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하반기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자들은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공식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업계 1위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대신 “인위적 감산은 아니나 자연적 감산으로 재고를 효율화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설 점검, 설비 재배치를 비롯한 생산라인 최적화 활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최근 흐름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실제 올 들어 반도체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배경은 일단 기존에 내놓은 발언 때문이다. 여기에 사실상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삼성전자의 입지도 관련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주가를 보면 공식적으로 감산에 나서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반도체 사이클이 다시 올라갈 때를 생각하면 사정이 달라진다”면서 “내년부터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다고 하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턱대고 감산에 나서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당장의 재고관리와 실적과 내년 이후 장기적 점유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9호 (2023년 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