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시계회사 로만손이 종합 패션회사인 제이에스티나로 거듭났다. 제이에스티나 측에 따르면 로만손은 지난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6월부터 제이에스티나라는 자사 대표 브랜드와 동일한 사명을 갖게 됐다. 로만손은 1988년 토종 시계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전 세계적인 시계 산업 부진과 공장이 있던 개성공단 폐쇄 등 악재가 겹쳐 시계 비중을 전체 매출의 10% 수준으로 낮춰 왔다. 대신 제이에스티나 브랜드를 단 주얼리와 핸드백, 화장품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주력 사업이던 시계를 앞지른 지 이미 오래다.
특히 <주군의 태양>과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를 통해 한류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중화권에서 대표적 한류브랜드로 떠올랐다. 제이에스티나는 이번 사명변경을 계기로 한국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는 주얼리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 최고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여 펼쳤던 스타 마케팅과 함께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등 한류 마케팅의 성공적인 신화가 <태양의 후예>에서 최고조를 이루어 내며, 국내뿐 아니라 중화권에서도 인기를 끄는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2003년 론칭한 제이에스티나는 주얼리를 시작으로 2011년도 제이에스티나 핸드백, 2014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까지 그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홍콩 i.t 샤틴 제이에스티나
▶브릿지 주얼리 시장 개척
제이에스티나의 성공신화 스토리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실존했던 이탈리아 프린세스 조반나 에스티나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론칭 당시 마켓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브릿지 주얼리(Bridge Jewelry)라는 새로운 조닝을 탄생시켰다. 당시 예물 중심의 파인 주얼리와 저가의 코스튬 주얼리만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상황에서 디자인을 강화한 골드와 실버를 메인으로 사용하며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제이에스티나의 탄생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제이에스티나의 성공과 함께 다양한 유사 콘셉트의 브랜드들이 생겨났고, 지금은 하나의 큰 그룹으로 마켓이 형성되었다. 국내 주얼리 분야 최고의 마켓 쉐어와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이다.
제이에스티나의 티아라는 브랜드의 심볼이자 희망과 행운을 상징하며, 여성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꿈과 희망을 심어준 바 있다. 이러한 배경은 전(前)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김연아 선수를 후원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제이에스티나는 2008년부터 김연아 선수 후원을 시작하면서 매 시즌 선수의 경기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티아라를 선보였고, 선수의 우승 순간마다 함께한 티아라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승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림픽 첫 금메달 획득 당시 온 국민의 기쁨이 함께 하는 순간 귀에서 반짝이던 티아라는 꿈과 소망을 이루는 행운의 주얼리로 그 의미를 확고히 각인시켰으며, 이후 행운을 기원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성의 꿈을 응원하며 아름다운 순간과 함께하고자 했던 브랜드 전략이 김연아 선수와 만나 최상의 효과를 이루어 낸 성과라 할 수 있겠다.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사장의 김연아 선수 후원 결정은 업계에서도 유명한 스토리로 알려졌으며, 이후 남보다 앞선 한류 스타 마케팅으로 비즈니스를 다시금 성공반열에 올려놓았다.
매 시즌 제이에스티나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전략을 기반으로 패션 트렌드에 맞춰 가장 이슈가 될 만한 스타 또는 톱모델을 제이에스티나의 뮤즈로 선정해 왔다. 2010년에는 미국 언론 재벌인 허스트 가문의 상속녀 리디아허스트를 선정하여 제이에스티나 핸드백을 성공적으로 론칭하였으며, 2011년부터 2012년 초에는 당시 한국과 아시아·세계를 뒤흔든 리얼 프린세스 소녀시대와 함께 뛰어난 광고 비주얼과 임팩트로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또한 2012년 5월에는 <해를 품은 달>로 시대적 아이콘이 된 김수현과 그가 이상형으로 밝힌 카야 스코델라리오와 함께 러브 스토리 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3년에는 할리우드 스타 자매인 다코타 패닝과 엘르 패닝을 동시 캐스팅하여 한국 방문 및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큰 이슈를 터뜨렸다. 이는 단순히 할리우드 스타를 발탁한 게 아닌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위한 김기석 사장의 과감한 행보였다. 2014년에는 이미 중화권에서 톱스타로 자리 잡은 송혜교와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 지드래곤을 발탁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상승시켰다. 또한 2014년에는 하이 테이스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를 론칭하며, 패셔너블 스타인 공효진을 필두로 활발한 론칭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스포츠 마케팅, 톱모델 마케팅에 이어 제이에스티나의 전략적인 한류 드라마 마케팅은 업계 내에서도 유명하다. 그 첫 번째 시작은 2013년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제작 지원이다. 자동차, 전자 등이 주를 이루던 상황에서 적극적인 제작지원을 통하여 브랜드 마케팅을 시도하고 대대적으로 제품을 알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에게까지도 알려지게 되었다. 주얼리 업계에서는 최초였다. 당시 출시한 목걸이가 트렌디한 디자인과 드라마에서의 의미, 합리적인 가격으로 외국 관광객들에게까지도 입소문이 나 해외에서도 문의와 주문으로 소위 대박을 치며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김 사장의 한류 스타 및 드라마 마케팅은 적중했고 그 결과 태양의 후예에서 가장 큰 효과를 거뒀다. 