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Ⅳ | 4차 산업혁명 수혜주·유망 펀드 스마트카·통신·로봇 관련주 주목 IT ETF·글로벌 수혜기업 투자도 관심
-
김효혜 기자
-
입력 : 2017.06.05 09:11:13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4차 산업혁명 육성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의 핵심은 IT산업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 핵심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요약된다. 일자리 확대와 스마트 제조업 강국 육성 목표를 위해 정부 주도의 4차 산업혁명 인프라 투자 선행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 4차 산업 경제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관 협력 방식으로 인공지능, 3D 프린터, 로봇공학 등 첨단기술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상최고가 행진 美증시
4차산업 관련주 주도
이미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열풍에 휩싸여 있다. 지난달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차 산업혁명의 상징 기업인 ‘포드’를 추월했다. 지난 9일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은 501억달러(약 56조 9300억원)로 포드의 443억달러(50조3400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애플, 구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사물인터넷(IoT), 로봇, 3D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체들과의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몇 년간의 4차 산업혁명 열풍은 미국 기업에 한정된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각국이 저성장 탈출구로 ‘4차 산업혁명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또는 여러 종목에 한꺼번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3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더 늦지 않게 4차 산업혁명 열풍에 올라타 보자.
▶국내선 반도체·전기전자·전기차
관련주 주목
증권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IT와 산업 간 융합이라는 점에서 방대한 산업과 기업의 수혜를 예상했다. 반도체와 전기전자,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종목들을 앞다퉈 추천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관련주의 경우 미래 성장동력 가치에 높은 밸류에이션 적용이 가능해 관련주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선 NH투자증권은 통신 관련 기업에 주목하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케이엠더블유, 유비쿼스, 대한광통신을 관련 수혜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NAVER, 모두투어, 아이콘트롤스도 주목해 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미래에셋대우도 4차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5G가 꼽힌다며 LG유플러스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다. 최근 실적이 가장 견고할 뿐만 아니라 순가입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NB IoT 투자를 통한 향후 성장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논리다.
신한금융투자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전기차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중화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 삼성SDI, SK머티리얼즈, 테라세미콘을 추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스마트팩토리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팩토리는 제품 설계, 제조, 판매 등 전 과정이 하나의 공장처럼 실시간으로 연동·통합돼 생산성 향상, 에너지 절감, 인간중심 작업 환경 구현 등이 가능한 미래형 공장을 의미한다. 관련주로는 SK, 에스엠코어, LG산전, 포스코 ICT 등을 꼽았다. 이 밖에 통신인프라, 스마트카, 블록체인 등도 유망하게 봤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4차 산업혁명 기술경쟁에서 한국이 강점을 지닌 산업으로 스마트팩토리와 로보틱스를 지목, 중소형 성장주의 키맞추기 상승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망 종목으로는 LS산전, 포스코ICT, 에스엠코어, 쎄트렉아이, 로보스타, 더존비즈온, 씨엠에스에듀, 지엔씨에너지, 퓨전데이타, 대한광통신, 이노인스트루먼트, MDS테크, 엔지스테크널러지 등을 제시했다.
▶고공행진하는 IT ETF
4차 산업혁명 관련 개별주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4차 산업혁명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IT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올 들어 눈에 띄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들의 주가가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대폭 상승한 덕이다.
지난 1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IT 펀드들 가운데선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ETF’는 수익률(12일 기준)이 52.46%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작년 5월 12일 설정된 이 펀드의 설정이후 수익률은 딱 1년이 된 현재 129.17%를 기록했다. 일찌감치 목돈을 묻어뒀다면 그야말로 ‘대박’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 정보기술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17개의 정보·기술 종목만 재분류한 것으로 2011년 4월 1일부터 산출됐다.
