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de] KDB생명, 재보험사 전환 계획 가능할까… 업계에선 자본·인력·경험 부족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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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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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27 10:24:35
수정 : 2020.07.27 10:26:35
최근 금융당국이 재보험 허가요건을 완화하고 새 사업모델로 공동재보험 도입을 추진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DB생명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JC파트너스는 인수를 마친 이후 공동재보험사로 전환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재보험에 대한 관심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재보험이란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것으로 ‘보험사를 위한 보험’으로 불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이전에 판매한 고금리보험의 금리위험을 이전해 요구자본을 줄여 지급여력(RBC)비율을 개선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5차 회의를 열고 재보험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요는 손해보험업의 한 종목으로 분류되던 재보험업을 별도의 업으로 분리하고, 재보험업에 대한 허가요건과 영업행위규제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재보험업을 생명보험재보험, 손해보험재보험, 제3보험재보험 등 3종목으로 나누고, 허가에 필요한 자본금을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인하해 특화 재보험사의 진입 문턱도 낮춘다.
한편 이번 규제완화를 계기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KDB생명이 최근 공동재보험사로 탈바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의 반응이 호의적인 편은 아니다.
국내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KDB생명의 자본확대 규모도 재보험업을 영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경험이 없는 상황에 원보험사들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기존 생명보험업과 재보험의 경우 사업모델이 영역이 전혀 달라져 인력풀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공동재보험의 경우 장기간 리스크를 짊어져야 해 보험료 산정도 쉽지 않아 비용이 높을 경우 보험사들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른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존 재보험사들과의 경쟁도 부담이다. 현재 국내 1위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비롯해 뮌헨리, 스위스리, RGA 등의 외국계 회사들도 공동재보험업에 뛰어들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공동재보험이란 툴(Tool)이 필요해 만들어낸 보험이 새로운 시장을 외국계 보험사에 고스란히 넘겨주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급하게 새로운 재보험사 설립을 허용하더라도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추기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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