은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기업이 다수이고 배당의 역사도 오래돼 배당 투자를 위한 선택의 폭이 넓다. 따라서 국내에도 프로셰어 S&P500 배당귀족주 ETF(NOBL), 찰스슈왑 미국배당다우존스 ETF(SCHD), JP모건 배당성장 액티브 ETF(JEPI) 등 미국에서 이미 검증된 배당성장 ETF들을 바탕으로 수익을 높이거나, 월 지급 옵션을 추가해 상장한 상품이 많다.
대표적으로 S&P500 배당귀족주(NOBL)의 경우 지수 내에서 최소 25년 이상 매년 연속으로 배당이 증가한 기업에 투자한다. 배당귀족주 안에는 독점적 지위에 있거나 생활 필수품과 같이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엑슨모빌, 앨버말, 셰브론, 월마트, 펩시, IBM 등의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배당다우존스 ETF(SCHD)도 배당 성장성과 기업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꼽힌다. 이 ETF는 배당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들에 투자하는데 주로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과거 5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고배당 기업들이 대상이다. 지난해 S&P500 배당률이 연 1.5% 수준인 데 비해 이 ETF는 배당수익률이 3.63%를 기록했다. 배당성장률도 5년 평균 약 12.4%에 육박한다. 배당과 성장을 모두 충족하는 ETF의 예로 볼 수 있다. 브로드컴, 펩시, 머크, 시스코 등 100여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배당 수익과 옵션프리미엄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자본 차익과 여러 수익을 동시에 얻는 ETF도 있다. 옵션프리미엄은 비유하자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분을 보전받기 위해 지급하는 보험료로 볼 수 있다. ETF 운용사는 옵션을 팔고 그에 대한 대가로 주기적으로 보험료 성격의 옵션프리미엄을 취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옵션 매도 비율을 높이면 프리미엄 수익이 높아지고 변동성은 낮아지지만, 장기적인 주가 상승 과실을 얻기 어렵다. 반면 옵션 매도 비율을 낮추면 옵션프리미엄인 인컴 수익이 낮아지는 대신 시장 호황기에 높은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배당+∝% 프리미엄’ 형태의 전략을 취하는 ETF도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배당+3% 프리미엄 구조의 ETF가 있다. 이 ETF는 미국 고배당 ETF인 미국배당다우존스 ETF(SCHD)의 3.9% 배당 수익에 콜옵션 매도로 인한 3%의 프리미엄 수익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되기 때문에 연간 7% 수준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주식 상승은 SCHD 상승 정도의 약 80%로 제한된다. 참고로, 주식 편입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주식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포기하는 대신 옵션프리미엄 수익에 집중하는 ETF도 있는데, 미국나스닥 커버드콜 ETF가 대표적이다. 연간 12%의 프리미엄 수익으로 월 1%의 분배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상승에 거의 참여할 수 없고 시장 하락에 따른 자본 손실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가령 KOSPI200에 투자하면서 옵션프리미엄을 추구하는 TIGER 200커버드콜 5% OTM은 연 3~4%의 분배금을 기대할 수 있고, TIGER 200커버드콜ATM ETF는 연간 9~10%의 분배금을 기대할 수 있다. 옵션프리미엄 수익은 비과세되므로 높은 세후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다만 다른 옵션프리미엄을 추구하는 ETF와 마찬가지로 KOSPI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은 제한된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