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곳곳에서 안전과 편의를 돕는 첨단 미래소재 기업이 되겠다.”
국내 대표 화학기업 효성(회장 조석래)이 소재산업 분야의 리딩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개발한 신소재 ‘폴리케톤’의 조기 양산화에 나서는 한편, 2013년 개발에 성공한 탄소섬유를 비롯해 글로벌 No.1 소재제품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어서다.
재계에서는 세심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여 왔던 효성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선 만큼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전략본부장(사장)이 직접 소재부문을 각별하게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효성의 행보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세계일류소재(WPM) 개발사업사무국과 함께 폴리케톤 조기 상용화에 나섰다. 폴리케톤은 효성이 2013년 11월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다. 또 2013년 개발한 탄소섬유의 공급량을 확대하는 한편, 이미 세계시장에서 1위에 올라 있는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도 고객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제품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재 분야에 대한 효성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 소재사업부
플라스틱의 새로운 대체제 ‘폴리케톤’
효성은 2013년 11월 세계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한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인 ‘폴리케톤’ 개발에도 성공했다. 지난 10여 년간 폴리케톤 개발에만 약 500억원 이상의 연구비용을 투자한 효성은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WPM)사업 국책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폴리케톤은 올레핀과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로 만들어진다.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으로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다. 특히 기체 차단성도 현존하는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에틸렌비닐알코올(EVOH)과 동등한 수준이다.
폴리케톤은 크게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용도와 초고강도 슈퍼섬유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으며, 초고강도, 초고탄성률의 특성을 살린 슈퍼섬유로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활용이 가능한 ‘꿈의 소재’인 셈이다.
이뿐 아니다. 폴리케톤은 친환경 소재이기도 하다. 자동차 배기가스, 담배연기 등에서 배출되는 인체 유해가스인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만들기 때문이다. 대기 중 유해가스를 줄이면서 고기능성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형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효성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만큼 폴리케톤의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울산에 연산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 종합 생산 설비를 구축해 폴리케톤 소재를 양산 중이며, 현재 연산 5만톤 이상의 폴리케톤 공장 건립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폴리케톤이 적용될 수 있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규모를 2012년 851만톤(60조원) 규모에서 2015년 977만톤(66조원) 규모로 연간 5%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효성은 이 중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효성은 지난해 폴리케톤 가공 기술, 연료튜브용 컴파운드, 자동차 커넥터용 폴리케톤 소재 등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에도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용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효성의 섬유엑스포 부스 2.효성공장 내 창업보육센터 개소식에 박근혜 대통령과 조현상 효성 전략본부장이 참석했다
3.효성이 국내 최초 개발한 탄소섬유 ‘탠섬’ 4.효성의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인 크레오라로 제작된 의류들
국내 최초 탄소섬유 개발 및 양산
효성이 2011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탄소섬유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효성은 철보다 10배 강한 강도를 가진 탄소섬유를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다. 등산용 스틱, 골프채 등 레저용 제품은 물론 연료용 CNG 압력용기, 루프, 프레임 등 자동차용 구조재, 우주항공용 소재 등 철이 쓰이는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용도가 광범위하다.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2012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효성과 태광산업 등이 연이어 진출하면서 상용화 설비를 가동하는 등 자체 수급에 나서 이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간 12%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시장규모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탄소섬유의 세계시장 규모가 약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주목할 부분은 효성이 단순히 탄소섬유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용기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원천기술 확보 후에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탄소섬유 성형재료(Prepreg), 압력용기용 탄소섬유 등을 개발하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에 앞서 2008년에는 자체기술로 고강도 섬유인 아라미드 원사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효성의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인 ‘알켁스(ALKEX)’는 강철보다 강도가 5배 높다. 또 섭씨 500도에도 연소되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과 화학 약품에 강한 내약품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가볍고 착용감이 뛰어나며, 탄성률과 내성률이 우수해 방탄재킷, 방탄 헬멧, 골프채, 테니스 라켓, 광케이블, 자동차 브레이크 패널 등에 활용되는 고강도 고부가가치 섬유다.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시장 지배력 강화
이 밖에도 효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다양한 소재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원단 등이 그것이다. 효성은 이들 글로벌 No.1 소재 제품들을 통해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신축성 섬유 소재인 ‘스판덱스’는 차별화된 다양한 기능성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장 파악 및 고객의 니즈에 귀 기울여 철저한 시장 조사와 수요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브라질 등의 미주 지역, 터키 등 유럽 지역 에서 핵심 생산기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베트남 공장에 1만톤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완료한 후 본격적인 양산 및 판매에 나섰으며, 올 1분기 내에 중국 광동에도 1만톤의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완료해 중국 내수시장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타이어의 내구성과 안전성, 주행성 등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보강재로 세계 시장 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부문은 글로벌 톱 메이커와 맺은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고품질 및 고부가 수익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 각 시장의 수요전망에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 개편한 기술중심의 영업조직을 활용하고,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앞서가는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에어백용 원단, 시트벨트용 원사, 자동차용 카펫(카 매트) 등 자동차용 부품 소재를 비롯한 산업용 소재 개발과 판매에도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소재 강자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