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SK, LG 순으로 이어지는 4대 그룹 재계 순위는 수년간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SK가 자산 규모면에서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면서 재계 서열 2위로 등극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좌) 최태원 SK그룹 회장(우)
현대차그룹 자산은 2015년 180조원에서 2016년 193조→2017년 218조→2018년 222조원으로 많아졌다. 2019년에는 220조원으로 이전해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2위 자리를 놓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SK그룹이 2015년 152조→2016년 160조→2017년 170조→2018년 189조원으로 증가하더니 2019년에는 217조원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 당시만 해도 재계 2위 현대차와 3위 SK 간 자산 규모는 100대 78.1 수준으로 21.9%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때만 해도 SK가 재계 넘버2 자리를 넘보기란 쉽지 않았다. 이러던 것이 작년에는 100대 98.4로 불과 1.6% 차이로 SK가 현대차 턱 밑까지 바짝 추격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SK의 재계 서열 역전은 시간문제나 다름없다.
이러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가 큰 힘이 됐다. 지난 2015년 당시 SK하이닉스의 자산은 25조원 수준이었는데, 2016년 28조→2017년 31조→2018년 44조원으로 늘더니 2019년에는 61조원으로까지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SK그룹 전체 자산을 늘리는 1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달리 현대차 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7년 이후 70조원 수준에서 맴돌았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SK가 이미 2위 자리에 올랐다. 2018년 SK는 184조원의 매출을 올려 현대차그룹(170조원)을 따돌렸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에서도 SK가 앞섰다. 2018년 영업이익은 SK 29조원, 현대차 5조원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는 지난해 ADT캡스와 AJ렌터카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재계 서열 2, 3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