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뮤지컬 문외한이라도 <맘마미아!>란 이름을 귓등으로 듣기란 쉽지 않다. ABBA의 감성적인 노래들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아마추어 그룹의 리드싱어로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중년의 미혼모 도나(Donna)의 러브스토리. 뮤지컬 <맘마미아!>는 뮤지컬 흥행코드로 자리 잡은 ‘여심공략’을 위한 여러 포석을 갖춘 작품이다. 영국 극작가상을 수상한 캐서린 존슨(Catherine Johnson)과 연출을 맡은 필리다 로이드(Phyllida Lloyd), 기획자 주디 크레이머(Judy Craymer) 동갑내기 세 여성들이 뭉쳐 만들어낸 섬세한 전개와 유쾌한 에너지 역시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문제는 익숙함에서 오는 식상함이다. 2004년 국내에 처음소개 된 이후 이제는 부연설명이 무의미할 정도로 대표 인기뮤지컬로 자리 잡아 뮤지컬 팬이라면 한 번씩은 공연장을 찾았다. 익히 알려진 스토리에 같은 음악을 가지고 완성도를 높인다고 해서 관객들을 만족시키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맘마미아!> 국내 최초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관객들의 식상함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무대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한껏 높아진 인기만큼 오리지널 공연에 대한 관심과 영어로 듣는 아바의 노래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했다. 여타 공연과 달리 관객석 상당부분은 중장년 관객들이 들어차 있었던 점 역시 작품에 대한 두터운 팬심을 보여주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공연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소피를 연기한 빅토리아 세라는 영화 속 아만다 사이프리드만큼 싱그러운 매력을 발산했지만 약혼자 스카이역의 바트 에드워드의 연기력과 가창력은 조금 아쉽다. 도나(사라 포이저)역시 메릴 스트립에 비견될 수 없지만 훌륭한 감정표현이 돋보이는 무대를 보여준다.
뮤지컬 <맘마미아!>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2014년 3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