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5억원의 보증금에 월세만 500만원?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럭셔리 임대아파트 ‘한남더힐’의 얘기다. 임대 당시부터 부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한남더힐은 전용 177~244㎡ 기준 임대보증금이 최소 14억5900만~25억2070만원, 한 달 월세만 240만~500만원에 달해 화제가 됐던 고급단지다. 옛 단국대 터에 자리한 한남더힐은 풍수학적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자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뒤로는 남산이 자리해 명당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서울의 중심지인 광화문과 연결되는 남산 1호 터널과 강남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한남대교, 그리고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로의 접근성도 좋아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월세 500만원대의 초호화 럭셔리 단지
한남더힐은 지난 2009년 옛 단국대 터에 국내 최초의 민간주도형 임대아파트로 개발됐다. 당시 ▲87㎡ 133가구 ▲215㎡ 36가구 ▲246㎡ 131가구 ▲281~284㎡ 204가구 ▲268~303㎡ 60가구 ▲330~332㎡ 36가구 등 총 32개동 600가구가 분양됐다.
초호화 럭셔리 임대아파트인 만큼 시설 역시 그야말로 화려하다. 내부에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비용역 직원들이 단지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CCTV 역시 거미줄처럼 단지 내부를 비추고 있다.
또 동별로 주차장이 따로 조성된 것은 물론, 예술조형물을 활용한 테마공원 역시 30개의 동마다 따로 조성돼 있다. 여기에 경사지에 건축해 단지별로 고저가 다르지만 남산 줄기인 매봉산공원이 이어지는 산책로는 물론 한강조망이 가능한 곳도 있다.
건물은 최고급 대리석으로 건립됐으며 단지 내 수영장·휘트니스센터·골프연습장·스파 시설 등 입주민만을 위한 편의시설이 따로 갖춰져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 살려면 막대한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분양 당시 이곳의 임대료는 215㎡형이 보증금 15억2810만원에 월 260만원이었으며, 284㎡형은 보증금 20억3280만원에 월 346만원을 내야 했다. 어지간한 회사원 한 달 임금 수준의 월세를 감당해야 살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이처럼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야 하는 한남더힐에는 대체 누가 살고 있을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남더힐의 주요 입주민들은 재계 오너 일가를 비롯해 의사 및 법조인, 그리고 연예인들이 살고 있다. 실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결혼해 이곳에 신혼살림을 차렸으며,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박인원 두산중공업 상무, 박용현 두산그룹 전 회장도 한남더힐의 입주민이다. 또 배우 안성기 씨와 가수 이승철 씨 역시 이곳에 살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단 초호화 럭셔리 임대아파트인 만큼 내부 시설이 좋고 보안수준이 최고인데다 강남과 도심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높은 보증금과 월세에도 고소득자들의 문의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분양 전환 시 최고 분양가 기록할 수도
한국판 비벌리힐즈로 불리는 한남더힐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대아파트였던 이곳이 8월 1일부터 일부 분양되기 때문이다. 특히 2차 분양은 입주 5년이 되는 2016년에서야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1차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일단 한남더힐의 분양가격은 계약조건에 따라 입주자 대표들이 정한 가격과 시행사인 한스자람이 제시한 가격의 산술평균으로 책정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각각 감정평가업체 한 곳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곳의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09년 임대 당시부터 ‘한국판 비벌리힐즈’라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개념의 부촌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시행사가 임대를 택했던 만큼 분양 전환 과정에서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란 분석도 지배적이다.
실제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2009년 분양 당시 한남더힐의 가치를 3.3㎡당 3000만원 이상으로 계산했다. 한남더힐의 건너편에 자리한 UN빌리지 역시 고급 주택시세가 3.3㎡당 2500만~3000만원 선이란 점을 감안하면 최소 3500만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3.3㎡당 4300만원으로 국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던 성수동 갤러리아포레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남더힐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앞으로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건립계획이 맞물린 한남뉴타운 계획이 진행되면 가치는 더욱 더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북 부촌의 중심지에 자리한 한남더힐.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곳의 분양 전환 시기는 오는 10월 이후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