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세단은 완성차 브랜드의 기술 집약체이자 미래다. 가장 크고 비싼 차에 브랜드의 온갖 기술이 장착되는 건 당연한 일. 여기에 이러한 첨단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니 미래까지 엿보게 되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A8’과 롱휠베이스 모델인 ‘A8 L’은 아우디의 현재이자 미래다.
아우디 측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아우디 럭셔리 클래스의 미래(The Future of The Luxury Class)’. 말만으로도 혹하게 되는, 아니 한눈에도 플래그십인 걸 알 수 있는 ‘더 뉴 아우디 A8 L60 TFSI 콰트로’에 올라 서울에서 평택까지 80여㎞를 시승했다. 시승 구간 중 40여㎞는 운전석에, 또 남은 40여㎞는 회장님 자리라는 2열 오른쪽 좌석에 앉았다. 과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이런 게 아닐까.
분명 이 차는 크고 넓다. 그런데 의외로 안팎에서 보이는 부피감이 다르다. 짜임새 있는 외모 덕분인지 밖에선 그리 커 보이지 않았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꽤 넓었다. 흔히 ‘디자인의 아우디’란 말이 실감 난 순간이다. 사족이 길었다. 아니 좀 더 부연하자면 아우디는 여타 플래그십의 웅장하고 육중한 느낌 대신 스포티함을 추구했다.
전면부 공기 흡입구의 크롬 서라운드와 도어핸들의 크롬 인서트, 후면부 범퍼의 크롬 스트립까지 크롬 익스테리어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살짝 날카로운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덕분에 꽤 젊다. 중후한 멋보다 발랄한 영리치가 떠오른다.
4인승 세단인 A8 L60 TFSI 콰트로는 전장과 휠베이스, 전고가 각각 530㎜, 3128㎜, 1520㎜나 된다. 그만큼 실내공간은 레그룸뿐 아니라 헤드룸까지 꽤 여유롭다. 뒷좌석에 앉으면 가죽 센터콘솔이 눈에 들어오는데, 웬만한 기능은 손가락 한 번 까딱이면 조절할 수 있다. 비행기 일등석처럼 누운 자세도 가능하다. 릴랙세이션 시트를 포함해 요추지지대, 무선충전이 가능한 아우디 폰박스, 2개의 폴딩 테이블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비즈니스 공간이다.
4.0ℓ V8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시승차는 최고출력이 460마력이나 된다. 최고속도는 210㎞/h, 제로백은 4.6초에 불과하다. 이 큰 세단이 얼마나 민첩한지 고속도로에서 100㎞/h 이상으로 속도를 높였더니 차고 나가는 힘이 꽤 세다. 고속으로 올라갈 때 느껴지는 변속의 기운도 이게 맞나 싶을 만큼 부드럽다.
차가 뜸한 구간에서 고속으로 차선을 변경해보니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이 묵직하다. 최적의 각도로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 기능이 적용됐다는데, 꽤 유용한 시스템이다. 그럼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곳에선 어떨까. 산업단지의 거친 노면에 들어서니 ‘액티브 서스펜션’이 빛을 발했다. 전면부 카메라로 도로 상황을 미리 식별하고 전자 섀시 플랫폼을 통해 능동적으로 서스펜션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가격은 4인승 모델이 1억9052만8000원, 5인승 모델이 1억8071만1000원이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