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옛 한국전력 부지 개발 인허가를 두고 부지 소유자인 현대자동차그룹과 인허가 주체인 서울시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105층짜리 초고층 건물 1개동과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4개동 등 총 5개 동으로 구성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한전 부지에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자재 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지난 2월 55층 2개동과 저층 건물 4개동 등으로 개발하는 변경된 설계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변경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내년 하반기 중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GBC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4조6000억원 투자, 9200명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변경안 고수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 서울시는 현대차가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발끈하는 분위기.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계획변경사전협상 운영에 관한 조례 18조에는 건축계획이 바뀌면 사전협상을 다시 하게 돼 있다”면서 “초고층으로 지어진다는 전제하에 공공기여금도 깎아줬는데 현대차가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저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일단 업계에선 건축계획이 취소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계안이 바뀌면 협상을 다시 하는 게 맞다”면서도 “현대차 입장에선 기여금을 포함한 비용을 줄이려고 여러 가지 방안을 찾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5호 (2024년 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