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는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선거가 예정돼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42억 명이 유권자다. 세계 인구 10위 이내 국가 중 8개국에서 2024년에 선거가 있다.
선거 달력은 1월 대만 대선을 시작으로, 3월 러시아, 4월 한국·인도 총선을 거쳐 11월 미국 대선까지 빼곡하게 차 있다. 역사적으로 경제는 투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였다. 정치가 경제를 흔들고, 경제가 정치를 판가름 내는 격동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당장 1월에는 대만 총통 선거가 있다. 현재 지지율 1위인 반중(反中) 성향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부총통이 당선되면, 양안(兩岸) 갈등이 첨예화되고 미·중(美中)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그러면 11월 미국 대선까지 영향을 끼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바이든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기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이로 인해 청정 에너지 투자가 축소되면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생산시설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3월 러시아 대선에도 눈길이 쏠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에 대통령을 선출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선거를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4월 국내 총선 이후 결정되는 다수당에 따라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고, 6월에 시작하는 유럽의회 선거도 극우 정당 세력이 부상하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150만 건 이상의 망명 신청을 받은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15~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민자 통제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에 투표하는 바람에 의회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
사실 그 어떤 것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비교될 수 없다.
‘트럼프’를 반대하는 미국인들의 관심은 ‘후보’ 트럼프가 아닌 ‘피고인’ 트럼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방 소송은 2024년 3월 4일 시작하는데 이날은 13개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진행되는 ‘슈퍼 화요일’ 전날이다. 대선 여론조사는 현재 접전이다.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게 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IRA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쳐온 미국의 핵심 친환경 정책의 폐기를 주장한 만큼 IRA의 수혜를 입기 위해 준비해온 국내 산업계의 글로벌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는 새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의 약 42%(44조2000억달러)에 해당한다. 물론 선거의 규모와 영향력은 각 국가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도 이렇게 많은 국가에서, 많은 인구가 투표장으로 향했던 해는 없었다. 2024년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한순간’ 뒤바꿀 수 있는 주요 선거들과 그로 인한 파장을 짚어봤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