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드 마크와 윈드 스포일러.
모두 자동차와 관련된 것들이다. 도로 위의 달리는 차에서 볼 수 있는 이것들이 당당하게 갤러리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 출신 아티스트 에론 영의 개인전 展의 주요 오브제가 바로 스키드 마크와 윈드 스포일러들이다.
에론 영은 지난 2010년 ‘번 아웃 회화’로 화랑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함석판에 원색을 칠한 후 모터사이클을 움직여 생기는 타이어의 스키드 마크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단순하고 파괴적인 이미지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개인전에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번 아웃 회화’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고속주행 시 자동차의 평행을 잡아주는 ‘스포일러 조각’도 그의 오브제로 등장했다. 황동과 크롬으로 제작된 스포일러 조각은 모두 4개씩 배치돼 통일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갑고 세련됐다는 상반된 느낌을 심어준다.
그가 이처럼 남성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의 오브제를 사용하는 것은 남성 중심적인 고정관념을 풍자하기 위해서다.
에론 영은 남자들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는 스포츠카, 모터사이클, 그리고 과격한 스포츠를 통해 미국 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남자의 상징이지만,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명인 을 통해 미국만의 폐쇄적인 하위문화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이야기한다.
특히 스포츠카 스포일러 더미를 사용한 미니멀한 조각들을 선보임으로써 미국의 마초문화를 주목하고 있다.
에론 영은 자신의 작업이 “추상미술이면서도 동시에 퍼포먼스”라고 말한다. 강렬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든 재료에서 젊은 세대 특유의 허무주의와 파괴적인 미학을 담았다. 반복되는 단순화를 통해 한 가지 오브제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에론 영의 展은 국제갤러리에 가면 볼 수 있다.
전시 정보·전시명 에론 영의 展
·장 소 2013년 11월 14일(목)~12월 15일(일)
·기 간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 K2관
[서종열 기자 자료제공 국제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