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de] 네이버·카카오, 핀테크 혁신은 통행세 거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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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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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27 10:22:15
수정 : 2020.07.27 10:22:59
네이버의 보험 시장 진출 계획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자회사인 NF보험서비스를 통해 올 하반기 중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업계 1위 삼성화재는 불참의사를 밝힌 상태다.
자동차보험은 표준약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회사의 상품 비교가 상대적으로 쉽다. 보험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에서도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일부 업체에선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해 보험사 간 견적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자체 사이트에서 비교견적과 가입까지 모두 처리하는 형태다. 결제방법에서도 네이버페이가 메인 수단으로 자리한다.
문제는 참여수수료다. 네이버는 참여 보험사에 11%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들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상품 가입에 대해서는 평균적으로 18%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준다.
시장에선 네이버 측이 수수료를 재원으로 활용해 네이버페이로 보험료를 결제하는 고객에게 캐시백 형태로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주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자사 사이트를 통한 가입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견적 서비스에 비해 크게 달라질 게 없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거둔다면 결과적으로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입점수수료이자 통행세”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아직 수수료 비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와 논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페이를 통해 보험을 가입할 때 건당 11%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플랫폼 자체가 워낙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앞으로 네이버의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위 테크핀 업체들이 자사의 독점적인 플랫폼을 활용해 수수료 떼기 장사를 하겠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특별고용 형태의 근로자인 보험설계사 직군과 경쟁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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