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투자하면 영화고 드라마고 대박이 난다고 한다. 나름대로 잘해온 것 같다. 어쨌든 우리가 투자하면 잘된다는 소문이 나서 사업에 도움이 된다.”
김영규 IBK기업은행 기업고객본부 부행장은 투자했던 영화 <명량>이 대박이 나서 상당한 배당을 기대한다며 밝은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김 부행장은 얼마나 투자했냐는 질문에 “리스크를 분산하려고 여러 분야에 고르게 투자하고 있다”는 말로 투자금액이 많았던 것은 아니라고 에둘러 밝혔다. 어찌됐든 기업은행은 은행권에선 독보적으로 문화콘텐츠산업에 투자하는 은행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은행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040건에 5417억원을 문화콘텐츠산업에 투자하거나 대출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이 부문 투자수익률은 6.7%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부행장은 “아직은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3%대 금리로도 대출을 풀지 못하고 있는 은행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창조금융의 두 가지 핵심 부문으로 문화콘텐츠산업 지원과 기술금융을 정했다”는 그는 특히 “양적 측면보다 질적 측면을 중시해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지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수요자가 금리까지도 만족해하면서 기업은행 덕을 봤다고 고마워해야 우리도 지원한 보람을 느낄 게 아니냐”면서 기업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이를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 협력사업’을 확대한 자금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 협력사업은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만을 다루는데 사실 국내엔 330만 중소기업이 있다. 이중엔 대기업과 거래하는 곳도 있지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협회, 단체 등과 거래하는 곳도 있다. 이들에게 저리지원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공기업이나 협회, 단체, 학교 등의 여유자금을 받아 창조금융을 보다 낮은 금리로 지원하려고 하고 있다.”
그는 특히 담보여력이 부족한 창업기업이나 기술기업에 대해 무담보, 무보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자금 지원을 1~2년 하고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감으로써 사업 의지가 꺾이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선주 행장께서 내건 네 가지 경영철학 가운데 하나가 시장선도다. 우리 은행의 핵심가치에 중소기업 금융을 선도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것이다. IBK는 중소기업 지원 1등 은행으로서 전체 시중은행의 창조금융을 이런 방향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다.”
한마디로 “보신주의니 담보금융이니 하는 문제들은 IBK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부행장은 담보력이 낮은 기술기업이나 문화콘텐츠산업 관련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기업을 보다 밀접하게 접촉하는 거점지점도 정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은 대부분 아직 영세하다.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을 하더라도 손실위험 때문에 무한정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650개 지점 가운데 문화콘텐츠 관련 업체들이 많은 지역의 56개 지점을 거점으로 선정해 그 지점들을 통해 집중 발굴한 회사들을 지원한다.”
특히 기술금융과 관련해선 기술력을 평가해 담보 없이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역시 관련 기업들이 많은 “규모가 큰 산업단지 20곳의 거점지점을 선정, 해당 지점에서 추천한 기업을 평가팀에서 평가한 뒤 담보나 보증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