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출근해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퇴근시간은 없다고 봐야죠. 10시쯤 집에 들어가면 집사람도 시큰둥하고, 아들 딸은 지들 방에서 꿈쩍하지 않아요.
가족과 함께 이곳저곳 여행하며 사는 게 꿈이었는데, 이 모든 걸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요?”
야근에 회식, 업무상 접대에 주말 골프 회동까지, 일의 성공과 행복한 가정생활은 진정 반비례할 수밖에 없는 걸까. 1984년부터 30여 년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경영대인 와튼스쿨에서 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는 스튜어트 프리드먼 교수는 저서 <와튼 스쿨 인생 특강>에서 이 모든 것들이 서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저울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풍성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재즈 4중주’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서로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시너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드먼 교수는 이러한 개념을 일과 가정, 공동체, 자신 등 네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는 ‘토털 리더십’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일의 성공을 위해 가정의 행복과 가치를 뒷전으로 미뤄놓는 기존 방식은 인간의 만족도와 행복감을 저하시킨다”며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개인 삶의 모든 영역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출간된 프리드먼 교수의 신작 <와튼 스쿨 인생 특강;원하는 삶을 살 것>은 전작의 실천편이다. 그는 수십 년간 일과 일 밖의 영역에서 혼란을 겪은 이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좀 더 현실적이고 풍요로운 개념으로 생각하길 권한다. 이를테면, 일과 삶은 서로 경쟁하는 개념이 아니다. 실제 삶은 인생의 네 영역(일·가정·공동체·자신) 사이의 교차점이자 상호작용이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상충 관계의 측면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삶 속에서 그들을 조화롭게 통합시키는 데 목표를 두라. 그리고 일과 삶을 통합시키면서 성공한 6명의 리더들에게 영감을 받도록 하자. 스스로가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더욱 더 성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성공한 인물은 누가,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생각하며 산다
이 책은 명사 6명의 실례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행된다. 베인&컴퍼니의 전 CEO이자 브리지스팬 그룹 공동설립자 톰 티어니,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 셰를 샌드버그, 비영리조직 리더이자 네이비씰 출신 에릭 그라이튼스,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방송인으로 변신한 축구스타 줄리 파우디, 유명 아티스트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그들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리더들이 어떻게 온전하고 창의적으로 행동하는지 생생하게 전달하는 에피소드는 일의 성공이 나머지 삶을 희생해서가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 충실한 결과임을 증명하고 있다.
1, 2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에선 일과 나머지 삶을 통합하고 ‘일석사조’의 승리를 거둔 6명 리더의 에피소드를 집중 조명하며 토털 리더십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2부에선 리더들이 보여준 기술을 통해 스스로가 자기에게 맞는 성공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초판 한정으로 강의 영상을 담은 DVD가 함께 묶여 있다.
여행쟁이 부자(父子)의 동행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는 여행에 굶주린 현대인에게 단비 같은 책이다. 유명 관광지가 아닌, 조용하고 한적한 오지마을 쉰다섯 곳이 수려한 사진과 함께 수록돼 있다. 책의 저자 이원근 씨는 여행사 여행박사의 국내여행 팀장이자 한국의 백두대간을 개척한 ‘승우여행사’ 이종승 대표의 아들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하루라도 떠나지 않으면 몸살이 날 만큼 여행을 사랑하는 ‘쟁이’들의 여행기이자, 부자가 걸어온 삶의 발자취다.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답사했고, 아버지가 개척한 오지를 사람들에게 알리며 가이드했다. 책에 소개된 마을은 여타 여행지보다 좀 더 깊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그곳엔 전혀 생각지 못한 멋과 맛이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원근 작가가 소개하는 여행은 불편한 여행이다. 전국 어느 곳이나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에 차를 두고 한참 동안 걷거나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잠을 자야 하는, 하지만 그가 소개하는 여정에서 마주친 뜻밖의 즐거움은 꼭 한번 경험해봐야 할 추천 코스다. 이런저런 생각 따윈 필요 없다. 주말엔 아무데나 떠나보자.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7호(2015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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