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젊다.”
1820년 탄생한 영국의 대표 블렌딩 위스키 ‘조니워커’는 200여 년에 가까운 세월에도 여전한 젊음을 자랑한다. 최근 2030세대가 보드카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위스키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조니워커만은 트렌드와 상관없이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위스키의 대명사로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조니워커의 역사는 1820년 스코틀랜드 글래스코 남부의 킬마녹 지방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곳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존 워커(John Walker)가 위스키를 섞어 팔기 시작한 것이 유래이다.
창업자인 존 워커는 유산으로 받은 농장을 팔아 식료품가게를 열었다. 위스키는 인근의 증류소를 통해 오크통으로 납품 받았는데, 맛이 제각각이라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존 워커는 오크통 내의 원액을 섞어 맛 좋은 블렌딩 위스키 레시피(조제법)를 개발했고, ‘워커스 킬마녹 위스키’로 이름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존의 식료품가게는 2세인 알렉산더 워커가 이어받으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 특히 위스키 사업은 크게 번창했다. 1860년 블렌디드 위스키의 제조가 허용되면서 최초의 블렌디드 위스키인 조니워커의 ‘워커스 올드 하이랜드’를 내놓은 것. 바로 지금의 조니워커다.
워커스 올드 하이랜드가 지금의 조니워커로 불리는 까닭은 바로 디자인에 있다. 이 위스키는 1870년부터 직사각형 병에 담겨 판매됐다. 지금의 조니워커와 같은 디자인이다. 직사각형을 사용한 이유는 바로 보관과 진열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어 1906년에는 조니워커를 맛에 따라 구분한 ‘라벨’이 등장했다. 최고급인 블루를 시작으로, 플래티넘-골드-그린-블랙-레드로 이어지는 라벨은 각각의 라벨색을 달리 했다. 이 해에는 사명 역시 ‘워커스 킬마녹’에서 ‘조니워커’로 바꿨다. 뿐만 아니라, 조니워커의 트레이드마크로 사용되는 ‘스트라이딩 맨(Striding Man·중절모에 정장을 입고 지팡이를 든 신사)’도 이 무렵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유명한 만화가였던 톰 브라운이 존 워커와의 식사 중에 냅킨에 스트라이딩 맨을 그려주면서 이를 슬로건으로 사용했다. ‘킵 워킹(Keep Walking)’ 역시 같이 사용됐다.
1925년에는 딤플로 잘 알려진 ‘디스틸러스(Distillers Company)’와 합병하며 글로벌 주류 브랜드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영국 최대 규모의 위스키업체로 성장한 조니워커는 1986년 흑맥주로 유명한 ‘기네스(Guiness)’에 인수됐으며, 1997년 베일리스, 스미노프 등을 소유하고 있던 그랜드메트로폴리탄(Grand Metro-Politan)이 기네스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디아지오(Diageo)’가 탄생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조니워커는 창업자였던 존 워커의 천재적인 블렌딩 기술로 탄생했다”며 “사각병 디자인, 기울어진 라벨, 색상을 통한 맛 구분 등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바로 조니워커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