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럭스멘 독자 여러분. 매일경제신문 골프담당 조효성 기자입니다. 지난 2011년 겨울 문턱부터 시작된 ‘나인틴홀’이 벌써 마지막을 맞았습니다.
사실 골프 취재를 하며 주말 골퍼들의 마음을 읽기는 참 쉽지 않습니다. 취재를 하는 영역이 주로 주말 골퍼들이 궁금해 하는 톱 골퍼들의 세계를 다루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인틴홀’은 골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던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고수 감별법’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사실 주말 골퍼 세계는 ‘무림’과 같습니다. 무시무시한 고수일수록 너무나 평범하고 조용하게 숨어있죠. 그러니 ‘골프 고수’를 가려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에 앞서 주말 골퍼라면 라운드를 나가기 전 장타 자랑, 스코어 자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금방 ‘고수’들의 표적이 될 수 있죠. 그리고 상대의 스윙 폼이 이상하다고 무시하지 말고 샷 거리가 짧다고 방심하면 절대 안 됩니다. ‘이상한 폼’이 몸에 완벽하게 적응된 싱글 골퍼이거나 프로골퍼를 능가하는 쇼트게임의 고수일 수 있기 때문이죠. 잘 생각해보면 많은 주말 골퍼 분들이 내기를 하거나 라운드를 하면서 이렇게 상대를 무시하거나 고수를 알아보지 못한 채 ‘치명상’을 입은 경우가 한두 번씩은 있을 겁니다.
그럼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 상대방의 ‘내공’을 알아보는 ‘검색법’을 살펴보죠. 먼저 시작 전 상대방과 악수를 해보세요. 손바닥에 굳은살이 많고 거칠게 느껴진다면 긴장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손아귀 힘마저 세다면 고수 중의 고수입니다. 그리고 오른손과 왼손 손등색을 살펴보세요. 차이가 많이 난다면 엄청난 골프광입니다. 한손만 장갑을 끼는 특성상 햇볕을 받는 손과 받지 않는 손의 색깔 차이가 생기겠죠? 색깔 차이만큼 라운드 경험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상대방을 알아봤으니 이제는 티샷을 하기 전 상대방의 백을 살피셔야 합니다. 2~3분만 먼저 나가 카트로 가서 함께 라운드를 할 사람들의 백을 쳐다보세요. 클럽 구성만 보면 고수를 쉽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웨지가 몇 개인지 확인해 보세요. 웨지가 3개 이상이라면 다양한 웨지 기술을 갖고 있는 쇼트게임의 달인이거나 장타골퍼일 게 분명합니다. 이때 웨지 그루브를 살펴보세요. 그루브가 많이 닳았다면 쇼트게임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또 퍼터나 웨지 아래 부분에 납을 붙였다면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웬만한 주말 골퍼라면 납을 붙여가며 자신에게 딱 맞는 무기를 만들 만큼 정성을 쏟진 않으니까요. 사실 고수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골프채 헤드를 보는 것입니다. 헤드 이곳저곳에 상처가 많고 골프공 자국이 넓게 퍼져있다면 하수라고 판단됩니다.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한 흔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위트스폿 부분에 골프공 자국이 또렷이 나 있다면 범접하기 힘든 내공을 쌓은 골프 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자국이 작으면 작을수록 초절정 고수죠.
마지막으로 롱아이언이 몇 번까지 있는지 살펴보세요. 하수의 경우 롱아이언이 아예 없거나 깨끗한 상태로 ‘구색 맞추기’용으로만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3번 아이언에 골프볼 자국이 제대로 나 있다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클럽 챔피언에 버금가는 초절정 고수이기 때문입니다. 고수들의 감별법이 도움 됐으면 합니다.
주말 골퍼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정보를 드리기 위해 시작했던 ‘나인틴홀’은 이제 마지막입니다. 다음번에 더 좋은 내용을 준비해 인사드리겠습니다. 올 한해 잘 마무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