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살 때 어김없이 따라붙는 세금이 있다. 바로 ‘취득세’이다. 취득세는 과세표준(대체로 취득가액)에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 계산 방식 자체는 단순하지만, 취득세가 얼마인지는 알기 어렵다. 재산의 종류, 취득 경위, 취득자의 상황 등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주택은 가격이나 면적, 고급주택 여부, 유상취득 여부, 취득자가 법인인지, 취득자의 보유 주택 수 등에 따라 세율이 1%에서 20%까지 달라진다.
주택의 취득세율은 매매와 같은 유상취득이 상대적으로 낮고, 증여와 같은 무상취득이 상대적으로 높다. 예를 들어 무주택자가 서울에서 9억원 이상의 주택을 매수할 때의 취득세율은 3%지만, 그 주택을 증여받는다면 취득세율은 원칙적으로 12%이다.
이러한 취득세율의 차이로 예전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사실상 증여를 하면서도 형식상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증여세와 함께 취득세 부담을 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러한 변칙적 증여를 막기 위해 지방세법은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취득한 것으로 간주하되, 예외적으로 취득자가 자기의 소득·재산으로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입증되면 유상취득으로 보도록 하는 규정(‘특례규정’)을 두었다. 지방세법 제7조 제11항(‘특례규정’)을 두었다. 다만 특례규정 역시 취득자의 재산으로 그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입증되면 유상으로 취득한 것으로 인정한다.
부담부증여란 수증자가 증여를 받으면서 동시에 채무 등을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증여이다. 사례처럼 차남이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증여받는 경우가 전형적 예이다. 원칙적으로 부담부증여의 취득세는 채무 인수액 상당 부분은 유상, 나머지는 무상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차남의 주장처럼 “10억원 부분은 유상취득이고(3%), 나머지 5억원은 무상취득이다(12%)”라는 주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차남이 아버지가 아니라 형으로부터 아파트를 부담부증여 받았다면 위 주장이 맞다.
문제는 앞서 본 특례규정이다. 아버지로부터 부담부증여를 받았다면 채무 인수 부분을 유상취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산으로 그 대가를 지급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유사 사안에서 직계존비속 사이 부담부증여의 채무 인수 부분을 유상으로 보려면 원칙적으로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수증자가 그 채무를 변제할 충분한 소득·재산(변제자력)을 갖추었는지가 중요하고, 이때 증여받는 해당 부동산 자체의 가치는 원칙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두67238 판결).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차남이 증여받을 당시 별다른 소득이나 재산이 없었기 때문에 특례규정의 예외를 인정받기 어렵다. 즉 취득세로 1억8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있다. 적어도 주택 임대차보증금채무는 해당 부동산에 의해 담보되기 때문에 해당 부동산의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위 사례에서 철수가 부자인 장남에게 증여했다면 장남은 결과적으로 차남보다 취득세를 적게 부담하게 되는데, 특례규정이 이러한 차별을 의도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저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입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