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점유율 1위 업체 ‘업비트’가 신사옥 설립을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땅과 빌딩을 매입했다. 업비트가 사들인 부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 GBC 부지 옆 약 750평(2430㎡)의 토지와 토지 앞뒤 2개 빌딩이다. 매입가격은 3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두나무 측은 “사옥 이전을 포함해서 장기적으로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3.3㎡에 4억원을 호가하는 ‘노른자’ 땅으로 업비트는 새로운 사옥을 세울 예정이다.
부지 왼쪽엔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GBC(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있고 오른쪽엔 호텔 신라스테이가 위치한다. 길 건너편으로는 스타필드 코엑스몰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몰 등이 있다. 다만 이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구청의 매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 업비트 대표
업비트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매출 및 영업이익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실탄 확보를 배경으로 인력 충원 등 사세확장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만 1조8000억원이다. 한 달 치 영업이익으로 신사옥 부지 매입대금을 치른 셈이다. 최근까지도 업비트에서는 매일 5조~10조원 규모의 거래대금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업비트는 사실상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인력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업비트는 올해 연말까지 개발·비개발 경력직 등 총 6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금융가에선 최근 업비트가 사들인 삼성동 건물에 입주해 있는 산업은행 강남지점에 사무실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화제다. 건물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입주해 있는 모든 점포를 내보내고 있다는 것. 산업은행의 한 간부는 “산업은행 강남지점은 현재 자리에서 오래 영업을 해왔다”면서 “가짜 화폐(업비트)가 진짜 화폐(산업은행)를 몰아내는 상황으로 비유되고 있는데, 금융권의 판도 변화를 보여준다”고 허탈해 했다.