이번 <태양의 후예> 제작지원을 통하여 <주군의 태양>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매출 실적과 영향력으로 제이에스티나의 드라마 마케팅이 또 한 번 그 기록을 갱신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태양의 후예> 제작지원의 계기는 2015년 하반기, 적극적인 중국 시장 공략이라는 사업 방향과 함께 국내 주얼리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1위 및 시장 점유 확대 등을 이유로 사전 제작과 최초 한·중 동시 방영에 포커스를 맞춰 전략적인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결정했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사전 제작이라는 리스크가 있었지만, 배우들·감독·작가와 탄탄한 스토리를 신뢰하고 과감히 투자한 것. 그 결과 드라마 방영 전 티저 예고편에 등장한 귀걸이는 사전예약 판매로 공식 출시 전 이미 여러 차례 완판을 기록했고,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여주인공 귀걸이로 국내뿐 아니라 중화권에도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인기몰이에 가속도가 붙었다. 드라마 방영과 함께 회차가 더해질수록 주문이 폭주하는 등 브랜드를 위한 전략적인 드라마 마케팅이 실제 매출로도 활발하게 이어져 그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북경신광천지 제이에스티나 매장
▶중국·동남아 면세점 진출
김기석 사장은 “제이에스티나가 <태양의 후예> 제작지원을 통해 효과를 본 것은 단순히 드라마의 인기와 시청률, 운 때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시장을 보는 냉철한 시각과 한류 스타를 활용한 한류 마케팅, 고급스러운 브랜드 모델 전략과 트렌디한 제품 전략은 철저한 계산과 노력, 열정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제작지원을 하며 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한 스토리를 담은 주얼리를 전략적으로 출시한 것도 한 수였다. 출시한 주얼리는 헬리오(Helio)라 명명하고, 드라마 촬영지인 그리스에서 재난 현장에서의 사랑, 서로를 지켜주는 힘의 특별함을 주얼리에 담아 태양의 장엄한 존재감, 그리고 총명한 빛을 디자인으로 우아하게 승화시킨 것. 인기 있는 드라마에 스토리를 담은 트렌디한 디자인의 주얼리가 더해져 너도 나도 가지고 싶은 주얼리가 탄생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앞으로도 한류 마케팅의 기회가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투자할 예정이며, 한류 콘텐츠의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그 파급력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패션 그룹 제이에스티나의 첫 번째 목표는 중화권 시장의 활발한 진출이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던 국내 면세점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였다. 이는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고객에게 제이에스티나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추진된 전략이며, 국내 면세점 유통망 안착 및 확장을 기반으로 중국의 관문인 북경 수도공항 면세점, 상해 푸동국제공항 터미널 1·2 면세점 매장과 일본 간사이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면세점, 중국 해남도 해구공항, 마카오공항 면세점 등 주요 지역의 면세점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면세점 입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015년 2월 상해 뉴월드다이마루백화점 명품관에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오픈한 데 이어, 올해 1월 중국 무석상업따샤 백화점 입점 이후 북경에 2개 매장(신광천지·시단따웨성)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비즈니스는 T-MALL을 비롯한 ‘163.com’, ‘mei.com’ 등에 입점하여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홍콩 ‘I.T그룹’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편집숍인 ‘i.t 샤틴점’에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제이에스티나 주얼리와 핸드백, 제이에스티나 레드 주얼리를 입점시켰다. 홍콩은 매년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찾는 쇼핑의 명소이며, 홍콩에서 성공한 제품들은 중국 본토로의 파급효과가 커 중국 진출에 힘을 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이번 ‘i.t 샤틴점’ 진출을 시작으로 추가로 3개 매장 오픈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제이에스티나는 주얼리, 핸드백의 성공을 기반으로 글로벌 토털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화장품을 선택했다. 일차적으로는 ‘뷰티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숍’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나설 계획이며, ‘뷰티 라이프스타일 숍’은 주얼리, 핸드백, 화장품, 향수 등 모든 ‘아름다움’과 관련된 토털숍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제이에스티나 모델 김연아
▶화장품 진출로 사업 확장 나서
화장품의 경우 현재는 색조 중심이지만 향후 보디와 스킨케어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모던하고 세련된 감성을 공유하는 데일리 스타일 뷰티 브랜드로 앞장설 계획이다.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를 즐기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유니크한 여성들을 위해 단순한 메이크업을 넘어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 뷰티 브랜드로서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패션과 뷰티 브랜드만의 차별적인 매력 강화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서 K뷰티와 패션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이다.
제이에스티나의 향후 중장기 목표는 제이에스티나만의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여 화장품, 라이프스타일로의 상품 확장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김기석 사장은 “‘패션과 문화를 융합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 제이에스티나의 새로운 비전”이라며 “일상 속에 녹아들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그 제품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판매한다는 것이 ‘제이에스티나’의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