펀드의 편입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비중이 27.8%로 가장 높다. SK하이닉스(18.3%)와 네이버(13.3%), 엔씨소프트(5.75%)순으로 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들어 주가(15일 종가 기준)가 27.9%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21% 가량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무려 53%나 급등했다. 이어 ‘미래에셋TIGER200IT ETF’도 연초이후 수익률 24%, ‘미래에셋TIGER소프트웨어 ETF’도 연초이후 수익률 21%로 우수하다.
이외 반도체 관련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반도체ETF’와 ‘삼성코덱스반도체ETF’ 도 연초이후 수익률이 각각 15.81%, 14.18%로 양호한 편이다. 지난 2006년 설정된 이 두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각각 199%, 181%로 10년 간 연평균 10% 이상의 탁월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코덱스반도체ETF’는 SK하이닉스 비중이 27.7%로 가장 높고 원익IPS(6.42%), 동부하이텍(6.11%), 이오테크닉스(5.43%), 서울반도체(5.15%) 등을 담고 있다.
IT펀드는 수수료가 저렴한 ETF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보다 용이한 편이다. IT관련 ETF들의 수수료는 0.4~0.7% 정도로 일반 펀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IT업종 전체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 투자보다 안정성이 높다. 또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필요시 매매가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이 크지만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는 위험도 관리 측면에서 보다 수월해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IT펀드들의 두각은 4차 산업혁명 돌풍에 힘입어 IT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특히 반도체 시장 호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대형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IT업종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IT펀드의 전망도 밝다”고 관측했다. 업황이 꺾이질 않은 데다 주요 IT업체들의 실적도 예상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IT업종이 올해 상장사 실적(영업이익) 개선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이들 네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에 비해 25% 이상, 한 달 전보다는 10% 넘게 상향 조정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IT 종목들이 연초 이래 계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IT 대형주 7개사(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삼성SDI)의 주가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가는 “올해 이익 개선의 주도력, 환율 효과 등을 감안할 때 IT업종을 최선호 업종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4차 산업혁명 수혜 기업
투자 펀드도 ‘주목’
국내가 아닌 해외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성과가 좋아 주목해 볼 만하다. 올 들어 넉 달 만에 14%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계좌로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설정돼 판매 중인 4차 산업혁명 관련 글로벌 펀드는 총 3개로, 이 펀드들의 연초 이후 12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11%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삼성픽테로보틱스’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4.6%로 3개 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높다. 이 펀드는 로보틱스(로봇공학)란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제조회사인 일본의 화낙, 소비자 로봇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등에 투자한다.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와 ‘미래에셋글로벌그로스’ 펀드도 같은 기간 엇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3개가 모두 불과 넉 달 만에 10%가 넘는 수익을 낸 것이다. 최근 1년 수익률에선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가 40.3%로 가장 돋보였다. 이 펀드는 전 세계 IT 유망 업체들에 분산 투자한다. 작년 말 기준 미국의 애플·알파벳·인텔·IBM·퀄컴, 한국의 삼성전자, 독일의 SAP, 중국의 바이두 등 종목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그로스 펀드도 최근 1년간 23%의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전 세계 IT 기업 1만5000여 개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35개 기준으로 분류하고 각 기업 실적이나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신규 자금도 많이 몰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 1137억원이던 3개 펀드 합계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1895억원으로 60% 넘게 급증했다. 다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15.4% 세금을 내야 하고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최대 41.8%의 세금을 내야 한다. 대신 올해 말까지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 펀드에 가입할 경우엔 세금이 면제되는 혜택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동부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모닝스타 기하급수 기술 지수(Morningstar Exponential Technologies Index)’를 활용하는 ‘TIGER글로벌신기술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선 글로벌 IT 기업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 업종별로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보면 소비재 17.7배, IT 16.4배, 헬스케어 15.2배, 금융 12.9배순이다. IT 업종이 실적 대비 높은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해당 업종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오온수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장은 “4차 산업혁명이 장기 투자 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속도 조절이 있을 수 있다”며 “해외 증시에 상장된 4차 산업혁명 관련주들은 해당 국가 증시를 이끌어온 주도주들이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 주력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초과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효혜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1호 (2017년 06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