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좋지 않지만 완연한 봄에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5월은 특히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 절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이 있는 5월은 여행지를 정하기도 수월하다. 각자의 필요에 따른 목적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고민을 하는 이들은 있기 마련. 5월 어디론가 떠날 목적지가 애매한 이들을 위해 매경럭스멘이 가볼 만한 곳들을 추려봤다.
둘레길로 걷기 명소가 된 제주에서 특별한 트레킹 경험을 하고 싶다면 주목할 만하다. 하례리에서 제공하는 효돈천 트레킹은 제주 둘레길과는 전혀 다른 걷기 경험을 제공한다. 둘레길이 주로 정비된 평지를 걷는다면 효돈천 트레킹은 닦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계곡을 탐험한다.
물이 만든 용암길이란 별명을 가진 효돈천은 총 13㎞로, 한라산에서 발원해 서귀포 바다에 이른다. 트레킹은 전 구간을 걷지는 않는다. 효돈천의 일부 구간인 내창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한다. 대략 700m 정도 된다. 구간이 짧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발을 내딛는 순간 길이 아닌 긴 시간 물에 의해 매끈하게 다듬어진 크고 작은 암석들로 가득한 공간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하례리생태관광마을협의체에 따르면 2시간 안팎 정도 소요된다.
효돈천은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는 천연보호구역으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생물권보전 핵심지역인 ‘효돈천과 하례리’는 환경부가 실시하는 국가생태관광 재지정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례리 내창 트레킹 프로그램은 이곳 주민들이 어릴 적 뛰어놀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여행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크고 작은 바위를 넘으면 여느 액티비티 못지않은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하루 2회만 진행하며, 한 번에 20명 이내로만 참가 인원이 제한된다. 체험비용도 있다.
전국적인 여행 명소로 거듭난 부산의 해운대는 새로운 볼거리, 체험거리가 계속 생겨난다. 그중 해운대 그린레일웨이는 부산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신상 관광 상품이다.
2020년 조성된 그린레일웨이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한 해안선을 따라 걷는 산책로로, 도심에서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길을 걸을 수 있게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푸른 바다를 느끼기 위해 멀리 갈 필요 없이 자연을 가까이서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린레일웨이 구간 중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곳은 미포~송정 구간(4.8㎞)이다. 양 방향으로 이뤄진 산책로를 따라 광안대교, 달맞이, 마린시티 등 대표 관광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책로 구간 내 대표적 관광지로는 2017년 개장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2022년 1월 개장한 바다소리 갤러리가 있다.
걷기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해운대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방영된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2018년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세계적인 자연 유산이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서석대, 입석대, 광석대로 이뤄져 있으며, 해발 약 850m에 자리잡고 있다. 보통 주상절리대는 해안가에 있지만,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특이하게 산 중턱에 형성됐다.
중생대 백악기에 화산 폭발로 이뤄진 주상절리대는 응결응회암으로 구성됐다. 화산 폭발 후 응회암이 천천히 식는 동안 부피가 줄어들며 수축될 때 인장력이 작용하여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일대 응회암은 그 특이성을 인정받아 무등산 응회암으로 명명됐다.
서석대는 무등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의 남서쪽 해발 1050m에 있다. 약 30m의 높이에 너비 1~2m의 돌기둥 200여 개가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입석대는 무등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해발고도 약 950m에 위치한다. 동서로 120m가량 줄지어 선 너비 1~2m의 40개 돌기둥이 주상절리대를 이루고 있다. 입석대 상부에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양을 가진 독특한 형태의 바위인 승천암이 있다.
광석대는 너비가 최대 7m로, 무등산의 주상절리대에서 기둥 두께가 가장 크다. 해발 950m에 있으며, 높이는 약 30~40m다. 주상절리대를 병풍으로 삼은 규봉암이 자리 잡아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규봉암은 여러 고승들의 수행처로도 유명하다.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에 조성된 힐링 숲이다. 방문자센터, 치유센터, 트리하우스, 숲 체험장 등 여러 시설이 있지만 메인은 치유숲길이다. 총 15개의 다양한 숲길이 조성돼 있는데, 치유의 숲 측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산림 치유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숲길은 난이도에 따라 크게 상·중·하로 나뉘는데 각각 3·7·5곳의 길이 있다. 난이도 상에 해당하는 길은 용오름길, 떠듬뜯개길 이야기, 백두송길 등이다. 이 중 용오름길은 첫 번째 코스다. 방문자센터에서 산등성이를 지나면 만날 수 있다. 백두송길은 치유의 숲 코스 중 최장 코스로 철저한 산행 준비를 요한다.
난이도 중·하의 코스는 걷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하늘바람길에서는 삼척 활기 치유의 숲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한 청룡길에서는 피톤치드가 온몸을 휘감는다. 음이온길에서 숲속의 집, 트리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댓재옛길은 숲을 조성하면서 복원된 옛길이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대청호반의 21개의 둘레길 구간을 일컫는 말로 대전의 대표 여행지 및 트레킹 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백리길 중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명상정원이 있는 4구간이다. 명상정원 한터 1주차장에서 데크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권상우, 김희선 주연의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을 계기로 조성된 곳인데, 대청호 오백리길 중에서도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명상정원 내에 전망 데크, 전통 담장 등이 조성돼 있어 대청호의 풍경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대청호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잠시라도 나만의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이곳 여행에서 빼먹지 말아야 할 백미다. 자연이 오롯이 자신에게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슬픈연가> 이후에도 이곳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수도권 근교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명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해발 약 300m의 망봉산과 망무봉이 좌우에 있어 산정호수로 불린다. 지형이 마치 산속의 커다란 우물과 같은 모습이다.
이곳은 원래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해 축조됐지만,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인해 수도권에서는 즐겨 찾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청춘남녀의 데이트 코스로 여전히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정호수에는 약 3.2㎞의 호수 둘레길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한화리조트 등 숙박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평강식물원, 한과박물관 등도 주변 볼거리다.
산정호수를 명성산 등산을 위해서 찾는 이들도 많다.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산정호수 인근에는 한탄강을 비롯해 아트밸리, 허브아일랜드, 국립수목원 등 관광지도 많이 있다.
강화도 역시 수도권 여행지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유명 사찰인 전등사가 있어 특히 5월이 되면 관심이 커지는 곳이다.
강화도 전등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고구려 소수림왕 아도화상이 창건한 진종사가 기원이다. 전등사란 명칭은 고려 충렬왕 8년(1282)에 왕비 정화궁주가 옥등잔을 부처님께 바친 데서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보물로 지정돼 있는 대웅보전은 조선 중기 대표 건축물이다. 대웅보전의 기둥에는 병인양요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프랑스와의 싸움에 나섰던 장병들이 무운을 부처님께 빌기 위해 대웅보전의 기둥과 벽면에 자신들의 이름을 써놓은 흔적이 곳곳에 있다. 대웅보전이 유명해진 것은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나부상 때문이다. 벌거벗은 여인의 모습의 조각상인데, 일각에서는 원숭이로 보기도 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전등사에는 곳곳에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남아 있다. 보물로 지정돼있는 약사전과 11세기 중국 북송 때 만들어진 범종을 비롯해, 유형문화재 순무천총양헌수승전비·지방문화재인 대조루·실록과 왕실세보를 보관했던 장사각지와 선원보각지 등이 있다.
은행 열매를 맺지 않는 500년이 넘는 수령의 은행나무도 전등사의 명물이다. 전등사의 템플스테이는 웰니스 관광코스로도 인기가 있다.
문수인 기자 사진 각 지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