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익률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 서재춘 채권운용1본부장 | 신용 스프레드 낮아 회사채 투자 매력 없다
입력 : 2013.12.12 13:43:20
수정 : 2014.01.20 18:01:36
“지금 시점에선 회사채 투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국채 대비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너무 작아졌다.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신용 스프레드가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금융위기 전 500bp(5%포인트)였던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지금은 50bp에 불과하다.”
올해 근소한 차이로 전체 운용사 중 채권수익률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재춘 채권운용1본부장은 “신용 리스크에 합당한 금리를 제시하는 채권이어야 투자한다”며 지금 회사채는 그렇질 못하기 때문에 주로 국채와 공채에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 투자에선 금리 방향성과 크레디트 리스크 등 두 가지가 중요하다”는 그는 투자자들에 대해 “채권은 주식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안전하면서 은행 금리에 플러스알파를 받는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당장 금리가 얼마나 변하느냐보다 금리의 방향성을 전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작년 말 나온 국고채 30년물은 수요 과잉으로 아직도 성과가 좋지 않다. 이것이 좋은 예다. 금리 방향성 전망이 틀렸기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만 생각했지 오를 때가 됐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못했다는 것. 올해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컸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안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가정해 리스크를 관리했는데 실제 시장금리가 5월에 단기저점을 형성한 뒤 상승했다는 것이다.
크레디트 리스크는 합당한 금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떠안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신용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줄어든 상태라 AA+이상 채권에만 투자했기 때문에 STX나 동양그룹 리스크에서 자유로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저금리 국면에서 투자자를 위한 수익률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금리가 2%대 후반서 움직이고 있어 투자자 눈높이에 맞추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금리가 언제든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포지션에 과도하게 롱 베팅을 하지 않았다. 국내 금리가 낮은 만큼 가급적 3.5~4% 수익률이 나오는 해외 상품을 많이 팔고 있다. 고객들에게 자산을 분산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얻게 한다.”
금리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듀레이션(채권의 평균 만기)은 가급적 짧게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테이퍼링이 큰 이슈”라는 그는 “9월에 실시한다고 했던 게 옐런(차기 FRB의장 내정자)이 등장해 내년 1분기 이후로 늦춰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 전에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12월이나 1월에 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비한다. 포지션을 가볍게 가면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경기상황이 미국에 비해 좋지 않아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본 그는 아주 완만하고 점진적인 상승을 예상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개인들이 채권펀드에 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란 질문에 서 본부장은 “지금 금리가 낮으나 장기적으로 노령화와 저성장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자를 받는) 인컴형 자산에도 투자해야 한다. 금리가 낮더라도 이자 받는 자산에 일정부분은 투자해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래에셋의 경우 다수의 이코노미스트와 크레디트 애널리스트가 미국 현지법인이나 브라질 중국 등의 글로벌 네트워크과 협업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관점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깊이있게 분석해 사전에 대응하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배경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