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de]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조직안정화 특명 1년 임기에는 ‘說往說來’
박지훈 기자
입력 : 2020.02.25 11:10:09
수정 : 2020.02.26 09:12:53
권광석 차기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이례적으로 짧은 1년으로 결정된 데 대해 취임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권 우리은행장 내정자에게 임기를 1년만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국내 은행장의 임기는 통상 2~3년이며 과거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년 임기로 취임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우리은행 측은 임기 1년 동안 권 내정자가 DLF 사태와 라임펀드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서둘러 안정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추가 임기 연장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전례 없는 반쪽짜리 은행장 임기가 알려지자 ‘행장 힘 빼기’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우리금융그룹 전체 자산과 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어서는 만큼 지주 회장보다 힘이 센 은행장의 출현은 손 회장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권 내정자의 취임 전에 우리은행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고 부행장 수를 줄이는 등 행장의 권한을 축소했다는 점도 이러한 이야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손 회장이 최근 DLF 사태로 인해 금감원에 중징계를 받아 들어 연임이 불투명해진 상황에 은행장까지 지주회장과 가까운 인물로 선임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부담을 느낀 사외이사 일부가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행장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향후 지주·은행 간 갈등 소지를 차단, 손 회장과 사외이사가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기관제재 등으로 일부 영업활동에 발목을 잡히는 등 좋지 않은 상황에 1년이란 임기 동안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경영 성과를 내거나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기에 짧은 시간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2014년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갈등을 일으킨 KB 사태를 기억할 것”이라며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금융그룹의 행장 임기를 제한해 지주·은행 간 갈등의 싹을 애초에 잘라버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